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x7 S3이 등장한 이후 다들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 B&W)의 플래그십 Px8의 후속작 Px8 S2가 나올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겠지만 그게 이렇게나 빠른 올해 안에 될 것이라는 예상은 그 누구라도 쉽게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상상 이상으로 빠르게 등장한 Px8 S2는 더욱 멋진 모습으
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첫인상은 더욱 날렵해졌다는 것. 두께가 더 얇아져 전반적으로 슬림하게 보이고 착용할 때 외모가 더 나아지게 한다. 바워스 앤 윌킨스 로고가 새겨진 타원형 하우징의 곡률이 Px7 S3처럼 더 완만하게 바뀌었다. 캐스트 알루미늄 암은 케이블이 잘 보이게 노출되는 디자인으로 변경되었다. 이 부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리고 마이크가 위치했던 타공된 부분이 이어 패드 쪽으로 내려왔고, 그러면서 버튼 위치가 이전 타공 부위로 옮겨졌다. 버튼 배치는 Px7 S3과 동일하게 변경되었다. 이전처럼 무척 부드러운 고급 나파 가죽을 사용해 Px7 S3의 패브릭 마감과는 차원이 다른 고급스러움을 선사한다. 컬러는 웜 스톤, 오닉스 블랙 두 가지 색상으로 준비되었다. 헤드 밴드와 이어 패드의 쿠션감도 좋고, 헤드 밴드 디자인의 개선으로 내구성도 향상되었으며, 헤드 밴드와 머리 사이의 공간이 줄어들어 전반적으로 착용감이 얼굴에 더욱 밀착되는 느낌이었다. 무게도 320g에서 310g으로 감량되었다.

내부로 들어가 보면, 전작인 Px8의 40mm 카본 콘 드라이버를 그대로 이어받았지만, 새로운 섀시와 모터로 업그레이드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전용 앰프·DAC를 탑재한 고성능 24비트 DSP로 더욱 성능이 높아졌다. 블루투스 칩셋이 퀄컴 QCC3084로 업그레이드되어 블루투스 5.3버전, aptX 로스리스(Lossless), 어댑티브(Adaptive) 코덱 지원으로 진화했다. USB C 유선 연결도 최대 24비트/96kHz의 고해상도 오디오 전송으로 달라졌다. 또한 기존의 6개보다 증가된 8개(이어컵당 4개)의 마이크를 새롭게 최적화된 위치에 배치해 노이즈 캔슬링 성능과 통화 품질을 크게 개선했다. 총 8개의 마이크는 피드포워드용으로 6개, 피드백용으로 2개 사용하고, 음성 통화 시에는 모든 마이크를 사용한다. 최신 음성 처리 기술인 ADI PureVoice가 새로운 마이크 설계와 함께 결합되어 통화 품질이 크게 향상되었다. 이처럼 업그레이드된 부품의 적용과 새로운 기술, 설계로 더욱 고품질의 사운드와 통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 외에도 공간 음향과 Auracast(송신기에서 전송하는 음원을 주변의 모든 수신기에서 수신할 수 있는 기능)를 포함하는 블루투스 LE 오디오를 모두 지원하는 동사 최초의 헤드폰이 될 것이라 하는데, 공간 음향 기능이 먼저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될 예정이며, 타사의 기술을 그대로 사용하는 많은 경쟁사와 달리 동사는 독자적인 공간 음향 디코딩 및 프로세싱 기술을 개발해 최적의 콘텐츠와 최상의 품질을 구현할 것이라 한다.

이전과 동일하게 B&W 전용 앱인 Music | Bowers & Wilkins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앱을 통해 노이즈 캔슬링 및 주변 음 허용 모드를 사용하거나 끌 수 있다. 어드밴스드 EQ를 사용할 수 있는데, 5밴드 EQ이며 0.5단계로 ±6까지 설정할 수 있으며, EQ를 바이패스하고 오리지널 레코딩의 사운드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트루 사운드 모드도 있다. 멀티 페어링도 지원하며, 빠른 동작 버튼을 환경 관리와 음성 지원으로 설정할 수 있다. 15분 후 저전력 상태로 전환하는 자동 대기 온·오프, 착용 센서 온·오프 및 감도 조절, 제품 이름 바꾸기, 공장 초기화 등을 할 수 있다.

달라진 버튼 부분을 설명하면, 오른쪽 이어컵에 3개의 버튼이 있는데, 볼륨 업, 다기능, 볼륨 다운 버튼이며, 다기능 버튼으로 재생 또는 일시중지(1번 누름), 다음 트랙 재생(2번), 이전 트랙 재생(3번), 전화 받기(1번), 수신 거부(2초간), 통화 종료(2번)를 할 수 있다. 왼쪽 이어컵에는 빠른 동작 버튼이 있는데, 눌러서 노이즈 캔슬링, 주변 음 허용(패스 스루), 모든 기능 끄기를 순서대로 할 수 있다. 그리고 전원 버튼 겸 블루투스 페어링 버튼은 이전과 동일하다. 착용 센서도 동일하게 갖춰져 있어 헤드폰을 벗으면 음악이 정지되고 다시 쓰면 음악이 나온다.

배터리 타임은 30시간 정도로 이전과 동일하며, 15분의 급속 충전으로 7시간 사용할 수 있는 점도 동일하다. 그리고 휴대용 케이스와 1.2m 길이의 USB-C to 3.5mm Aux 케이블, 1.2m 길이의 USB-C to USB-C 케이블도 동일하게 제공한다. 그러나 헤드폰의 두께가 더 얇아진 만큼 휴대용 케이스의 크기가 더 작아져 휴대하기 좋아졌다.

사운드 면에서는 역시 기다렸던 소리라고 할 수 있다. 기존 Px8의 그 묵직하고 다이내믹한 사운드를 너무나 좋아했었는데, 그 소리의 종결판이 드디어 S2에 담겼다. 일단 음의 자연스러움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이다. 이전에는 좀 저음 쪽이 딱딱했다면, 이제는 유려함과 깊이감까지 확실히 보여 준다. 저음을 탁 치고 흐르는, 그 잔향이나 임팩트, 모든 부분 체급 자체가 꽤 높아졌다는 인상. 사실 이런 부분은 Px7 S3에서도 어느 정도 체감할 수 있었는데, 확실히 튜닝 자체가 훨씬 더 대역 밸런스 쪽으로 변화했다. 아마 Px7 S3의 상쾌함과 쾌활함에 끌렸다면, 이번 Px8 S2는 그보다 체급 자체가 훨씬 높아진 북셀프에서 플로어 스탠더로 이제 막 넘어간 듯한 대형기로서의 무대를 보여 준다. 실제 묵직하게 때려 주는 저음이나 다이내믹 자체가 이제야 볼륨감 있게 터져 나오는데, 이쪽 밸런스가 상당히 좋다. 사실 Px7 S3이 워낙 사운드적으로 출중하게 발전한 느낌이라, Px8 S2는 여기서 사운드가 더 좋아지려면 꽤 부담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진짜 제대로 된 세대 변화를 경험했을 정도로 정말 만족스럽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전에는 저음 쪽은 너무 경직되고 막연히 강했나 생각될 정도로, 이번 중·저음 쪽 완성도는 한층 더 티어가 올라갔다는 생각인데, 일단 앞서 말했듯 자연스러움과 공간감의 디테일이 훨씬 더 상승한 모습. 막연히 다이내믹이 좋다는 느낌이 아니라, 스피드감과 더불어 밀폐형의 한계를 넘어선 입체감 및 공간감까지 무대 자체를 꽉 채운다. 아마 클래식이나 어쿠스틱 음원들을 들어 보면 바로 체감할 수 있을 텐데, 악기의 사실감과 디테일이 훨씬 더 깊이감 있게 살아난다.

\자연히 고음 쪽 매력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데, 목소리 본연의 아름다움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 특히 해상력과 디테일 쪽이 확실히 버전업되어 고음질의 그 명쾌함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이전보다 중음이 훨씬 더 선명해진 느낌인데, 막연히 두툼한 중음에서 이제 훨씬 더 실체감 있는 살집 붙은 매력의 중음을 만나게 된다. 계속 듣다 보니 역시 저음의 쫀득함은 Px8의 아이덴티티라는 생각. 우울한 생각을 떨쳐 버릴 그 화려하고 리듬감 있는 맛깔남은 확실히 여기서만 느낄 수 있다. 이전보다 확실히 대역 밸런스가 좋아진 느낌인데, 굳이 저음 쪽 EQ 포인트를 안 건들어도 될 정도로, 트루 사운드의 기본 튜닝 자체가 굉장히 만족스럽다.

그러고 보면 한 해 동안 기다렸던 제품인데, 이렇게 예상대로 소리까지 좋으면, 참 기분이 좋다. 별다른 고민 없이 올해의 헤드폰을 꼽으라면, 난 Px8 S2이다. 들을수록 뭔가 취향이다. 서둘러 대여 제품을 반납하고, 구매처를 슬슬 알아봐야겠다.

가격 113만9천원
유닛 크기 40mm 카본 콘 드라이버(모터·섀시 강화)
디자인 소재 나파 가죽, 다이캐스트 알루미늄 암
블루투스 지원(Ver5.3/aptX Lossless·Adaptive)
지원 최대 24비트/96kHz
칩셋 QCC3084
노이즈 캔슬링 지원
마이크로폰 총 8개
LE 오디오/공간 음향 지원 예정
5밴드 EQ 지원
TRUE SOUND 지원
구동 시간 대략 30시간
케이스 크기(WHD) 17.7×6×23.4cm
무게 310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