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koon Products AMP-8510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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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koon Products AMP-8510A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5.10.10 17:57
  • 2025년 10월호 (63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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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바쿤이 클래스 A를 정복하다!

개인적으로 진공관 앰프를 좋아한다. 아무래도 혼 타입 스피커를 주로 사용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면도 있다. 하지만 TR 쪽으로 눈을 돌려보면, 아예 깜깜하지는 않다. 바로 클래스A 방식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참 여러 브랜드를 사용했다. 그중 크렐과 패스 랩스가 인상적이었고, 비투스 오디오는 꼭 써보고 싶은 존재다.

그런 와중에 바쿤 프로덕츠(Bakoon Products)에서 클래스A 방식의 앰프를 만들었다고 해서 궁금증이 일었다. 원래 바쿤은 독자적인 사트리 회로를 통해, 소출력으로도 강력한 스피커 구동력과 매력적인 음색을 확보한 상태다. 굳이 클래스A 방식에 눈을 돌리지 않아도 되는 상황인 것이다. 하지만 이 분야에도 일가견이 있어서, 이미 발매한 여러 제품도 있었다. 5513과 5514 등이 그 주인공이다.

그럼 이번에 만난 AMP-8510A는 뭐가 다른가? 달라도 한참 다르다. 이전 제품들이 푸시풀 방식이었다면, 본 기는 순수한 싱글 엔디드 타입이다. 진공관으로 치면, 300B나 2A3가 생각난다. 진정한 클래스A 방식으로는 본 기가 처음이다. 당연히 네거티브 피드백도 걸지 않았다. 따라서 출력도 10W에 불과하다. 하지만 바쿤매니아 시청실을 찾아가 직접 들어보니 어지간한 스피커와 붙여도 무방할 정도로 드라이빙 능력이 뛰어났다. 바쿤의 신제품은 늘 경탄의 대상이지만, 8510A는 상상 이상이다. 대체 무슨 마술을 부렸단 말인가?

본 기의 개발을 이해하려면, 약 3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야 한다. 당시 나가이 씨는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반도체 소자에 대해 한 번쯤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각각의 제품에 명기된 스펙이 제대로인지, 또 주목할 만한 보석이 그중에 숨어 있는지, 아무튼 궁금했던 것이다. 여기에 단단히 경도되었는지, 나가이 씨 특유의 몰입과 뚝심이 발휘되었다. 구할 수 있는 모든 TR을 가져다가 테스트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상당수가 기대 이하였다. 스펙과 실제가 다른 것들이 많아서 가끔 타버리기도 했고, 어떤 것은 한눈에 봐도 성이 차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몇 천개의 반도체가 버려져서 산을 이룰 정도였다.

그런 와중에 수확도 있었다. 마치 모래사막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테스트하다 보니 몇 개의 숨은 보석이 발견된 것이다. ‘이것들을 모아서 제대로 된 클래스A 타입으로 만들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래서 1년 전에 시제품이 왔는데, 바쿤매니아 측에서는 이런저런 스피커를 걸어본 결과 최소 30W는 되겠다고 판단했단다. 하지만 돌아온 답변은 10W. 당연히 깜짝 놀랄 수밖에. 이후 여러 버전이 만들어진 가운데 최종적으로 콤팩트한 사이즈로 최근에 런칭된 것이다.

외관을 보면 통상의 바쿤 디자인을 계승하고 있지만, 양쪽에 배치된 방열판이라든가 프런트 패널의 레이아웃 등이 정말 멋지다. 혼 타입이나 풀레인지 타입의 스피커를 가진 분들이라면, 혹은 꽤 커다란 북셀프를 가진 분들이라면 혹할 만한 제품이 나온 것이다. 당초 나가이 씨는 네 가지 반도체 소자로 제품을 만들었다. 엔트리 클래스로 일반 MOS-FET를 사용한 것부터 실리콘 카바이드(SiC), 질화 갈륨 반도체(GaN), 그리고 초저 임피던스 MOS-FET 등이다. 이중 일반 MOS-FET와 초저 임피던스 MOS-FET 두 가지가 이제 한국에 상륙하기로 했다. 두 제품의 가격차는 약 100만원 정도 한다. 부품의 가격이나 세팅의 난이도 등에서 차이나기에 결국 이런 가격 책정이 이뤄진 것이다.

그런데 대체 10W로 어떻게 이런 스피커 구동력이 나올까? 아마도 소자의 특성이 내재된 듯하다. 이번에 만난 초저 임피던스 MOS-FET는 용접기에 사용할 정도로 순간적인 전류 공급 능력이 뛰어나다. 또 댐핑 팩터도 뛰어나서 스피커 제동력도 놀랍다. 나가이 씨의 이력을 보면 예전에 프랑스에 성을 갖고 있는 부호가 주문 제작해서 1억짜리 클래스A 10W 제품을 납품했다고 한다. 그러나 바쿤 회로의 발전 역사를 보면 지금 만나는 제품이 퀄러티 면에서 더 낫다고 봐도 된다. 그럼 본격적으로 음을 들어보자. 카스타 어쿠스틱스의 모델 C를 걸었는데, 감도가 높은 스피커인 만큼 상성이 뛰어났다. 여기에 바쿤의 PRE-7610MK4 프리에 DAC-9740 & 오렌더 N100으로 조합했다.

교향곡부터 재즈, 팝, 가요 등을 들어본 결과 일단 음색 자체가 달랐다. 기존의 투명하면서 치밀하고, 여성적인 느낌이 강한 음 대신 약간 호방하면서, 선이 굵은, 즉 남성적인 음이 나왔다. 당연히 우수한 해상력은 기본. 특히 아메리칸 스타일의 록이나 재즈에 정말 잘 맞았다.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 말하면 정말 심장이 뛸 정도로 감동적이었다. 그간 바쿤의 음에 약간 불만이 있었던 분들이라면, 이 제품을 통해 한껏 변모한 사운드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물론 기존의 팬들 역시 충분히 납득하리라 생각한다. 


가격 666만원   
실효 출력 10W(8Ω)   
아날로그 입력 RCA×1, SATRI-LINK×1
고역 주파수 특성 100kHz(0dB, 1W)   
입력 임피던스 100㏀   
게인 19.4dB   
댐핑 팩터 89.8(1W)
THD 0.03%(1mW)   
크기(WHD) 32×13×32cm(앞·뒤 돌출부 제외)   
무게 9.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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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5년 10월호 - 6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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