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al Aria 905
상태바
Focal Aria 905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9.01 00:00
  • 2016년 9월호 (53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확실히 다른 유서 깊은 명가의 손맛

 

이 작은 북셀프 모델을 들으면서 떠오른 생각은 이것이다. 역시 명가의 솜씨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약간 선문답 같지만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만일 처음 들어간 음식점이 있다고 치자. 아무 정보가 없는 만큼, 도무지 그 집의 실력을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기본 찬으로 나오는 김치나 멸치볶음을 맛보면, 쉽게 그 내공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집의 경우 짜장면만 시켜보면 나머지 요리가 어떨지 충분히 상상이 가지 않는가. 그간 유토피아 시리즈를 집중해서 들었기 때문에, 포칼의 진짜 실력이 어떤지 반대로 잘 알 수 없었던 점도 있다. 이번에 만난 아리아 905라는 모델은, 오히려 제대로 된 포칼의 모습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메인 요리만 먹다가 이제 면 계통도 먹어보니, 전체적인 포칼의 솜씨를 가름하게 되었다고나 할까?
새롭게 런칭된 아리아 900 시리즈는, 홈시어터와 하이파이를 두루두루 아우르는 콘셉트로 제작되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하이파이가 주력인 듯한데, 그것은 본 기에 대한 만듦새나 내용을 살펴보면 그렇다. 적어도 리어용 스피커로 제작되지는 않은 것이다. 일단 외관을 보면 ‘애걔…’ 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작다. 실제로 메이커에선 3~4평 정도의 방에서, 스피커와 약 2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듣는 경우를 상정하고 있다.
본 기의 최대 강점은, 아리아 시리즈를 만들면서 새롭게 드라이버를 개발하고, 여러 기술을 유토피아 시리즈에서 가져오는 등, 역시 포칼이라는 대 메이커의 유산을 거의 공짜로 답습한 데에 있다. 따라서 높은 가성비는 당연하게 얻는 미덕이다. 특히,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드라이버를 만들어온 부분이 적극 반영된 것은, 본 기의 최대 강점이다.



우선 미드·베이스를 보면, 5인치 구경으로 그리 크지 않다. 대신 플랙스 샌드위치 콘, 이른바 F 콘(F Cone)이라는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점이 흥미롭다. 이것은 무려 5년에 걸친 연구 끝에 지난 2013년에 빛을 본 기술이다. 그 골자는 진동판에 요구되는 강도와 무게, 댐핑 등을 골고루 연구해서 최상의 솔루션을 구축한 데에 있다. 그 핵심은 두 가지 소재를 샌드위치시킨 부분이다. 일단 본 진동판의 중심은 플랙스 파이버라는 소재다. 이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음을 연출하고, 일체의 컬러레이션을 배격한 데에 장점이 있다. 그것을 앞뒤로 글래스 파이버 소재의 진동판이 덮는데, 그것은 강도를 더 높이기 위함이다. 댐핑력도 당연히 올라간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트위터는 TNF라 불린다. 이것은 10여 년 전에 나온 베릴륨 트위터를 개발하면서 나온 유산이라 해도 좋다. 진동판의 소재는 알루미늄과 마그네슘을 적절히 융합했는데,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돔과 브래킷을 연결하는 서스펜션에 포론(Poron)이라는 소재를 채용하면서 더 정확한 움직임을 구현하고 있다. 한 마디로 진동판이 제자리로 빠르게 돌아오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인간의 귀가 예민하게 반응하는 2~4kHz대의 고역 특성이 무척 좋아진다. 놀랍도록 디스토션이 저감된 덕분이다.
물론 스피커에서 드라이버가 핵심이긴 하지만, 그밖에 인클로저, 브레이싱, 네트워크 등 여러 부분에 걸쳐 손볼 곳이 많다. 이 부분에서 역시 포칼의 내공이 믿음직스럽게 발휘되고 있다. 일례로 본 기의 프런트 쪽은 우레탄 계열로 처리했다. 반사음의 영향을 적극적으로 피하기 위함이다. 또 앞쪽에 덕트를 배치함에 따라, 뒤 공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롭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비좁은 방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을 상정, 여러 고안이 세심하게 이뤄진 것이다. 제일 놀라운 것은, 이런 저가 모델조차 프랑스 본사에서 설계, 제조,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이다. 포칼이 가진 최고의 미덕이 바로 여기에 있지 않나 싶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케인의 A-50TP 6L6을사용했고, 소스기는 마란츠의 SA-14S1 SE를 동원했다. 첫 곡은 율리아 피셔가 연주하는 슈베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A단조 1악장. 이 곡은 상당히 특이하다. 슈베르트 특유의 애수가 가득한 피아노 반주 중간중간 과격한 바이올린이 공격적으로 튀어나온다. 여기서 전위적인 면도 보이는데, 그렇다고 이상하지는 않다. 오히려 매력이 넘친다. 그 포인트가 잘 살아있다. 특히, 현의 재현력은 발군. 이어서 에바 캐시디의 ‘대니 보이’. 차분한 통 기타 반주 위로 처연하고, 노스탤직한 에바가 나온다. 습기를 잔뜩 머금은 보컬은 슬픔이 가득하고, 절규할 때의 음성은 이쪽으로 강력하게 다가온다. 그녀 혼자만으로도 충분히 무대를 채우고 남는다. 밀도감이 좋다.
마지막으로 존 콜트레인의 ‘Good Bait’. 모던 재즈 특유의 약간 거칠면서, 원초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다. 특히, 개방감 넘치는 고역에서 과거 역돔 트위터의 명성을 새삼 확인한다. 에너지가 출중하고, 박력 만점의 재생이다. 젊은 날 콜트레인의 기세가 위풍당당하다. 이 작은 스피커에서 이 정도 음이 나온다는 것은, 역으로 포칼의 높은 실력을 새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516-9055  
가격 185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13cm,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60Hz-28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2500Hz   임피던스 8Ω, 4Ω(최소)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100W   크기(WHD)33.4×21.2×24.5cm    무게 5.8kg

53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9월호 - 53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