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T TSD 15 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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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T TSD 15 N
  • 최윤욱
  • 승인 2016.09.01 00:00
  • 2016년 9월호 (53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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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애호가라면 꼭 한 번 거쳐야 할 카트리지

오토폰 SPU와 함께 MC 카트리지 세계를 양분했던 카트리지가 바로 EMT의 TSD 15다. SPU가 중(重)침압에 무거운 중량을 기본으로 담백하고 묵직한 음을 내는데 반해, TSD 15는 중(中)침압에 밝고 경쾌하면서 산뜻한 음을 낸다.
오토폰의 SPU가 빈티지 카트리지의 대명사지만 워낙 무거운 침압과 무거운 중량의 카트리지라서 현대 카트리지 중에서 SPU 발전 계통을 가져다 쓰는 일이 별로 없다. EMT TSD 15는 콤팩트하고 심플한 발전 구조에 적절한 침압으로 구동되는 탓에 많은 하이엔드 카트리지 회사들이 TSD 15의 발전 계통을 가져다 개조하거나 변형해서 카트리지를 만들고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토렌스 MCH, MCH-2, 록산의 쉬라즈, 튜바폰 등이 대표적인 TSD 15 카트리지 발전 계통을 그대로 가져다 튜닝을 거쳐 탄생한 카트리지다.
TSD 15는 탁월한 구조의 발전 계통을 바탕으로 독일스러운 정확하고 분명한 소리를 내준다. 그 탓에 많은 애호가들이 애용하고 있고 갖고 싶어 한다. 하지만 TSD 15는 헤드셸 일체형 카트리지라 EMT 톤암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이런 호환성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바로 일반 톤암에 바로 장착할 수 있는 XSD 15다. SME와 오토폰을 위시한 헤드셸 분리형 톤암에 자유롭게 사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문제는 현대 하이엔드 톤암의 대부분이 톤암에 헤드셸이 고정되어 있다. 즉, 카트리지 몸체만 톤암에 달린 헤드셸에 직접 장착하는 구조다. 쉽게 말해서 TSD 15나 XSD 15 모두 헤드셸 일체형 톤암에는 장착할 수 없는 것이다. 결국 EMT 헤드셸에서 TSD 15 카트리지 본체만 꺼내서 누드 형태가 되게 해야만 헤드셸 일체형 톤암에 장착이 가능하다. 나도 그런 분해 작업을 통해서 누드 상태의 TSD 15를 일반 톤암에 장착해서 사용해왔다. 번거롭게 헤드셸에서 분리하는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도록 아예 누드 형태로 출시를 한 것이 바로 TSD 15 N이다.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카트리지를 리뷰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로 느낌이 다르다. 오래 묵은 제품과 신품의 음질이 어떻게 다른지도 알 수 있고 수 년 동안 다양한 톤암과 승압 트랜스에 매칭해본 경험도 고스란히 담아낼 수가 있기 때문이다.
TSD 15는 여러 면에서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카트리지다. 원래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탓에 대역 밸런스가 좋고 중역의 디테일한 표현력이 아주 뛰어나다. 고음에서 약간 까실한 느낌이 들지만 그게 오히려 중독을 유발하는 매력이기도 하다. TSD 15를 중심으로 토렌스 MCH2는 톤이 약간 낮으면서 두툼한 소리를 낸다. 쉬라즈는 선이 약간 가늘어진 대신 저음부터 고음까지 대역이 넓어지고 하늘거리는 매력적인 고음을 낸다.
수 년 동안 다양한 승압 트랜스를 물려 보았는데, 중 임피던스용으로 괜찮은 승압 트랜스가 드문 게 사실이다. 내 취향에 가장 좋았던 것은 로데 슈왈츠 승압 트랜스가 TSD 15에 살짝 살을 붙이면서 중·저역으로 톤을 살짝 내리는 느낌이어서 제일 좋았다. 그 다음으로는 노이만 V-264가 기억에 남는다. TSD 15의 모니터적인 특성을 잘 유지하면서 가는 듯한 TSD 15의 선율을 윤기 있게 살짝 부풀려 준다. 가장 권장하고 싶은 승압 트랜스다. 그 다음으로 BV33이나 클랑필름 T41을 붙여보았는데, 선이 가늘어지면서 약간 카랑카랑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독일적인 소리를 좋아한다면 추천할 만한 승압 트랜스다. 텔레풍겐의 Bv.42-01도 오랫동안 물려서 사용했는데, 무게 중심이 제일 아래로 내려가고 두툼해지는 장점이 있지만, TSD 15 특유의 개성을 너무 희석시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런 묵직하고 두툼한 소리를 좋아한다면 차라리 카트리지를 MCH 2로 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TSD 15는 바늘 형태에 따라서 VDH(Van Den Hul), SPH(Spherical), SFL(Super Fine Line)로 나뉜다. SPH는 들어보지 못했지만 원추형 바늘로 묵직하고 두툼함 소리를 낼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VDH는 고역이 약간 까실하면서 탄탄하고 선명한 느낌이 든다. 이번에 리뷰한 SFL은 섬세하고 디테일이 좋으며 예상보다 중역의 표현이 두툼하고 부드럽다. VDH 버전의 TSD 15를 듣고 약간 까랑까랑하다고 느꼈다면, 신형인 SFL은 정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카트리지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TSD 15의 출시 가격은 상당히 합리적이다. 누구나 한 번은 써봐야 할 레퍼런스 카트리지로 음질로는 단점을 찾기가 힘든 카트리지다. 그런 TSD 15에게 유일한 단점이 있는데, 댐퍼의 내구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구형 TSD 15 대부분이 댐퍼가 경화되어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신품 TSD 15가 가지는 매력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다른 카트리지는 몰라도 TSD 15만큼은 신품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

 

수입원 D.S.T.KOREA (02)719-5757
가격 165만원

53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9월호 - 5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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