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v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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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ve P
  • 김남
  • 승인 2016.05.02 00:00
  • 2016년 5월호 (52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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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점과 단점을 보완해서 새롭게 등장한 한지 정전형 스피커의 미래

새 버전들의 최대 장점은 앰프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공관 앰프와 상극이었던 문제점도 해결했다. 이번 호에는 3극 진공관 제품인 케인의 300B 인티앰프로 울렸는데, 그 출력은 20W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놀라울 정도로 반응이 좋다. 그렇다면 대출력 반도체 앰프와는 작별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뮤지컬 피델리티에서 내놓은 신형 인티앰프와의 매칭도 좋다.

마침내 아큐브 스피커에서 그간의 약점을 해소한 획기적인 새 제품이 등장했다! 지난 달 이 제작사의 신제품 아큐브 L을 듣고 나서 썼던 시청기의 첫 문장이다. 본 시청기 아큐브 P는 그 아큐브 L을 더욱 개선한 모델로, 사이즈는 커졌고, 사운드 역시 뛰어남을 자랑하는 모델이다. 가격 역시 큰 차이. 거의 비슷한 디자인을 채용한 제품이라, 언뜻 비슷해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옆에 두고 보면 그 차이를 확연히 체감할 수 있다. 아큐브 L의 사운드와도 제법 차이가 있다. 아큐브 L에서도 느긋하고 여유감을 찾을 수 있었는데, 본 시청기는 그에 더해 더 젊고 깨끗한 소리를 품어내기도 한다. 확실히 상급기라는 것이다. 또한 저역도 확실히 개선된 점도 주목할 만한 점.
새 버전들의 최대 장점은 앰프를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진공관 앰프와 상극이었던 문제점도 해결했다. 이번 호에는 3극 진공관 제품인 케인의 300B 인티앰프로 울렸는데, 그 출력은 20W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놀라울 정도로 반응이 좋다. 그렇다면 대출력 반도체 앰프와는 작별인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뮤지컬 피델리티에서 내놓은 신형 인티앰프와의 매칭도 좋다.
초기 아큐브 제품은 피가 튀길 정도의 선열함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어떤 앰프와 매칭을 하는 것이 정답인지가 난제였다. 대부분 아큐브에는 고가의 하이엔드라야 어울리는 것 아닌가 생각할 정도였다. 또 정전형 스피커의 특성상 전용 트랜스를 포함하고 있어서 역시 출력 트랜스가 필수적인 진공관 앰프와도 궁합이 좋지 않았다. 고심하던 제작자 역시 결국 반도체의 대출력만이 적합하다는 판정 아래 지난해에는 전용 파워 앰프까지 만들어 냈다. 당연히 일반적인 앰프를 가지고 있거나 진공관 앰프를 가지고 있는 애호가라면 아큐브가 아무리 훌륭한 소리라 할지라도 다가가기에는 먼 그대였던 셈이다. 스피커는 보통 타당성이 있어야 하는데 아큐브의 스피커들은 정작 소리내기가 어렵다는 그런 모순 속에서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드디어 대중화의 마당으로 성큼 들어선 것 같다. 지난번의 L 버전부터 그 아쉬움이 완전히 사라졌다. 진공관 앰프의 20W 출력으로도 낭랑하게 울리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시제품이 완성된 새 기종에서는 새로운 기법으로 일종의 미로형 인클로저를 사용해서 더 한층 저역은 풍성해지고 전체적으로도 자연스러움이 증가한 소리를 내기에 성공했다는데 그러한 진전에 기대가 크다.

우리나라의 전통 한지를 진동판으로 제작해서 태어난 이 정전형 스피커는 한국의 대표 제품으로 중기청의 후원을 받고 조선대학교와 산학 합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특이한 제품인데, 태동한 지 두어 해 동안 종전에 볼 수 없었던 진기한 사운드 때문에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렸다. 종래의 스피커에 길들여진 청각으로는 이해하기 벅찬 투명 사운드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어떠한 실내 울림이 있는 공간에서도 이 스피커는 직선으로 사운드를 방사하기 때문에 울림이 심한 서울 구로구의 돔 야구장에서도 뒤늦게 이 스피커의 사용을 검토한 바가 있다고 한다.
아큐브는 현재 세계의 어떠한 스피커도 이러한 해상력과 입체감을 낼 수 없다는 획기적인 찬사와 함께 응축된 중·고역이 주는 위화감을 들어 반론파들의 비판도 등등하다. 화살이 날아와서 꽂히는 것 같은 현악기나 기타 등의 독주곡은 소름이 끼칠 정도이지만 대편성이나 보컬에서 저역이 부족하고 자연스러움과 풍요로움은 부족하다는 등의 논란이 쉬지 않고 충돌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놀랐다. 지난번 L 버전의 충격이 컸다. 해상도와 입체력은 그대로인 채 소리의 두께가 가미되어 풍요로워진 탓으로 어느 곡이든지 듣기가 편해진 것이다.
누가 보더라도 우리 한지를 사용해서 진동판을 만들어 낸 이 스피커는 세계 최고의 됨됨이를 가지고 있다. 누가 감히 모방할 수도 없다. 한지를 진동판으로 한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그 진동판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각고, 전국의 한지 제조 장인들을 수없이 만나는 과정, 한지는 한 번 만들려면 백 번의 손질 과정을 거쳐야 하며 10개를 만들어도 겨우 한 개 정도만 합격품이 나오는 까다로움, 한 겨울철에 만들어야 하는 한계 등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이 스피커에는 포함되어 있다.

이 신제품에서 달라진 것은 파워 박스가 중점이다. 그 안에는 특주한 내장 파워 트랜스가 들어 있는데, 그 파워 트랜스의 코어부터 새롭게 개선하고, 하우징의 분석과 재설계, 모든 원자재 가공 과정의 개선도 이루어냈다. 또 인클로저의 프레임도 신설계를 적용했다. 오해의 한 가지. 본 시청기의 프레임을 흔히 아크릴로 알기 쉽지만, 아크릴이 아니라 순수 강철로 되어 있다. 그래야 대음량에도 진동을 하지 않아서 새롭게 업그레이드한 것인데, 다만 바라보기만 한 탓으로 그러한 오해가 생긴 듯하다.
이렇게 업그레이드한 덕에 감도도 3dB 이상 증가해 87dB까지 올라갔고, 그 결과 하이엔드의 대출력 파워 앰프를 써야 하던 것이 놀랍게도 거의 앰프를 가리지 않는 범용성으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이제 중국산 저가의 진공관 인티앰프부터 시작해 몇 십W의 평범한 반도체 인티앰프로도 소리가 잘 나는 것이다. 진정으로 범용 스피커로 재탄생한 셈이다.
기본적으로 정전형 스피커의 특성은 투명성에 있다. 투명하지 않다면 정전형이 아니다. 300B 앰프 역시 깨끗하고 자연스러운 사운드가 특징이다. 그런 앰프와 매칭된 시청기의 소리는 역시 놀랍도록 선열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뛰어난 입체감과 함께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해체되는 듯하지만 종래처럼 과잉으로 날카롭거나 따갑지는 않다. 윤기와 밀도도 추가되어 하위 모델 L과 차이를 둔다. 진동판이 넓을수록 자연스러움이 증가하는 것이 이런 진동판의 특징이다.
아큐브의 스피커는 한동안 들어 귀를 익혀야 한다. 익힌 다음에는 보통의 스피커로는 소리를 들을 수가 없게 된다. 그러므로 아큐브의 세계는 좀 더디게 오게 된다. 그 점이 주의 사항이다. 

제조원 Accuve (062)232-8216  

가격 5,200만원   사용 유닛 30×108.6cm, 퓨어 풀레인지 ESL   주파수 범위 20Hz-20kHz(-5dB)  
정격 허용 입력 660W(최대허용전류 12A, 최대허용전압 55V)    크기(WHD) 40.4×139.9×35.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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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6년 5월호 - 5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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