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rmester 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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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rmester 101
  • 김남
  • 승인 2014.04.01 00:00
  • 2014년 4월호 (50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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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며 고상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하이엔드의 첫 시작
우아하고 자연스러우면서 깨끗하고, 거기에 아름다움까지 곁들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보통의 염가 제품에서는 이런 수십 년간 내려온 전통의 소리가 결코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별로 개성이 없는 듯하면서, 그러나 들을수록 희미한 아카시아 향기 같은 것이 풍겨 나오면서, 창을 열고 싶은 맑은 5월 밤의 맛이 우러나온다.

1천만원대를 넘는 인티앰프를 헤아려 보니 얼른 생각에도 10여 기종을 훌쩍 넘어 20여 기종에 육박한다. 대부분 하이엔드 업체의 제품이며, 그 숫자는 더 증가하면 증가했지 줄어들 리 없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바람직한 것이라 생각된다. 앰프의 효율성을 생각할 때 인티앰프야 말로 소비자들에게 가장 사용상 이점이 있는 것이며, 사실 기계적으로 생각할 때에도 인티앰프가 분리형에 비해 성능이 떨어진다는 근거도 없는 것이다. 특수한 경우 대출력 제품에 한해 분리형이나 모노블록 등도 필요하겠지만, 초기 앰프들이 인티앰프 제품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을 제작자들이나 소비자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인티앰프는 잘만 설계하면 분리형보다도 오히려 성능이 더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인티앰프 하나와 CD 플레이어 한 대가 단출하게 랙을 차지하고 있는 홀가분한 모습! 인티앰프들이 좀더 분발하기 바란다.
본 시청기는 독일 하이엔드의 대명사 부메스터가 내놓은 신제품인데, 기왕에도 부메스터는 인티앰프가 몇 기종 출시되어 있었다. 본 제품은 동사 인티앰프 중 최신 기종이며, 동사의 엔트리 모델이기도 하며, 또 가격대로 볼 때 동사의 제품 중에서는 가장 실용적인 기종이기도 하다. 부메스터는 이 앰프와 함께 시리즈 성격으로 동종의 102 CD 플레이어를 함께 출시했다. 2기종을 나란히 포개 놓아도 전혀 부피가 크지 않으며, 미려함은 2배 이상으로 증가한다. 버튼 배치나 우아한 전면 섀시 등은 전형적인 부메스터 계열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해 놨는데, 이러한 외형만으로도 부메스터 톤이라는 것을 대충 짐작할 수도 있겠다.



이 인티앰프는 멋진 외관에 비해 비교적 가볍다는 것이 특징인데, 이유는 클래스D 파워 섹션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당한 고가의 파워 앰프도 클래스D 제품들이 즐비한 시절이며, 순 A급 제품만이 최고라는 등식은 이미 사라져 버린 지 오래이다. 그러나 이 제품은 D급 출력을 가지고 있어도 아날로그 파워 서플라이를 갖추고 있어서 상당히 특수하다. 이런 조합의 제품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프리앰프 전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밸런스 프리 아웃 단자를 마련하고 있어서 이 제품은 프리앰프 성능을 우선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출력은 8Ω이 아니라 4Ω에서 120W이며, 이만한 수치는 이 정도로도 웬만한 스피커는 제어가 가능하지만, 차후 대출력 파워 앰프와 연결해 시스템의 업그레이드를 가능토록 배려한 것은 하이엔드 메이커로서 바람직한 기능이라 생각된다.
전면에 헤드폰 잭이 마련되어 있는 점도 특징. 그 점을 제외하면 음악 전용의 정통적인 제품이며, 부메스터 사운드라는 것을 계승하고 있는 적자 혈통이라는 점이 강조되어 있기도 하다. 함께 출시된 102 CD 플레이어를 활용하면 기능이 더 늘어나겠지만, 요즈음 추세인 IT 계통의 사용 기능은 마련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고가 제품은 아직 그런 쪽으로는 별로 특별한 관심이 없는 듯하다.



본 시청기를 동 시리즈인 102 CD 플레이어와 연결하고, 스피커는 몇 기종으로 변화를 줬다. 예감처럼 이 앰프는 따스하면서도 청결해 마치 우아한 유럽 고성의 잔디밭을 산책하고 있는 왕녀처럼 고상한 맛이 풍긴다. 다인오디오의 컨투어 S1.4와의 매칭은 이 스피커의 감도가 4Ω에서 85dB에 그치기 때문에 다소 출력에서 다소 열세였지만, 그러나 음장감은 당당하다. 대편성에서 저역의 텐션이 다소 소극적이 되는 것 외에는 약점이라는 것이 나타나는 순간이 없다.
부메스터 톤이라는 것은 하이엔드 사운드에 약간 귀가 익은 경우라면 이해하기가 쉽다. 결코 씩씩하거나 어떤 성향이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고가의 하이엔드들에게서 나타나는 공통된 성향이기도 하지만, 이런 우아하고 자연스러우면서 깨끗하고, 거기에 아름다움까지 곁들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보통의 염가 제품에서는 이런 수십 년간 내려온 전통의 소리가 결코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별로 개성이 없는 듯하면서, 그러나 들을수록 희미한 아카시아 향기 같은 것이 풍겨 나오면서, 창을 열고 싶은 맑은 5월 밤의 맛이 우러나온다. 밀도가 있으면서도 포근해 보컬은 다정다감하기 짝이 없다. 그윽한 현은 너무나도 탐미적이고, 피아노의 청결함 역시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다소 모질지 못해 하드록을 여유 있게 울릴 수 있는 취향은 아닌 것 같지만, 몇 차례 스피커를 교체해 봤어도 유럽 고성의 잔디밭에서 흰 드레스를 입고 서 있는 수줍은 공주의 모습이 연상된다. 품위 있는 고상하기 짝이 없는 제품이다. 



수입원 우리오디오 (02)2246-0087
가격 1,100만원  실효 출력 120W(4Ω)  주파수 응답 5Hz-60kHz  S/N비 74dB 이상  THD+N 0.015% 
댐핑 팩터 250 이상  입력 감도 550mV  크기(WHD) 48.2×9.3×35cm  무게 1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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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4년 4월호 - 5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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