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내가 포크 음반을 소개하면서 가장 많이 거론한 사람이 바로 조동진인 것 같다.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가장 많이 들으면서 자랐던 포크 송이니까. 이번에 소개할 LP는 바로 나의 청소년기와 활동 시기가 딱 맞물린 조동진의 음반이다. 1집과 2집의 성공으로 한국 포크 음악의 정점을 만들어 내면서, 바로 이 ‘골든 앨범’을 만들었다. 그래서 3집 이후의 곡은 실려 있지 않다. 그래서 ‘나뭇잎 사이로’는 실려 있지만, ‘제비꽃’은 들어 있지 않다. 원래 음반과 수록곡은 동일하지만 그 당시 들어가던 건전 가요 한 곡이 빠지면서, 순서는 재배치된 듯하다. 항상 그렇듯 과하지 않게 음유 시인풍으로 차분하게 이어지는 조동진의 목소리는 지금 들어도 매력적이다. 그의 음악이 그냥 평범하게 녹음된 단출한 포크송으로 들리지만,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매력의 비밀은, 이병우의 기타, 김광민의 피아노가 장필순, 강인원, 하덕규의 코러스가 함께 받쳐 준다는 점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정말 슈퍼 밴드인 것 같다. LP는 퍼플 스플래터 컬러, 화려하거나 예쁜 느낌이 아니라 좀 빈티지스러운 느낌. 딱 이 음반에 어울리는 색감이다. 음질도 노래처럼 화려하지 않지만 퍼플 스플래터 컬러처럼 차분하고 고급스럽다. 어서 빨리 조동진의 다음 앨범들도 재발매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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