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port Technologies Avior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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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port Technologies Avior Ⅱ
  • 팽종락
  • 승인 2024.04.11 15:13
  • 2024년 04월호 (6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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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의 이상향을 멋지게 그려준 록포트의 걸작

스피커 제조사들 중에서 첨단 기술과 소재로 최고의 제품을 내놓는 업체라면 단연 최일선에 있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Rockport Technologies)를 꼽을 수 있다. 리뷰 모델인 에이비어(Avior) Ⅱ는 이 회사의 스피커 라인업 중 중간 레벨에 해당하는 모델이지만 가격은 대략 8,000만원 가까이 되는 초 하이엔드 스피커이다. 현행 에이비어의 오리지널이 등장한 것은 지난 2012년의 일이며, 에이비어 2는 오리지널 모델에 기술적 업그레이드로 음질과 가격 모두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에이비어 2의 첫 인상은 우아한 외모와 단단한 만듦새로 보는 순간부터 신뢰를 느끼게 만든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스피커 전면 맨 상단에 장착된 1인치 베릴륨 트위터이다. 오리지널 에이비어와 같은 베릴륨 트위터지만 에이비어 2는 수년에 걸친 개발 끝에 완성된 정밀 가공을 자랑하는 웨이브가이드에 장착되어 베릴륨 트위터의 고음 확산과 직진성, 그리고 출력을 높였다. 에이비어 2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이 웨이브가이드는 트위터의 성능을 배가함과 동시에 대역폭을 늘려 미드레인지와의 대역 연결을 거의 1kHz까지에서 오버랩되게 만들어 중역과의 스무드한 연결을 가져왔다. 덕분에 크로스오버의 인위적인 개입을 억제하여 모두 스무드한 위상 특성의 크로스오버 설계로 전작과 달라진 중·고역의 개선을 가져왔다. 특히 새로 개발된 크로스오버는 오리지널과 달리 에이비어 2가 훨씬 더 울리기 쉽게 해줄 뿐만 아니라 더 자연스럽고 유려한 음색을 가져오는 계기를 만들었다.

트위터 아래에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전매특허인 6인치 미드레인지 유닛이 장착되어 있으며, 그다음으로 9인치 우퍼 스피커 2개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미드레인지와 우퍼의 다이어프램은 매우 얇고 가벼운 카본 파이퍼를 폼 기반의 코어 앞·뒤에 고온·고압으로 단단하게 압축 본딩한 카본파이버 샌드위치 구조로, 초경량 고강도 특성을 자랑한다. 여기에 티타늄 보이스코일을 사용하고, 초강력 모터 시스템이 더해져 콘지에 힘 있는 소리를 잘 전달하면서도 열 배출에 유리한 구조로 설계되었는데, 이를 통해 컴프레션이 느껴지지 않는 리니어한 동작 특성을 보여준다. 스피커 뒷면에는 우퍼와 같은 높이에 3인치 구경의 포트가 배치되어 있다.

에이비어 2의 크기와 무게는 중대형 스피커 수준이지만 시각적 디자인은 그렇게 초대형의 느낌을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무려 개당 100kg 수준. 이런 상당한 무게의 핵심 요인은 스피커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공진과 번짐을 최대한 억제하려는 제작자의 노력이라 할 수 있다. 스피커 전면 배플은 두께가 무려 6인치이며, 내부는 공진을 잘 제어할 수 있도록 3중 적층 구조의 격자로 구역마다 두께의 변화를 주는 등의 내부 강도와 공진 제어를 위한 치밀한 설계가 착실히 이뤄져 있다. 스피커 좌·우 측면은 상당히 넓으면서도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있어 우아하면서도 육중함이 느껴진다. 전면 배플은 밑에서부터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 형태인데, 이는 음의 회절로 인한 왜곡을 최소화하기 위한 설계이다. 전면 배플 쪽에는 음의 반사와 간섭을 방지하기 위해 독일에서 특주 제작한 펠트 소재를 덧대고 있는데, 이는 록포트 테크놀로지스의 특별한 아이덴티티 디자인이기도 하다. 피아노 블랙의 글로스 마감 처리는 그야말로 차원이 다른 엄청난 두께인데, 표면이 대단히 매끄럽고 흡사 거울처럼 상이 정확히 비춰 보일 정도로 뛰어나다. 마치 그랜드 피아노를 실제 만났을 때의 느낌인데, 이런 완벽한 만듦새에 대한 감탄은 사운드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테스트에는 컨버전트 오디오 테크놀로지의 SL1 얼티밋 레전드 블랙 패스 에디션 프리앰프와 JL7 모노블록 파워 앰프를 사용하고, 소스는 어쿠스틱 시그니처의 스톰 MK2 턴테이블과 메리디안 818 네트워크 플레이어를 사용했다. 에이비어 2는 베릴륨 트위터의 능력과 이를 최대한 이끌어낸 웨이브가이드 덕분에 대단히 높은 투명도와 해상력을 들려주며,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강점인 미드레인지 역시 카본 샌드위치 소재의 드라이버 덕분에 높은 밀도감과 정보량으로 악기 및 보컬의 음색 표현력이 매우 훌륭하다. 특히 저역의 변화가 인상적이었는데, 상당 기간 동안 테스트 했음에도 지속적으로 저음의 질과 양이 모두 좋아지는 변화를 들려주고 있다는 점, 그리고 스피커 위치 변화에 따른 음의 변화가 상당해 세팅의 중요도가 상당한 스피커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가 추구하는 공진과 착색으로부터 자유롭기 위해 치밀하게 설계된 고강도 인클로저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스펙상 감도는 89.5dB로 울리기 어렵지 않은 수준이지만, 실제로 운영해 본 소감은 이 스피커의 포텐셜을 제대로 터트리려면 앰프의 구동 능력도 꽤 중요하게 느껴졌다.

캐논볼 애덜리의 ‘Autumn Leaves’를 들으면 애덜리의 색소폰 연주 음의 생동감 자체가 남다른데, 연주자의 양 볼이 부풀어진 모습과 손으로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까지 그려질 정도의 사실감과 연주 실황이 떠오를 만큼 순도 높은 사운드를 재현한다. 고역과 중역의 뛰어난 재생 능력 덕분에 모든 악기의 재생음의 윤곽이 또렷하고 음상과 정위감이 확실히 자리매김한다. 적당한 볼륨에서 얻고자 하는 다이내믹스와 세밀하고 정밀한 사운드는 여지없이 등장하며 편안하고 온기 있는 음악으로 온전히 감상에 몰입이 가능해진다. 약음에서도 다이내믹스가 매우 생동감 있게 그려지는 것도 이 스피커의 그레이드를 알게 한다. 따라서 높은 볼륨에서의 박력감은 상대적으로 훨씬 더 크게 증폭되어, 순간 숨이 멎을 듯한 압도적 쾌감을 들려준다.

업계 최고의 기술과 사운드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락포트 테크놀로지스의 실력을 입증하는 에이비어 2, 중대형 하이엔드 플로어스탠딩 스피커를 원하는 이들에게 절대 실패하지 않은 강력 추천 제품 중 하나로 손꼽을 수 있을 듯하다. 시청 내내 하이엔드적인 쾌감과 높은 음악성을 병립한 사운드는 어디에서도 쉽게 경험하지 못한 소리였다. 


가격 7,500만원   
사용유닛 우퍼(2) 22.8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미드레인지 15.2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트위터 2.5cm 베릴륨 돔
재생주파수대역 25Hz-30kHz(-3dB)   
출력음압레벨 89.5dB/2.83V   
임피던스 4Ω  
크기(WHD) 38.1×118.1×62.2cm 
무게 99.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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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4월호 - 6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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