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lyx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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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yx I
  • 김남
  • 승인 2024.04.11 15:53
  • 2024년 04월호 (62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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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역사를 빛내 주는 찬란한 캘릭스 인티앰프

시청기를 거론하면서 미리 국산임을 강조한다. 언제부터인가 국산 제품의 위력을 자주 실감한다. 거론하기 어려울 정도로 외국인들이 사용하는 사례도 많고, 미국 최고의 전문지에서 올해의 제품으로 뽑히는 시절이다. 국산의 미덕은 부품을 눈속임하지 않고 치열한 튜닝이 있으며 A/S가 완벽하고 외국산에 비해 실력은 2배이면서 가격은 그 절반인 점이 대표적일 것이다. 더구나 IT 제품의 완성도, 세련도는 이미 세계 도처에서도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인기가 막강하다.

소리 없이 열혈 마니아 층을 이끌고 있는 디지털앤아날로그가 이제 25주년을 맞았다. 척박한 국내 환경에서 25년간 쉼 없이 오디오 탐구 외길 인생을 걸어 온 이 제작자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기술 제품의 세계에서 연륜만으로는 평가되기 어려운데, 동사의 제작자는 그런 면에서도 이제 한국의 오디오 장인으로 불려 마땅한 경지에 올라와 있는 분이다. 동사 제품을 한 번 사용한 분들은 평생 추종자가 된다는 후문. 캘릭스(Calyx)는 디지털앤아날로그의 컨슈머 오디오 브랜드로, 시청기 캘릭스 I는 제작자가 근래에 심혈을 기울인 인티앰프다.

내 오디오 인생에서 가장 오래 사용하고 있는 제품은 20년이 되어 가는 국산 진공관 프리앰프 한 기종이다. 처음 들었을 때는 다소 불만이 있어서 별로 사용하지 않았는데, 24시간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제작자가 신 회로를 만들었다.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 망설였지만 강권에 의해 개비를 했는데, 구형 회로는 완전히 뜯어내고 섀시와 트랜스, 진공관 몇 개만 남겼다. 이름은 같지만 완전 신제품이 되었다. 소리는 그야말로 경악할 만한 다이내믹, 청량감과 입체감, 사운드 장악력, 밀도감 등 거의 만족할 만한 수준. 오래 쓰다 보니 불만스러운 점도 생겼지만 우리 제품에 대한 새삼스러운 자부심을 갖게 해 준 계기이다. 아직도 사회 전반부에 외국제 선호 개념이 강하긴 하지만 적어도 오디오 분야에서는 냉정하게 국산 제품을 평가해 봤으면 좋겠다.

시청기의 외모는 다소 심플하다. 국내 제조 제품의 공통점이다. 반면 내부보다는 외양이 더 좋은 것이 외국산이다. 대부분의 국내 오디오 장인은 공치사에 어둡고 설명도 부족하다. 공통적이다. 내용이 좋은지 그것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며 겉치장에 돈을 쓰는 대신 제품 본질에 충실하겠다는 뜻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시청기의 자체 설명 중 유일한 단점은 포장 박스입니다 라는 구절이 있다. 불필요한 쓰레기를 만들지 않기 위해 최소한의 포장만 했다는 설명. 사회생활을 해 온 남자라면 이런 설명에 공감하고도 남을 터이다.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프리앰프단의 볼륨 부분. 앰프 성능의 상당 부분이 볼륨에서 결정된다는 것을 잘 모르는 분들도 있는데, 일본 한 장인이 만든 볼륨은 500만원 안팎일 정도이며, 모든 신호는 당연히 볼륨을 거쳐서 나가는 만큼 이 부분의 중요성은 거론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 제작사는 볼륨 제작에 굉장한 노하우를 지니고 있고 사용자들의 찬탄이 대부분 이 볼륨단이라는 것도 흥미롭다. 특징은 볼륨의 크기는 아날로그로 조정이 되는데 볼륨단의 위치를 아두이노가 검출해서 위치에 맞는 전류량을 방출하도록 볼륨 회로에 신호를 보낸다는 것. 따라서 볼륨 위치에 상관없이 임피던스가 균일하게 볼륨이 조절된다. 그리고 일반 탄소 저항 볼륨의 사용 기간에 따른 열화가 없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게다가 볼륨 조절 회전 노브에 특수한 베어링을 투입, 묵직한 손맛도 뛰어나다. 이런 손맛은 아큐페이즈의 고가 제품에서만 느껴볼 수 있는 것인데 본 기에서도 체험할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렉터의 노브에도 특수 베어링을 사용했고 누르면 뮤트가 되도록 했는데, 이 베어링을 달면 이런 조작이 어렵다. 그러나 이 제작사에서는 그것을 해냈다.

충분한 디지털 입력단도 캘릭스 I의 특징이다. 옵티컬 2개, 코액셜 1개 USB B 입력 1개, 총 4개의 디지털 입력을 갖춰 다양한 디지털 기기들과 충분히 연결할 수 있고 성능도 충분하다. 특히 USB B 입력은 PCB 32비트/384kHz, DSD 128까지 지원해 고해상도의 음원을 충분히 재생할 수 있다. 아날로그 입력은 RCA 2조이며, 출력은 클래스D로 300W(4Ω)를 내며, 댐핑 팩터 1000 이상으로 강력하다. 또한 시청기의 전원은 프리 볼트로 100V에서 240V까지 별다른 설정 없이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 이런 기술도 사실 쉬운 것이 아니다. 2년 무상 서비스를 걸고 있고, 음질은 제가 보장합니다 라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캘릭스 I 인티앰프를 쿼드 레벨라 2 스피커와 연결해 소리를 울려 본다. 단박에, 소리가 흘러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치 해일처럼 밀려 나오는 듯한 음감이 느껴진다. 저역에서 고역까지 미세한 음에서 강력한 음까지 그냥 통째로 음이 나오는데 상당히 압도적이다. 에이징이나 워밍업도 거의 없는 상태임에도 굉장한 음감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현 독주곡, 피아노 독주곡에서의 악기 표현력은 압도적. 밀도와 윤기가 최상급이다. 음을 감싸며 육중하게 밀어내 쾌감을 주기에 충분하다. 조금 에이징이 되면 윤기와 미려감이 훨씬 증가한다는데, 상세한 내부 회로 등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굉장한 기대감을 갖게 하며, 평생 사용기가 되기에 충분한 쾌거의 제품이다. 


가격 299만원   
실효 출력 300W(4Ω)   
디지털 입력 Optical×2, Coaxial×1, USB B×1   
아날로그 입력 RCA×2  
S/N비 -100dB   
THD+N 0.2%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다이내믹 레인지 110dB   
크로스토크 -101dB  
댐핑 팩터 1000 이상   
크기(WHD) 44.3×9.2×30.6cm   
무게 6.9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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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4월호 - 62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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