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y MDR-Z1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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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ny MDR-Z1R
  • 월간오디오
  • 승인 2016.12.01 00:00
  • 2016년 12월호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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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고음질 시대의 역사, 소니가 정점을 찍어내다

그야말로 판을 키웠다. 고음질 음원의 아이콘, Hi-Res Audio(HRA)의 시작을 알리며, 마치 처음 CD가 등장할 때처럼, 새로운 기준으로 시장의 흐름을 완전히 바꿔 놓은 것이다. HRA 마케팅은 그야말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거의 대부분의 헤드폰·이어폰 제조사들이 광대역의 고해상도 음질·음원에 초점을 맞추고, 그 기준이 될 서로 다른 HRA 마크를 달고 새롭게 디자인하기 시작한 것이다. CD 이상의 고음질 음원을 재생할 수 있는 스마트폰에서부터, 포터블 디바이스까지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HRA의 파급력은 그 어떤 때보다 크게 작용했다. 이제 헤드폰, 이어폰, 블루투스 스피커, 포터블 플레이어 등 HRA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 음향 트렌드를 주도하는데 가장 힘이 있는 곳, HRA의 시작, 바로 소니의 파급력이다.
워크맨, CD 플레이어 등 한 시대의 음향 트렌드를 주도한 소니, 그들이 최초로 디자인하고 홍보한 HRA 마크는 역시 음향 역사의 한 카테고리를 장식할 만큼 지금 시대의 고음질 트렌드를 잘 보여주고 있다. 그런 소니가 HRA 음원을 최상으로 즐길 수 있는 궁극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이번에는 플래그십, 그 어느 때보다 역대급 사양과 퀄러티를 보여주며, 하이엔드 시장의 중심에 다가서고 있다.
소니의 새로운 플래그십 라인업에는 3종의 시그니처 시리즈가 자리한다. MDR-Z1R 헤드폰과 NW-WM1Z 워크맨, 그리고 TA-ZH1ES 거치형 헤드폰 앰프의 구성인데, 가격은 물론 음질, 해상도, 사운드, 부품, 퀄러티, 패키지 등 모든 면에서 정점을 찍어내고 있다. 처음 개발부터 ‘궁극의 소리’를 목표로 했다고 할 만큼, 최고의 사운드와 제품 퀄러티를 위해 그 어떤 부분에서도 타협하지 않았다. 소니의 다음 세대의 비전까지 확인할 수 있는 궁극의 시그니처 시리즈, 화제의 MDR-Z1R 헤드폰을 소개한다.

소니 플래그십 헤드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그 시대의 사운드 트렌드를 알 수 있다. 1989년에 발표된 MDR-R10은 CD 음질에 초점을 맞추어, 원목 하우징과 더불어 어쿠스틱 사운드를 들려주었고, 2004년에 소개된 퀄리아(Qualia) 010은 SACD 음질을 목표로 하여 한층 더 폭넓은 대역폭을 재생해주었다. 그리고 이번에 공개된 MDR-Z1R은 역시 HRA 음원에 초점을 맞춘 제품으로, 폭넓은 공간감과 입체감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MDR-R10, MDR-E888 등 소니의 대표작들과 함께한 나게노 코지가 음향을 총괄하고 나섰다.
플래그십 제품답게 헤드폰임에도 제법 큰 박스 크기를 자랑한다. 앰프가 들어간 것은 아닐까, 착각했을 정도. 박스를 개봉하면 또 하나의 고급스러운 패키지가 등장하는데, 프리미엄 하드 케이스에 MDR-Z1R과 2종의 케이블이 정돈되어 담겨 있다. 제법 큰 크기의 MDR-Z1R을 꺼내며 감탄의 이야기를 전한다. 
MDR-Z1R은 그야말로 고급스러움의 끝을 보여준다. 특히 하우징 디자인이 예술인데, 마치 펜싱 투구를 보는 듯한 화려함과 견고함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 사진으로는 아마 이 아름다운 곡선과 질감을 다 담아내지 못할 것이다. 옆태는 곡선미의 끝을 보여주며, 패키지 메인 사진으로 채택되어 있기도 하다.
단순히 호사스러운 디자인을 위한 접근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밀폐형 진동판에서 하우징은 내부 공진 노이즈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에서 출발한다. 오디오에서 내부 공진을 줄이기 위해 수많은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선보이듯, 소니 역시 이를 위해 철두철미한 구조를 설계·채용한 것이다. 하우징은 기본적으로 프레임, 어쿠스틱 필터, 프로텍터로 3단 구성인데, 일본 수공예 제지술을 적용한 어쿠스틱 필터와 스테인리스 와이어를 3차원 곡면으로 뜨개질하여 제작한 프로텍터를 채용하는 등 불필요한 공진 노이즈를 줄이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프로텍터의 표면은 이온 도금·크롬 코팅하여 기존보다 7배 높은 경도를 실현하고 있기도 하다. 덕분에 그 어떤 제품보다 뛰어난 사실성과 자연스러움을 선사하기도 하는데, 공진 노이즈에 해방된 사운드는 확실히 선명함에서 남다르다. 고급기의 상징처럼 채용되는 우드 하우징으로 제작되었다면, 이런 극적인 사운드를 이끌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유닛을 살펴보면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다. 유닛 크기가 무려 70mm. 그야말로 초대형 다이내믹 드라이버를 탑재한 것인데, 앞으로 여러 브랜드에서 유행처럼 대형 유닛을 탑재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밸런스 부분에서 완성도가 높다. 더구나 대형 유닛을 채용한 제품들이 지나친 저역으로 대역 밸런스가 완전히 깨지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소니의 MDR-Z1R은 이런 불안 요소들을 완벽히 제거하고 있다. 오히려 120kHz의 초 고역을 재생해내는 스펙을 과시하기도 한다.
유닛 중앙의 돔 부분은 마그네슘을, 주변의 에지 부분은 알루미늄 코팅 액정 폴리머 소재를 적용하여 순도 높은 깨끗한 사운드를 책임진다. 특히 유닛을 보호하는 그릴이 예술적으로 설계되어 있는데, 무려 피보나치 패턴을 적용, 예술적인 느낌마저 들게 한다. 이 역시 단순히 디자인 포인트가 아니라, 고음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왜곡을 줄이는 또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착용감 역시 뛰어나다. 처음 착용하자마자 인폴딩 디자인의 천연 양가죽 이어 패드 쿠션이 귀 주변을 부드럽게 감싸는데, 큰 압박을 주지 않으면서도 정확히 고정되는 느낌이 대단히 안정적이다. 헤드 밴드는 천연 소가죽으로 제작되어 뛰어난 내구성과 착용감을 선사하고 있다. 또한 내부에는 베타 티타늄을 적용하였고, 행거 및 슬라이더는 알루미늄으로 제작하여, 가벼우면서도 유연성과 강도를 높이는 선택을 했다. 특히 이 정도 부피에 이 정도 착용감과 무게는 확실히 매력적이다. 개인적으로 풀 사이즈 플래그십 헤드폰의 적은 무엇보다 무게와 착용감이었는데, 소니의 MDR-Z1R은 이 부분을 멋지게 해결해낸 것이다.

규격이 다른 2가지의 분리형 케이블을 포함하고 있다. 하나는 일반적인 3.5mm 스테레오 케이블(3m)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규격인 4.4mm 밸런스드 케이블(1.2m)이다.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을 새롭게 채용한 것은 좌·우 신호 혼선으로 인한 크로스 토크를 제거한다는 의미와 높은 해상력과 정확한 스테레오 성능을 얻기 위함이라고 한다. 또한 높은 내구성과 저 저항으로 인한 낮은 노이즈 구현 역시 주요 포인트이다. 참고로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은 소니의 NW-WM1Z, NW-WM1A, PHA-2A, TA-ZH1ES 등과 매칭할 수 있다. 함께 출시된 4.4mm 밸런스드 킴버 케이블과 연결하지 못해 아쉽지만, 4.4mm 밸런스드 케이블의 매력은 확실히 머릿속에 각인되었다.
마지막으로 연결 부품은 모두 99.99%의 고순도 무연 납땜을 사용해 음의 밸런스를 강화했고, 부품 간 접촉부 역시 콜슨계 구리 합금을 이용해 저항을 낮췄다. 전체적으로 음질 강화와 노이즈 제거를 위해 세세한 공정들을 무수히 거쳤고, 완벽을 기하기 위해 수작업 과정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시그니처 시리즈로 함께 출시한 NW-WM1Z 워크맨과 매칭하여 고음질 음원 위주로 들어본다. 케이블은 역시 새로운 4.4mm 밸런스드를 적용했다. 처음 듣자마자 소니가 MDR-Z1R을 위해 그야말로 ‘판을 완전히 새로 짰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NW-WM1Z의 역대급 성능도 인상적이지만, MDR-Z1R의 사운드도 지금까지 청음했던 수많은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사운드를 자연스레 잊게 만든다. 레퍼런스로 줄기차게 들었던 수많은 음원을 다시 듣게 할 만큼, 귀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매력의 사운드를 선사한다. 특히 공간 전체를 울리는 입체감과 음장감은 무대의 중심에 있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4Hz의 낮고 깊은 저역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록 깊숙하게 퍼져나가며, 120kHz의 고역은 청명하고 깨끗하게 정확한 정점을 찍어낸다. 전체적으로 가벼운 느낌의 사운드라기보다는, 깊이 있고 밀도감 있는 질감 위주의 소리가 중심에 있다. 덕분에 굉장히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사운드가 흘러나오는데, 사운드 엔지니어가 실제 무대를 중심으로 얼마나 많은 사운드 튜닝을 거쳤는지 자연히 짐작케 한다. 클래식 음원에서의 각 연주자의 정확한 레이어와 분리도는 왜 이 제품이 플래그십인지 알게 하며, 재즈 음원에서의 생동감 있는 그루브는 시그니처 시리즈의 본질을 이해하게 한다. 자연스레 사라지는 음의 잔향, 지금까지 놓쳤던 미세한 녹음 포인트, 강약의 미묘한 높낮이, 실제 녹음의 아슬아슬한 긴장감 등 MDR-Z1R에서만 찾을 수 있었던 많은 것들이 기억 깊숙이 자리한다. 소니가 그토록 이야기하던 ‘궁극의 사운드’를 드디어 찾아낸 것일까. 소니가 확실히 시대의 트렌드를 읽고, 결과를 만들어낼 줄 아는 업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되었다.

수입원 소니코리아(주) 1588-0911    가격 249만9천원    유닛 크기 70mm  
유닛 타입 다이내믹   임피던스 64Ω   음압 100dB   주파수 응답 4Hz-120kHz   무게 385g(케이블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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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12월호 - 53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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