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크리스 갈의 2015년작 피아노 솔로에 이은 솔로 피아노 두 번째 작품집인 <Room of Silence>를 소개한다. 그는 솔로 피아노 활동 이외에도 크리스 갈 트리오, 콰드로 누에보와의 협연으로도 익숙한 이름이다. 이 작품에서도 신비롭고 영롱하게 울리는 피아노 음색으로 차분하게 연주해 내는 피아노가 일품이다. 주로 전반부에 자신의 곡을 연주하는데, 실험적이긴 하지만 난해하지는 않다. 앨범 중간 중간 간주곡 형태의 변주곡, 1분 남짓한 ‘Interlude’가 3번 들어가면서 이 앨범의 분위기를 잡아준다. 그리고 이 같은 모달 기법이 이 세 곡뿐 아니라 전 앨범을 다 지배하고 있어 일관된 흐름을 만들어 낸다. 그래서인지 감상하기 편안한 음반이다. 멜로디가 의외로 중독성이 있어 뜨문뜨문 반복되는 그 짧은 ‘Interlude’ 멜로디가 이 글을 쓰는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자작곡 이외에도 비틀즈의 ‘Julia’, 오스카 피터슨의 ‘Hymn to Freedom’ 등 익숙한 곡이 크리스 갈의 담담하고 차분한 연주로 들어 있어 <Room of Silence>를 채워 준다. 들으면 들을수록 좋아지는 오랜만에 만나는 피아노 솔로 곡의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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