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DL Acoustics TDL-18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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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L Acoustics TDL-18CD
  • 김남
  • 승인 2014.03.01 00:00
  • 2014년 3월호 (50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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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브랜드 TDL의 첫 번째 출사표
지난 10여 년간 중·저가 시장을 가장 화려하게 수놓은 브랜드를 꼽는다면 아마도 케인이 상위권에 랭크될 것이다. 유럽의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유머러스함은 없지만 우직하고 근면한 독일 사람들의 심성과 자동차나 전자 기기에 관한 한 전 세계 톱클래스인 독일의 기술력이 결합된 오디오 브랜드들의 면면 가운데서도 가격적으로 가장 친근하게 다가온 것이 케인의 라인업이다.
이제 그 지난한 세월이 점차 숙성되어 가면서, 케인은 또 하나의 모험을 감행했다. 그간 입문기용 제품에 주력하던 정책을 수정해서, 본격 미들 클래스 이상의 제품을 런칭하기 시작한 것이다. 바로 그 레이블이 'TDL Acoustics'다.
케인과 같은 회사가 오랜 기간 쌓아 올린 성과나 노하우를 생각한다면, 이런 프리미엄 브랜드의 런칭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것 같다. 이미 이런 사례를 우리는 일본의 오디오 회사들에서 경험한 바 있다. 즉, 파이오니아의 익스클루시브와 TAD, 티악의 에소테릭 등 파고들면 의외로 많은 프리미엄 브랜드가 숨어 있다.
단, 일본은 내수 시장이 크기 때문에 이런 회사의 제품이 주로 국내에서 소비되는 반면, TDL 어쿠스틱스는 케인의 전략에 따라 전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다르다. 아무튼 독일 혈통이 더 진하게 가미되고, 마켓의 요구에 맞춰 발빠르게 출시된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에 나온 첫 작품은 CD 플레이어로, 그간 진공관 인티앰프와 CD 플레이어로 인지도를 높인 케인의 브랜드력이 유감없이 투영되었으리라는 것을 첫눈에 짐작케 한다.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전체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케인의 장점에다 복고적인 맛을 적절히 가미했다. 이 부분은 긍정적인 느낌을 준다. 새로운 레이블이라고 디자인 콘셉트를 바꿔서 요란하게 광고하는 것보다는, 기존의 케인 팬들을 만족시키면서 어느 정도의 예산만 추가하면 손에 넣을 정도의 보폭만 보여 줬기 때문이다.
현재 소프트웨어 시장을 보면, 일종의 춘추전국을 연상시킨다. MP3가 나오고, 애플이 나오고, PC 파이가 나오면서 다운로드 시장이 급속하게 커진 가운데, 음반사들의 전략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유니버설은, 중량반 LP 리스트를 확장함과 동시에 블루레이 오디오라는 새 포맷을 들고 나왔다. 이는 24비트/96kHz라는 고음질 포맷을 디스크에 담은 것으로, 그간 패키지 미디어에 익숙한 애호가들을 위한 서비스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도 소프트의 주역은 CD다. 처음 포맷이 나온 지 30년도 훨씬 지난 만큼, 그간 다양하게 출시된 타이틀들의 양도 엄청날 뿐 아니라, CD의 태생적인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엄청난 노력이 가미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리마스터링이다.
여기서 잠깐 음반의 녹음 과정에 대해 짚어 보자. 흔히 생각하는 녹음과 편집에 대해선 충분히 짐작하시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마스터링이란? 이것은 엔지니어가 완성된 녹음에 최종 손길을 가하는 것으로서, 이 대목에서 해당 뮤지션의 아이덴티티나 녹음의 퀄러티 등 여러 부분이 확정된다. 단순히 튜닝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이 대목에서 해당 소프트의 모습이 정리되는 것이다.
CD가 나오고 한동안은, LP 시절에 마스터링된 것을 그대로 디지털화하면 되는 줄 알았다. 하긴 마켓의 요구에 맞춰 빨리 다양한 레퍼토리를 갖춰야 했던 만큼, 일사천리로 CD를 찍어내기에 급급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고 더욱 전문적인 음악 감상용 CD 플레이어들이 등장하고, LP가 석권했던 시장을 이양 받으면서, CD의 음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이 일어났다.
이후 CD의 스펙과 감각에 걸맞은 마스터링이 새롭게 이루어지고, 이를 통해 많은 뮤지션들의 걸작들이 새롭게 태어나게 되었다. 이를테면 비틀즈, 핑크 플로이드, 퀸, 마일즈 데이비스, 존 콜트레인 등 리스트는 끝도 없다. 이 시기에 우리나라는 고음질 파일이니 다운로드니 해서, CD를 매정하게 버리고, 공짜라는 말에 현혹되어 파일 뮤직 쪽으로 옮아간 것이다. 그러니 무려 30년에 걸쳐 쌓아 올린 CD의 성과를 전혀 모르는 분들도 많은 형편이다.
물론 하드웨어의 측면에서도 문제는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저가 CD 플레이어를 만들어 봤자 팔리지 않으므로, 아예 고가로 가 버린 것이다. 그러나 한 장의 CD를 듣기 위해 1억이 넘는 시스템이 과연 필요한 것일까? 그냥 소박하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CD를 즐길 수는 없을까.



이번에 TDL에서 나온 TDL-18CD라는 모델은, 바로 이런 상황에서 시의적절하게 출시된 제품이라 할 만하다. 물론 이 제품의 전신은 케인에서 나온 CDT-15A라는 모델이다. 이 제품은 발매 직후 전 세계적인 호응을 얻어 SE, 리미티드 버전 등의 베리에이션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TDL-18CD는 아예 일신한 내용을 담고 있다. 기본 설계 방침은 비슷하지만, 투입된 테크놀로지나 물량이 프리미엄 브랜드에 걸맞은 내용을 갖고 있다. 우선 부품에서 케인과 같은 큰 회사의 장점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일단 구매하는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충분히 시간을 갖고 최상의 제품을 선별한 것이다. 같은 부품이라고 해도, 실제로 측정해 보면 천차만별이다. 대충 만드는 기기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본 제품처럼 프리미엄 브랜드로 나오는 제품은 더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 점에서 기본 물량 투입부터 다른 것이다.
외관만 봐도 그렇다. 기본적으로 단단한 철제 섀시를 채택한 가운데, 프런트 패널은 10mm 두께의 알루미늄으로 처리했는데, 거기에 다시 10mm 두께의 알루미늄을 덧댔다. 이것은 단순히 디자인적인 측면만 고려한 게 아니라, 자체 내 진동을 억제하고, 반사파에도 영향을 덜 받는 등 여러 음향적인 고려가 이루어진 부분이다.
여기에 사이드 패널은 체리 빛깔이 감도는 두툼한 목재로 하이글로시 마감을 했다. 이런 콘셉트는 과거 일본 제품의 프리미엄급에 해당하는 부분이기도 해서 가볍게 탄성이 나온다. 사용자에게 소유의 기쁨을 주는 배려 같기도 하다.
심지어 대부분의 나사를 밑판에 배치해서, 상단에 하나도 보이지 않게 했다. 이런 철두철미한 만듦새는 독일 오디오의 특징 중 하나로, 이 기기에도 그 혈통이 강하게 흐른다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그냥 손가락으로 두드려 봐도 그 강한 내구성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아날로그단에 진공관 방식을 투입했다는 것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TR 출력단이 제공되지만, 진공관 앰프 메이커답게 이런 옵션도 첨가한 점이 특기할 만하다. 투입된 관은 엠페렉스의 6922 초단관이다. 다소 심지가 곧고, 음영이 진해서 클래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더욱 호응할 만한 음색이다.
그리고 24비트/192kHz의 고음질 포맷에 대응하는 X-MOS 칩을 사용한 USB D/A 컨버터 기능 추가는 절묘한 한 수라 말할 수밖에 없다. 최신 트렌드를 제대로 읽고 있는 것이다.
TDL-18CD는 시장에서 상당한 신뢰를 구축한 케인의 자존심을 걸고 출시한 프리미엄급 제품답게 지적할 만한 부분을 굳이 찾아내려 해도 흠잡을 데가 없을 만큼 여러 가지 미덕이 골고루 실현되어 있는 제품이다.



수입원
TDL어쿠스틱스 (010)7421-7766
가격 167만원  출력 레벨 2V  USB 입력 24비트/192kHz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S/N비 92dB 이상 
다이내믹 레인지 120dB 이상  채널 분리도 100dB 이상  크기(WHD) 44×10×35cm  무게 10kg
 

50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4년 3월호 - 50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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