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cuve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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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uve 7
  • 김남
  • 승인 2014.06.01 00:00
  • 2014년 6월호 (503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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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손에 잡힐 듯한 음악의 샤워

자연음에 가까운 원음의 구사력이라는 면에서 보면 현존하는 스피커 중에서는 단연코 발군의 능력이다. 어떤 하이엔드의 제품이라고 해도 이런 자신감과 완벽함은 없었다. 오디오의 시작은 에디슨이지만 오디오의 끝은 아큐브라는 제작자의 자신감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이다.

이 스피커를 완벽하게 듣기 위해서는 최적화된 높이의 의자가 필요하다. 그래서 제작자는 나지막한 특별 의자를 스피커와 함께 보내 왔다. 등받이가 길고 거의 바닥에 닿을 듯한 낮은 높이의 의자로, 리클라이너와 비슷한 높이로 되어 있다. 제작사에서 이 높이에 제품을 최적화해서 개발했다고 한다. 이 제작사의 제품을 3번째 시청을 하는 것이지만, 그동안은 그냥 보통 의자에서 소리를 들어 왔는데, 제작사에서는 그러면 실제 소리를 제대로 들을 수 없다고 한다.
이번에는 시청실에서 그 의자에 드러눕다시피 하고 음을 울려 본다. 이런 자세는 시청실이고 집이고 간에 처음이다. 그리고 진정으로 놀랐다. 머리 위로 천정 그 아래로 마치 강렬한 소리의 양탄자가 쏜살같이 쉴 새 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 아닌가. 아라비안나이트의 마술 담요처럼 말이다. 마치 높이 지나가는 음의 실체를 손으로 움켜잡을 수 있을 듯하다. 높은 교회당에서 들으면 그야말로 하나님의 음성이 하늘 위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것 같겠다. 머리 위뿐 아니라 전후좌우로도 빛살같이 뻗어 나가는 소리가 몸 여기저기에 쉴 새 없이 부딪힌다. 마치 스피커는 사라지고 음악만이 남는다고 외지의 평론가들이 글을 쓰고 있지만 한 번도 그런 실감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드디어 이 제품에서는 소리가 손에 잡힐 듯하다. 음악의 샤워! 바로 그것이다. 이런 장점을 충분히 파악해 보라는 의미로 이런 특별 의자를 주문 제작해서 보내온 것이다.

이 스피커는 귀에 익히는데 적어도 1주일이 걸리지만 한 번 익히고 나면 도저히 다른 스피커는 들을 수 없다고 하는 시청 보고가 나와 있기도 하다. 합창단이나 악기 위치가 거의 완벽에 가깝게 표시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꽤 팔린 오디오 테스트 음반에 나오는 해설도 그래서 거짓말로 밝혀진 바가 있다. 전면 합창단의 위치가 1층이 아니라 2층인 것으로 드러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이 스피커 때문이다.
이 기이한 스피커. 세계 최초. 정전형 스피커 100년 역사를 완전히 개념을 뒤바꿔 버린 한국의 한지 스피커.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세계 최초의 한지 진동판을 사용한 이 정전형 스피커의 실체감에 반신반의하는 분들이 아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내용을 알면 의심은 금방 사라지리라.
지난 달 열렸던 국내의 한 오디오 쇼에서도 인기를 독차지했다는데, 소리를 들어 보고 온 한 지인으로부터 한지로 만든 진동판의 내구성이 정말 그렇게 오래갈까요? 라는 질문을 받았다. 제작자는 그 의문에 대해 세상의 어떤 진동판보다도 더 우수하며 예상 시간 100년이라고 대답하고 있다. 우선 보증 기간도 10년이라고 한다. 펄프 콘지는 사실 보기와 달리 허약하다. 나는 펄프 콘의 한 제품을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무심코 손가락을 한 번 대보는 순간 쩍 금이 가고 말았다. 그때 보니 우퍼의 전 부분이 마치 삭아 있는 것처럼 부스럭거렸다. 외국의 펄프 재질은 확대해서 보면 철근이 들어 있지 않은 시멘트 패널 같고, 한지는 전 부분이 철근을 깔아 놓은 듯 질기다고 한다.
종래의 정전형 제품들은 전 패널이 4분할, 혹은 8분할되어 각각의 소리를 내주기 때문에 밸런스가 사실상 일치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중 일부만 고장이 나도 전체를 갈아야 하는 원초적 약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 시청기는 그것과는 기본이 다르다. 전체가 하나의 진동판으로 통일이 되어 있으며, 그래서 완전히 일치하는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다.

일반 스피커를 제작하면서 심도, 임팩트, 포커스, 임장감, 투명도 등을 테스트하고 있으나 말처럼 그런 것을 분간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 시청 스피커에서는 놀랄 만큼 그런 것들이 조목조목 쉽게 드러난다. 불가사의하다. 밀도 있는 중역을 들으면 레이저의 빛살에 맞는 것처럼 얼굴에 소리가 날아와 부딪힌다. 오죽했으면 하울링으로 고생하던 한 천주교 성당에서 이 스피커로 전면 교체했겠는가.
본 시청기는 제작사의 3기종 중 가장 대형기이다. 3과 5에 이은 플래그십 모델 7인데, 일반 스피커가 우퍼의 크기로 분류가 되듯 이 제품도 3기종 중 진동판이 가장 넓다. 이 스피커는 가격도 고가이지만, 정작 그보다 더 주의할 점은 파워 앰프의 선택이 까다롭다는 것이다. 정전형 제품들은 모두 감도가 낮지만 이 스피커도 감도가 84dB에 불과하다. 그래서 권장 출력도 100-500W다. 당연히 진공관 앰프는 적절하지 않다. 더구나 정전형이라 스피커에 전원 트랜스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앰프에 파워 트랜스가 있으면 전기적으로 권장 사항이 아니다. 그래도 매킨토시 MC275로 사용하는 분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본 기기를 들으면서 처음에는 진공관 앰프로 연결했는데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다. 그래서 반도체 앰프로 교체하니 비로소 근접한 효과가 나왔고, 더 대출력의 앰프로 물리니 더 한층 명료하고 싱싱하며 입체감이 치솟는다.
이 제품 한 대만 구입하면 3대가 마음 놓고 하이파이든 홈시어터든 구사할 수 있겠다. 자연음에 가까운 원음의 구사력이라는 면에서 보면 현존하는 스피커 중에서는 단연코 발군의 능력이다. 어떤 하이엔드의 제품이라고 해도 이런 자신감과 완벽함은 없었다. 오디오의 시작은 에디슨이지만 오디오의 끝은 아큐브라는 제작자의 자신감이 결코 과장이 아닌 것이다. 세계 스피커 역사에 한 획을 그어 놓은 제품의 탄생에 기립 박수를 보낸다. 

제조원 Accuve (050)2000-9119
가격 3,600만원  구성 110×30cm 퓨어 풀레인지 ESL  재생주파수대역 20Hz-20kHz  임피던스 8Ω 
출력음압레벨 84dB/2.83V/m  권장 앰프 출력 100-500W  높이 144.2cm  넓이 41.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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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6월호 - 5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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