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BA Design WA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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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A Design WA202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4.10.01 00:00
  • 2014년 10월호 (50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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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오디오의 자존심 YBA

해외의 오디오 쇼를 다니다 보면, 가끔 눈에 들어오는 브랜드가 있다. 개중에는 가격 대비 성능이 우수한 것들도 있어서, ‘아, 이런 제품은 꼭 소개되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YBA도 그 중 하나다.
사실 프랑스의 오디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YBA다. 굳이 초 하이엔드 제품을 만들지 않아 다소 지명도에서 손해를 보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꽤 만족스런 퀄러티는 확실히 보장한다. 요즘 스위스의 불어권이 급상승하는 것을 계기로, 프랑스 오디오에 대한 관심도 덧붙여 높아지는 터라, 이번 리뷰는 개인적으로 흥미롭기도 했다.
여기서 잠깐 YBA에 대해 짚고 넘어가면, 창업자의 이름이 ‘Yves-Bernard Andre’로, 그의 이니셜을 회사명으로 삼았음을 알 수 있다. 이미 1971년부터 활발하게 오디오를 만들었고, 81년도에 정식 런칭했으니 꽤 긴 역사를 자랑한다 하겠다. 일체 한눈 팔지 않고 앰프 중심으로 운영하다가 CDP와 DAC 등 디지털 관련 제품을 추가한 정도다.

이번에 만난 WA202는, 이른바 디자인 시리즈에 속한다. 동사의 가장 염가판으로, 말하자면 저렴한 가격에 YBA의 정수를 즐길 수 있는 제품이라 해도 무방하다. 참고로 함께 나온 제품군 중에는 WM202라는 CDP도 있고, WD202라는 단품 DAC도 있다. 아마 본 기의 성능에 확신을 갖게 된다면, 충분히 추가할 만한 내용을 담은 제품들이라 하겠다.
WA202를 보고 느낀 점은, 참 온고지신의 미덕이 제대로 담긴 모델이라는 것이다. 왜 그런가 하면, 아무리 뒤져 봐도 요즘 찾을 수 없는 AM/FM이 담긴 리시버의 형태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리시버는 1970년대만 해도 일종의 주류를 형성했고, 그 당시 나온 몇몇 기종은 지금도 중고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정이다. 특히, 튜너부가 좋은 앰프는 상등급 취급을 받고 있다. 그런 면에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본 기의 콘셉트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또 하나는 일종의 인티앰프 형식이면서, 별도의 프리 아웃 단자를 만들어 확장성을 도모한 것이다. 말하자면 8Ω의 50W라는 스펙에 약간 불만이 있다고 하면, 별도의 파워를 더함으로써 본기의 에센스는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보기 드문 튜너 탑재형이라, 함부로 내치기엔 뭐하지 않을까 싶다.
YBA의 제품 철학은 오디오에 있어서 테크놀로지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기본적인 기술력은 갖춰야 하고, 늘 혁신을 추구해야 하지만, 그 최종 목표는 역시 음악인 것이다. 그래서 그 만듦새에 있어서도 열정과 경험이 들어가야 한다. 만일 그런 마음이 없으면, 그냥 전자 제품으로 끝나고 만다.
이런 자세는 제작 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본 기의 경우, 거의 모든 부분이 다 프랑스산이다. 단순히 어셈블리에 그친 게 아니라, 설계부터 트랜스, 저항, 커넥터 등 거의 모든 부품이 다 프랑스 내에서 조달한, 일종의 특주품인 것이다.
설계에 있어서도 ‘우아한’ 단순미를 추구하고 있다. 그래서 입력단, 증폭단, 출력단에 최소의 TR을 배치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 증폭단의 경우 클래스A 방식을 고집하고 있고, 출력단에 쓰이는 TR은 높은 전류에도 무리가 없는 소자를 투입하고 있다. 무려 30암페어급이다. 한편 전원 트랜스의 경우도, 열악한 전기 사정에도 무리가 없는 EI 방식을 쓰고 있는데, 160VA급을 투입, 넉넉한 용량을 갖추고 있다. 확실히 기본기가 충실하고, 음악적 에센스를 잃지 않는 내용을 갖고 있다 하겠다.

한편 동사는 열과 진동, 전자기 간섭 등에서 자유로운 독자적인 특허를 갖고 있는 바, 이를 가리켜 ‘Memory Free Design’이라 명명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언제 기회가 되면 소개하기로 하고, 이번에는 음질 중심으로 리뷰를 마무리 지을까 한다. 참고로 스피커는 B&W의 최신작 CM6 S2가 쓰였고, CDP는 캠브리지의 아주르 351C가 동원되었다.
첫 곡으로 카라얀 지휘, 요요 마, 무터 등이 참가한 베토벤의 3중 협주곡. 초반에 강력한 존재감으로 밀고 나오는 첼로군이 눈에 띄고, 점차 자리를 잡아가는 오케스트라의 품새가 일목요연하다. 이어서 등장하는 세 개의 솔로 악기들은, 빼어난 정위감과 더불어 각각의 음색이 매력적으로 표현된다. 이 가격대의 제품에서 볼 수 없는 고급스러움이다. 역시 예술에 조예가 깊은 프랑스인들의 깊은 표현력이 담겨 있다고 하겠다.
이어서 롤랜드 한나의 ‘Serenade’. 노익장들로 구성된 피아노 트리오지만, 힘과 기백이 넘친다. 그러나 힘 일변도가 아닌, 적절한 페이스 조절과 디테일한 묘사가 포함되어, 과연 거장들의 솜씨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더블 베이스의 양감도 괜찮고, 피아노 터치의 명료함이나 드럼의 어택감 등이 골고루 믹스되어 듣기 좋게 마무리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비틀즈의 ‘Come Together’. 라지 톰톰과 베이스가 주류를 이루는 구성이어서 저역 체크에 무척 좋다. 과연 바닥을 두드리는 정도는 아니지만 분명한 라인과 양감을 선사한다. 중간에 나오는 기타 솔로나 심벌즈의 격한 소리도 제대로 잡아낸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우아하다. 참 흥미로운 재생이다. 

수입원 다웅 (02)597-4100
가격 145만원  실효 출력 50W(8Ω)  입력 RCA×4  튜너 AM/FM  주파수 응답 20Hz-20kHz 
THD+N 0.01% 이하  S/N비 90dB 이상  크기(WHD) 32×11×28cm  무게 6.7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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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10월호 - 5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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