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스의 제품을 대하노라면 오디오 기기의 특성과 이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들이 요구하는 것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선재를 만듦에 있어 과학과 감성을 적절하게 믹스하여 사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상당히 어필하는 물건을 만들어 왔던 것이다. 한동안 스피커 인클로저 만들기에 재미를 붙여서 많은 제품을 만들던 적이 있었다. 스피커를 사용할 때와는 달리 많은 요소들을 고려하게 되는데, 특히 스피커 단자의 선택에 신경이 많이 쓰이게 되었고, 이때의 선택이 카다스의 제품이었던 것이 기억에도 새롭다. 선재의 변화가 오디오 시스템에서 좌우하는 영향을 단시간 안에 파악하기란 나로서는 매우 힘든 일이다. 오랜 시간이 경과하고 난 뒤라면 선호가 갈라지고 시스템에 따른 우열이 판가름 나기 마련이지만 편집부에서 요구하는 시간대 안에서 그 차이를 감지해 내기란 불가능한 일이어서 여간해서는 스피커 케이블을 비롯하여 인터커넥터의 리뷰를 하지 않았었는데, 편집부에서 이번의 제품은 내가 리뷰해야 하겠다고 간곡하게 부탁을 해와서 할 수 없이 리뷰에 응했던 것인데, 간단한 안내서와 함께 보내온 케이블 제품을 보니 수긍이 가는 것이었다. 즉, 카다스에서 특별히 싱글 진공관 앰프와 고능률의 스피커 시스템과의 연결을 위하여 만들어진 제품이었던 것이다. 빈티지 제품을 선호하는 애호가들은 요즈음 유행하는 엄청난 굵기의 스피커 케이블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우선 높은 가격표도 불만이지만 단자를 비롯하여 선재의 무게가 상당하게 나가다 보니 요즈음의 제품과 비교해 볼 때 매우 부실한 수준의 스피커 단자에 부착하기가 아주 어렵다. 애초에 잘 맞지도 않을뿐더러 억지로 연결한 후에도 귀중한 소장품을 망가뜨리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음이 아주 뛰어나게 좋은 방향으로 변한다면 무리해서라도 사용해 봄직한데 선재의 사용 변화로 뚜렷한 음의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보니 자연 거창한 굵기의 선재는 사용하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고능률 혼형 스피커의 경우에서는 특히 선재의 굵기보다도 선재의 종류에 따라서 음의 변화가 더 크게 감지되는 것이 보통이다.카다스의 개발자들은 이러한 빈티지 애호가들의 요구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거창한 굵기의 선재보다도 핵심이 되는 선재의 질을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중량을 덜어내어 스피커와 앰프의 단자의 연결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선재를 만들어낸 것이다. SE15라고 이름 지어진 이 선재는 특히 싱글 구동의 진공관 앰프와 고능률 혼형 스피커와의 결합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하는데, 사용 선재의 굵기가 15.5AWG라고 하면 스피커 케이블로 치자면 그다지 굵은 선은 아니다. 하지만 내용은 카다스의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황금비에 의한 다른 굵기의 선재를 하나하나 절연한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피복재의 재질도 테플론을 사용하고 있어 선재의 유연성은 그 어느 것보다도 더 유연하다. 3m 길이로 만들어진 선재는 스피커 사이에 위치한 앰프와의 연결이 용이하며 부드러운 구리 재질로 되어 있는 말발굽 형태의 단자는 크기가 적당하여 빈티지 스피커와의 연결이 용이하다. 한마디로 사용하기에 아주 편리하게 되어 있다. 시청을 위하여 입력에 골드문트의 에이도스 36 유니버설 플레이어에 앰프로는 실바톤의 최신품 JI300 MK3와 스피커 시스템은 웨스턴 일렉트릭의 757 모니터가 준비되었다. 앰프는 웨스턴 일렉트릭의 오리지널 300B를 싱글로 구동하여 채널당 8W의 출력을 갖는 전형적인 직열 3극관의 구성이지만 이 진공관이 가지고 있는 모든 특성을 이끌어내기 위하여 첨단의 기술이 뒷받침이 된 전원부와 동사에서 자체 설계 제작한 실버 포일 권선의 출력 트랜스를 장착하고 있어 최근의 저 능률형 스피커 시스템의 구동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제품이다. 웨스턴 일렉트릭에서 2차 대전 후에 독일의 모니터 스피커의 영향을 받아서 제작했다고 하는 1947년작인 757 모니터는 12인치 우퍼와 혼 드라이버로 이루어진 2웨이 모니터 스피커로서 현대적인 모니터 스피커 시스템의 원조격인 제품이다. 능률이 93dB로 현대적인 스피커보다 약간 높게 표시되고 있지만, 청감상의 능률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것이어서 JI300B MK3의 출력으로 볼륨의 크기가 9시 방향에서 적절한 크기의 음이 만들어졌다. 앰프에는 최신의 WBT제 스피커 단자가 부착되어 있어 아주 간단하게 연결이 되었지만 스피커 시스템은 두 개의 일자형 나사로 되어 있어 드라이버를 준비하고 단자를 풀어 직접 연결해야 했다. 리뷰 전의 스피커 선은 오디오 노트의 순 은제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의 시청은 순은선과의 비교가 되는 것이 되었다.시청한 소감은 우선 대 만족. 짧은 시간의 시청이었지만 전작과의 음의 차이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고, 음악의 분위기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가격으로 비교하자면 한참 차이가 나는 것일 텐데, 스피커 주위에서 펼쳐지는 음의 세계는 조금의 변화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가뿐한 무게는 오디오 노트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지만 제조사에서 만들어진 단자의 처리는 흠 잡을 데 없이 깔끔해서 연결 후의 음의 안정에 일조를 하는 것이다. 수입원 캄피아 (02)717-427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