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연 - 김죽파 전승 민간풍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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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 - 김죽파 전승 민간풍류
  • 신우진
  • 승인 2021.01.09 13:37
  • 2021년 01월호 (58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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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연(가야금)
김웅식(장구)
AGCD0139
녹음 ★★★★★
연주 ★★★★★

당연히 받아 들고 김죽파류 가야금 산조로 생각했는데, 민간풍류라는 낯선 장르의 곡이다. 말 그대로 보면 민간에서 풍류를 즐길 때 연주되며 전승된 곡으로, 영산회상이 대표적인 민간풍류라고 한다. 김죽파가 산조의 명인이기도 하지만 민간풍류의 대가이기도 한데, 박세연은 오래된 방송 녹음에서 이 곡을 발굴해 2012년 연주회에 선보였고, 이번에 죽파의 산조 음반과 함께 내놓게 되었다. 산조처럼 드라마틱한 짜임새는 아니지만 비슷한 템포로 이어지는, 이른바 조선시대 살롱 뮤직이나 실내악 이중주로 생각하면 된다. 오랜 녹음 경험을 살려 바로크 연주를 녹음하듯 했다는 설명처럼 공간감 넘치는 녹음 상태와 여운을 담은 가야금에, 산조의 북과는 다른, 다이내믹하게 연주된 김웅식의 장구가 매우 만족스러운 음향을 만들어 낸다. 대부분 산조를 듣게 되면 처음에는 자진모리와 휘모리 부분의 빠른 대목을 좋아하지만 들을수록 진양조와 중모리의 느릿하지만 여운이 깊은 대목이 매력적으로 들린다. 마치 교향곡의 4악장과 2악장의 차이처럼 말이다. 민간풍류는 중모리 정도의 리듬으로 여유롭게 전개되면서 대갓집의 사랑방에 앉아 있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어쩔 수 없이 집안에 갇혀 지내야 하는 요즘 박세연의 김죽파 가야금은 집안을 전혀 다른 분위기로 만들어 놓는 듯하다. 선조들의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국악 신보이다.

58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1년 01월호 - 58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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