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중역대를 기본으로 하는 브리티시 사운드의 매력이 여기서 발견된다. 강약의 대비는 물론이고, 중간에 숨을 쉬거나, 침을 삼키는 소리가 정확하게 들린다. 무엇보다 피아노 하나를 배경으로, 뱃속에서부터 쏟아져 나오는 발성의 깊이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보컬에 정말 큰 강점을 갖고 있다.
과연 이런 종류의 제품을 뭐라고 부를까? 액세서리? 뮤직 컴포넌트? 미니 오디오? 라이프스타일? 아무튼 최근에 이런 콘셉트의 제품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네임의 제품은, 여러 면에서 기존의 상상을 초월한다. 일종의 올인원(All-in-One)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바, 여기서 그간 갈고 닦아온 네임의 기술력이 화려하게 만개했다고 표현해도 부족하지 않다.
일단 사이즈부터 마음에 든다. 왜냐하면, 여기엔 스피커가 달려 있고, 스피커는 어떻게 만들던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일정한 저역을 확보하려면, 그만큼 용적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본기가 라이프스타일을 표방하면서 결국 본격 오디오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은, 정통 오디오 메이커로서 네임이 결코 포기하지 않은 ‘음질’이라는 측면에서 일체 타협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수천 개의 인터넷 라디오 방송의 청취. 사실 나는 최근 아이튠즈의 행보에 불만이 많다. 바로 인터넷 라디오 기능을 빼버렸기 때문이다. 클래식, 록, 재즈, 민속 음악 등 다양한 장르를 나눠서 정말 재미있는 채널이 많았는데, 그 내용이 정말 알찼다. 그래서 주변에 카페나 바를 차린 분들에게도 적극 홍보했던 터였다. 뭔가 허전한 기분을 이번에 네임의 신제품이 달래줬다고나 할까?
에어플레이를 사용한 오디오 스트리밍은 기본이고, USB 기반이 잘 되어 있어서 아이폰, 아이팟 등 다양한 기기를 연결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UPnP 재생이 반갑다. 이 경우 NAS에 가득 저장한 음악 정보를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아이패드를 일종의 리모콘으로 사용해서 원하는 음악을 빠르게 찾아서 들을 수 있다. 정말 세월 많이 좋아졌다.
그런데 이 많은 기능을 처리하는 것은 본기의 상단에 위치한 동그란 조그다. 이게 참 유용하다. 터치를 기본으로 조금 돌리는 것만으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그게 다 그림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나이 든 분들도 한 번만 사용법을 들으면 곧 숙지할 정도다. 이런 편의성은 이쪽 계통 제품을 많이 봐온 내게 무척 신선하게 다가온다.
본기의 최대 매력은 이런 다양한 디지털 소스를 처리하는데 있지만, 결국 올인원 제품이라 최종적으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에 그 기준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 부분에서 본기의 퍼포먼스는 무척 인상적이다. 그 내용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본기에는 좌우 양편에 각각 3개의 유닛이 달려 있다. 트위터, 미드레인지, 그리고 우퍼이다. 본격적인 3웨이 사양이다. 그리고 그 하나하나에 8Ω 75W 사양의 파워 앰프가 붙는다. 유닛 하나당 파워 하나가 달린 꼴이다. 그러니 그 효율이 얼마나 좋을지는 굳이 상상할 필요가 없으리라.
또 DAC쪽을 보면, WAV, FLAC을 최대 24비트/192kHz로, AIFF를 최대 24비트/96kHz까지 재생할 수 있다. 거기에 오랜 앰프 메이커로 다져진 네임의 아날로그 출력단 및 파워가 더해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당연히 빼어난 퀄러티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음을 들어보면 정통적인 브리티시 사운드 계열에 네임만의 독특한 개성이 가해져서, 상당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첫 곡으로 율리아 피셔, 마틴 헬름헨 연주의 슈베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D384를 듣는다. 결코 작지 않은 스케일이며, 밀도가 높다. 실키하면서 힘이 있는 바이올린이 전면을 가득 채운다. 결코 테크닉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피아노와 정치하게 엮어가는 악상이 진솔하고 또 소담스럽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역사적 만남, 그 자체가 주는 무게가 만만치 않다. 아무래도 음악을 소란스럽게 듣고자 하는 분들에게 좋은 모델이다.
코제나가 부른 드보르작의 ‘In Folk Tone op.73’은, 보컬의 강력한 발성이 이쪽에 당당하게 전달된다. 충실한 중역대를 기본으로 하는 브리티시 사운드의 매력이 여기서 발견된다. 강약의 대비는 물론이고, 중간에 숨을 쉬거나, 침을 삼키는 소리가 정확하게 들린다. 무엇보다 피아노 하나를 배경으로, 뱃속에서부터 쏟아져 나오는 발성의 깊이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보컬에 정말 큰 강점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니키 패럿이 노래하는 ‘Dark Eyes’. 더블 베이스를 치면서 노래한다는 이색 구성인데, 그 생동감 넘치는 분위기가 넘실넘실 잘도 전달된다. 다소 어수선하고, 시끄러운 녹음인데, 여기서는 꽤나 정돈되고 또 차분하다. 특히 중간에 더블 베이스와 같은 멜로디로 허밍하는 대목은 압권이며, 중간에 나오는 테너 색소폰의 소탈한 솔로는 자연스럽게 미소 짓게 한다. 잘된 녹음은 물론, 잘 되지 않은 녹음도 적절한 음악성을 지니게 하는 매력을 본기가 갖고 있는 것이다.
수입원 디오플러스 (031)906-5381
가격 199만원 실효 출력 75W×6(8Ω) 디지털 입력 Optical×1, USB A×1
네트워크 Ethernet(10/100Mbps), Wi-Fi(802.11b/g) 2.4GHz 블루투스 SBC, AAC, apt-X
인터넷 라디오 vTuner 프리미엄 크기(WHD) 62.8×12.2×25.6cm 무게 13k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