피아니스트 김선민 씨가 정식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쇼팽 에튀드 작품번호 10과 25 전곡을 앨범에 담았다. 지난 2015년 12월 금호아트홀에서 동일한 레퍼토리로 리사이틀을 한 바 있어, 그녀에게 이번 레퍼토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겠다. 전반적으로 작품번호 10과 25를 구성하는 24개의 곡이 마치 한 곡인 양 유기적으로 전개된다. 작품번호 25의 6번이나 25의 11번 등 고도의 기량을 요구하는 곡의 경우에도 기계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치겠다는 욕심을 걷어 내고 곡이 가진 뉘앙스를 충실하게 전달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권요안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이번 앨범은 재킷 제목대로 전곡이 쇼팽의 피아노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음반 콘셉트도 특이한데, 최근의 연주 경향과는 결이 다르다고나 할까, 쇼팽이 작곡 당시에 중요하게 생각했던 감성과 소규모 연주회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섬세한 뉘앙스의 표현 등에 중점을 두었다고 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녹음 장소를 신중하게 정하고, 피아노도 그 구조적 특징으로 인해 다른 현대 피아노보다 울림이 풍부한 뵈젠도르퍼(Bosendorfer Concert Grand 290 Imperial)를 선택했다. 쇼팽이

학구적이고 도전적인 연주를 선보여 온 첼리스트 이정란이 오랜 기다림 끝에 자신의 정식 데뷔 음반을 발표했다. 7년간의 유학 기간 동안 몸소 체험한 프랑스 음악의 다채로움을 앨범에 담아 보고 싶었다는 그녀는 이번 음반을 4명의 근·현대 프랑스 작곡가의 음악으로 채웠다. 생상스의 첼로 소나타에서 격정과 아기자기함을 풍부한 감성으로 노래했는데, 마치 초기 유학 시절 그녀를 감싸고 흔들었던 감정을 표현한 것 같았다. 오페라 중 ‘그대 목소리에 내 마음 열리고’는 첼로 특유의 음색에 선율미 넘치는 연주가 더해져 듣는 이의

얼마 전 타계한 함중아가 이끌던 그룹 양키스의 LP가 재발매되었다. 이 음반은 양키스의 최대의 히트곡이 들어 있는 40년 전의 음반으로, A면에 함중아의 곡들이 채워져 있고, B면에는 리메이크곡이 들어 있다. 40년이 지난 지금 이 음반이 리메이크된 것은 함중아의 노래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곡들의 원곡이 담겨 있다는 점 때문이다. 우선 수많은 가수들이 리메이크하는 ‘풍문으로 들었오’의 오리지널 버전이 있고, 함중아 최대의 히트곡인 ‘나에게도 사랑이’가 특유의 흥얼거리는 목소리로 들어 있다. 게다가 인순이의 보컬도 들어 있으니, 지금

오정선은 많은 노래를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금 어느 홍대 앞의 클럽에 서서 노래 부른다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매우 실험적인 노래들이다. 첫 곡 ‘님을 위한 노래’가 염세적이라는 이유로 당시 금지곡이 되었는데, 그런 몽환적인 분위기의 보컬이 지금 다시 들어도 전혀 촌스러움이 없이 세련된 모습이다. 이 음반은 본의 아니게 많은 여성 보컬을 배출한 라나에로스포의 3기 멤버에서 독립해 처음 낸 음반으로, ‘백순진 작품집’이란 이름으로 백순진 작곡가의 곡으로 음반을 냈지만, 이 음반의 백미는 더 보우 브럼멜스의 ‘Just a Litt

오랜만에 나온 셀린 디온의 앨범 . ‘디바’라는 호칭이 붙는 그녀의 12번째 음반에 무슨 말이 필요할까 싶은데, 아무튼 기해년 마지막 숙제는 셀린 디온의 에 대해 이야기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우선은 시아(SIA)가 작곡에 참여하고 현대적인 사운드가 가미된 ‘Baby’, 샘 스미스의 발라드 ‘For The Lovers That I Lost’ 등 요즘 가장 핫한 아티스트의 참여가 이슈가 되지만, 무엇보다 셀린 디온, 그녀 자체와 이 앨범이 가장 큰 관심사이다. 익히 알려진 이야기처럼, 26살 연상의 르네

회사의 교육장은 내가 어린 시절과 청년기를 보낸 홍대 앞에 있다. 그래서 교육이 있는 날이면 아직 근처에 살고 있는 친구를 불러내 밥을 먹고는, 초로의 중년 둘이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번잡한 골목길을, 거기 있는 사람과는 다른 느낌으로, 지금은 없어진 제과점이나 기찻길의 흔적을 찾으면서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곤 한다. 얼마 전 양곤이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그때 어렸을 때가 참 좋았지 않았니?’ 나는 대답했다 ‘아니. 싫어.’ 좋은 녹음 상태와 어린이들의 맑은 목소리의 123곡이 빼곡히 들은 동요 모음이지만, 새끼줄을 맬 줄 아는

이 음반은 장-기앙 케라스의 첼로와 알렉상드르 타로의 피아노 반주로 만나는 환상적인 콤비 앨범이다. 두 사람은 절친이기도 하며,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뮤지션들이다. 알렉상드르 타로는 프랑스 피아니즘을 구현하는 피아니스트로 알려져 있고, 장-기앙 케라스는 프랑스 현대 음악의 계승자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드뷔시와 풀랑크의 첼로 소나타를 통해 디아파종 황금상을 수상했을 만큼 음반으로 만나는 두 사람의 음악 세계는 정평이 있다. 특히 두 사람의 만들어 낸 이번 신보는 이란 제목으로, 마치 이들이 대중들에게 앨범에

1982년 발표된 정태춘의 3집은 이제 정점에서 서서히 저물어 가던 포크 음악에 매우 충격을 준 실험작이다. 대마초 파동 이후 저항 가요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이 3집 음반의 실험적인 시도는 지금 들어 보아도 매우 신선하다. 이 앨범의 1면에는 김재운의 국악으로, 2면은 강근식의 양악으로 구성된 지금 보아도 매우 독특한 구성으로 만들어져 있다. 특히 ‘에헤라 친구야’는 앞·뒷면에 각기 다른 버전으로 수록되어 비교하면서 듣는 재미가 있다. 지금도 끊임없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는 국악과의 크로스오버의 선구적 음반이고, 이후로 박은옥과 함

어떻게 생각해 보면 참 장난스러운 신예들의 변칙적인 연주이다. 눈살을 찌푸릴 클래식 애호가도 있고, 난 뭐 괜찮은데, 집사람은 자꾸 다른 음악이 겹치는 게 짜증난다고 한다. ‘Layers’라는 말 그대로 바흐의 첼로 모음곡에 구노의 아베마리아가 레이어되고, 생상의 백조에 베토벤의 월광이 적층된다. 우리가 느끼던 비슷한 분위기의 유명한 클래식 곡이 겹치고 오버랩되며 편곡되는데, 사실 우리가 잘 아는 멜로디여서 그렇지 만약 이 곡들을 들어 본 적이 없었다면, 원래 그런 곡인지 알 듯하다.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편곡이 수준급이다. 그리고

듣자마자 확 꽂히는 것이 있다. 2000년대 초반 클라츠 브라더스가 내겐 그랬다. 라틴 재즈를 좋아하고, 클래식 애호가인 나로서는 이 같은 조합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아이돌 신보를 기다리는 아이들처럼 새 앨범은 언제 출시되는지, 혹시 국내에 소개 안 된 해외 판이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로 데뷔 이후, 탄생 250주년이라며 모차르트가 나왔으니, 줄줄이 나올 줄 알았던 작곡가 시리즈가 나오지를 않고, 나오는 신보도 시들해지며 나의 팬심도 시들해져 가고 있었다. 2020년 역시 탄생 250주년에

8.578173녹음 ★★★★★ 연주 ★★★★★8.578186녹음 ★★★★★ 연주 ★★★★★8.578187녹음 ★★★★★ 연주 ★★★★★최근 낙소스 레이블의 음반들과 연주자들을 살펴보면 어떤 레이블보다 왕성한 음반 제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염가

미국에서는 엄청 유명한, 이른바 셀럽인 레아 미셀의 크리스마스 음반을 소개한다. 어려서 브로드웨이 뮤지컬 의 코제트 아역으로 이름을 알리고, 여러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다. 꾸준히 음반 작업을 하기는 했지만 가수가 본업이라 말하기는 아닌 듯하다. 아마 우리나라에도 몇몇의 비슷한 연예인이 떠오를 것이다. 라는 제목처럼, 레아 미셀이란 인물이 딱 어울리는 도회적인 세련된 스타일로, 마치 뮤지컬을 보는 것처럼 밝고 화려하다. 전통적인 크리스마스 캐럴과 최신 캐럴

캐럴처럼 울려 퍼지는 노래 ‘Last Christmas’는 뭐 사실 그다지 캐럴과는 안 어울리는 가사 내용임에도 꾸준하게 나오는 노래다. 내 어렴풋한 기억 속에는 크리스마스 직후에 오히려 더 인기가 있었던 것 같다. 당시 스키장 배경의 뮤직 비디오가 그때 카페에 막 달리기 시작한 프로젝터를 통해 끊임없이 나왔다. 가사 자체도 이야기를 구성하기 딱 좋아서,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신기한 일이다. 2013년 조지 마이클과 영화화하기로 협의하고, 만들어지기 전인 2016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아침

권나무MRCD1913(180G LP+7”)녹음 ★★★★★연주 ★★★★★권나무MRCD1914(180G LP+7”)녹음 ★★★★★연주 ★★★★★마치 삼사십년 전으로 돌아간 듯 새 LP의 비닐을 열어 꺼내 든 Vinyl, 나오는 노래마저 그때로 돌아간 듯 흘러나온다. 새로운 크리스마스 앨범이 오디오 앞에 쌓이는 계절이지만, 웬일인지 권나무의 LP를 더 듣게 된다. 모든 게 느려지는 계절에 천천히 바늘을 올리고는, 지난여름 늘어나 버렸는지 헐거워진 턴테이블의 벨트가 느릿하게 돌아간다. 카세트테이프와

영화나 CF에서 흘러나오는 클래식 선율은 참 아름답고 좋다. 하지만 연주회나 오디오로 듣는 클래식은 왜 그렇게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지는 걸까? 큰맘 먹고 연주장을 찾지만 불편하게 앉아 있다 하품만 하다 나오기 십상이다. 또 클래식 좀 배워볼까 싶어 책을 펴보지만 전문 용어와 이론들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아~, 나는 클알못(클래식 알지 못하는 사람)인가봐’ 하며 푸념 끝에 책을 덮고 만다.여기,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을 쉽게 사귀게 해줄 클래식 교양서 가 출간됐다. 저자 이현모 씨는 지금까지 누구나 클래식과 쉽게 친해

그동안 재즈곡이나 클래식 멜로디를 국악으로 연주하는 크로스오버곡은 많이 나와 있다. 이전에 신선함이 식상함이 되고, 다양한 국악기를 통한 실험적 시도가 상업적 무드 음악으로 변질되어 버린 지금, 전혀 생각지 못한 형식의 퓨전 국악이 나왔다. 이런 독특한 시도를 가능하게 한, 팬덤을 가진 이봉근은 TV 프로그램 등으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고, 조만간 개봉될 영화 에도 출연한다. 이 음반은 판소리 ‘적벽가’가 재즈 밴드의 협연의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베이스가 ‘싸움타령’의 배경을 묵직하게 저역의 허전함을

여러분은 크리스마스가 언제 시작되는지요? 나는 11월 말 새로 나오는 캐럴 음반을 받아 들면 그때부터 남들보다 조금 빠르게 시작하는 것 같다. 그렇게 이번에도 어김없이 신보가 하나 도착했다. 대다수의 크리스마스 앨범처럼 역시 비싸지 않은 가격에, 2장의 CD에 40곡 넘게 수록이 되어 있다. CD1에는 거장이 연주하는 미사곡, 크리스마스 합창이 들어 있는데, 우리도 익히 아는 합창단인 루체른 페스티벌 합창단, 암브로시안 싱어즈, 오스카 모텟 합창단의 곡도 있고, 알프레드 델러나 조안 서덜랜

크로스오버 재즈의 고전이자 최고의 앨범 ‘플루트와 재즈 피아노 트리오를 위한 모음곡’이 오디오파일용 180g LP로 발매되었다. 말이 오디오파일용이지, 이 음반은 원래 매우 녹음이 뛰어났다. 1970년대 중반에 녹음되었고, 10년이 지나 내가 이 음반을 구해 턴테이블에 올렸을 때, 그 깔끔하고 투명한 피아노 음색과 생생한 호흡의 플루트의 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빌보드 차트에 530주 동안 올라 있었고, 이 음반을 시작으로 다양한 악기의 최정상 클래식 연주자(특히 주커만이나 요요마 같은)가 재즈에 발을 들여 놓게 만든

껌과 과자, 아이스크림 CM송으로 이른바 대박을 만들어 낸 김도향이 정말 오랜만에 앨범을 만들었다. 그는 이 음반을 새로운 음악 여행의 시작이라 말하고는 ‘마지막 앨범’이라는 모순되는 말을 했다. 어느 말이 이 진짜일지 모르지만, 11곡 모두 자작곡에 노래까지 하는, 가요로는 최고령 싱어송라이터 앨범인 듯하다. 70대 중반의 나이, 김도향의 이른바 실버 세대의 감성이 녹은 가사가 11곡 모두에 담겨 있다. 일찌감치 ‘바보처럼 살았군요’가 성공을 했고 무엇보다 아직까지 불리는 과자류 CM송으로 상업적인 성공을 만들어 냈다. 심지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