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청기 Q 어쿠스틱스의 콘셉트 300은 그야말로 2웨이 스피커의 걸작이다. 이미 국제적으로 그런 평가를 받았고 등급별로 급수를 매기는 권위 있는 해외 전문지에서 최고의 자리에 붙박이처럼 내려오는 법이 없다. 그야말로 성능 좋고 보기 좋으며 만듦새 좋은 덕목이 그대로 응축되어 있는 실로 놀라운 제품. 가격을 의심케 하는데 이 정도라면 아마 2곱의 가격을 매겨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터이다.

영국에서 2006년에 설립된 이 제작사는 상당한 고급기부터 염가 제품까지 골고루 제품을 선보이며 고성능 스피커 제작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중 콘셉트 시리즈는 동사의 플래그십으로 몇 가지 모델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콘셉트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해야할 모델이 본 제품으로, 시청기 콘셉트 300은 볼수록 잘 만들었다는 느낌이 강하다.

당차고 특이한 이 시청기는 세 가지의 주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우선 단연 눈에 띄는 유니크한 스탠드이다. 잘 빠진 철골 구조의 스탠드인데, 알고 나면 숨어 있는 기술력이 돋보이는 정밀 기술의 보고. 텐세그리티(Tensegrity) 스탠드라 이름 붙여진 이 스탠드는 알루미늄 튜브, 스테인리스 스틸 와이어와 나사로 단단히 고정돼 있으며, 멋지게 보이려는 의도가 아닌 공진을 완전 제거하기 위하여 만들어 낸 것으로, 음악이 공중에 떠서 밀려 오는 듯한 효과가 특징. 이 스피커의 필수품이지만 옵션 품목이기 때문에 구입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일반적 목재 스탠드에 거치했을 때와 너무도 소리 차이가 있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될 듯. 그리고 스탠드가 고정되는 인클로저 바닥에는 아이솔레이션 베이스 서스펜션 시스템이라는 네 개의 스프링이 장착되어 있는 플레이트가 부착되어 있는데, 스피커 바닥을 통해 진동이 어느 방향으로든 이동하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두 번째는 동사만의 혁신적인 캐비닛 기술을 활용했다는 점. 콘셉트 300을 바라보면 그 아름다움은 전면보다도 측면에서 더 두드러진다. 안길이가 40cm로 상당히 길며, 길다는 인상을 줄이기 위해 후면 상당 부분을 다른 컬러로 마감한 섬세한 디자인인데, 마치 원목을 이중 접합을 해 놓은 것처럼 세련되게 보인다. 인클로저 재질은 단단한 MDF이며 세 겹의 패널을 조합했는데, 각 패널 사이에 젤코어(Gelcore)라고 불리는 부드럽고 굳지 않는 동사의 획기적인 디커플링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즉, 3중의 패널 사이에 젤을 충진했다는 것이고, 효과는 고주파 진동을 열로 변환시켜 버리는 것인데, 동사가 자체 개발해 낸 특허 기술이다. 도면을 보면 내부를 3중 패널로 채워 놓는 것이 마치 고급 카스텔라 같다는 표현도 있다. 그 외에도 P2P(Point to Point) 브레이싱을 기술을 사용했는데, 지지가 필요한 정확한 위치를 파악해 브레이스로 단단하게 고정하고 있다. 흔히 MDF는 주방 싱크대에 사용되는 저가품이라는 인식이 있는데 기본적으로 잘못된 인식이며, 오히려 일반 원목보다도 강도가 더 높고 밀도가 더 높은 HDF라는 것도 있다. 원목은 가공을 잘 해도 집성목이나 MDF의 강도와 안정성, 수명에는 따라가지 못한다.

그다음 드라이버는 콘셉트 500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에서 검증되고 호평을 받은 드라이버 기술을 적용했는데, 작은 캐비닛에 완벽하게 부합하도록 성능을 보다 향상시켰다. 먼저 미드·베이스 드라이버는 165mm 크기의 함침/코팅 페이퍼 콘 드라이버이며, 고성능 고무 서라운드가 적용되었고, 35mm 대형 유리 섬유 보이스 코일과 그에 상응하는 크기의 페라이트 자석이 동원되었다. 새로운 28mm 소프트 돔 트위터는 극세사 코팅 마이크로파이버로 제작되었으며, 콘셉트 시리즈를 위해 개발된 광범위 분산 기술이 적용되었다. 그리고 미드·베이스 드라이버에서 발생하는 진동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게 트위터를 보호하는 고무 개스킷을 사용해 캐비닛과 분리되었는데, 이를 통해 두 드라이버가 서로 가까이 배치할 수 있게 되어 통합성도 보다 향상되는 효과도 거두었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나사가 풀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면에 나사를 설치하지 않고 유닛 뒤쪽에서 장력 유지 스프링 볼트로 고정시켰다. 당연히 전면에서는 나사가 보이지 않는다. 가끔씩 나사를 조여 줘야 하는 대부분의 스피커와 이런 점에서도 차별이 된다.

이 스피커의 바이와이어링 단자는 스페이드와 바나나 플러그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위의 크로스오버 점퍼를 통해 실내 환경에 맞춰 고역을 ±0.5dB로 미세하게 조절할 수도 있다. 그리고 저역을 조절하는 스펀지 플러그도 제공되어 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를 막을 수 있다.

사운드의 특징은 매우 많다. 크게 고가도 아닌 소형기에 이 정도 사운드 품평이 세계 각처의 리뷰에 올라와 있는 것도 드문데, 가장 공통적인 소감은 높은 투명성 덕분에 음악을 깊이 들을 수 있다는 점. 비교 제품이 생각나지 않는다는 표현도 있으며, 음악이 마치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처럼 모든 목소리와 악기가 어디에 있는지 말 그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표현도 있다. 실제 내 감상도 비슷한데 매우 자연스럽고 부드럽기까지 한 그 소리가 참 매력 있다. 부드럽고 자연스러우면 보컬의 발음이 애매하게 들리기 마련인데 시청기의 경우는 그와 다르다. 발음조차 명료하기 짝이 없다. 피아노 독주곡의 경우에도 손가락이 건반에 닿기 전의 적막감이 체감될 정도로 공간감이 정밀하다. 이런 체감은 무수한 제품들을 들어 봤지만 흔치 않은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소형기지만 깊고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도 인상적. 음악은 스피커 너머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며 홀의 잔향이 역력히 체감되기도 한다. 완벽한 이미징도 감탄, 실로 2웨이 소형기에서 이보다 더 우수한 제품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스피커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소리로 증명하고 있는 제품이다.

가격 639만원, 749만원(스탠드 포함)
구성 2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6.5cm, 트위터 2.8cm
재생주파수대역 55Hz-30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2.5kHz
출력음압레벨 84dB
임피던스 6Ω, 4.7Ω(최소)
권장앰프출력 25-200W
크기(WHD) 20×35.5×40cm, 49.2×69×43cm(스탠드)
무게 14.5kg, 3.9kg(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