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스피커 전문 업체 PSB는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업체 중 하나다. 가장 소비자 지향적인 오디오 업체를 꼽는다면 그중에서 PSB를 빼놓을 수 없다. PSB는 성능과 가치란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우선 성능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래서 PSB 제품의 목표는 음악의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 즉, 모든 음악적인 세부를 제공하기 위해 고주파수 대역의 성능을 충분히 높여 주고, 음악의 중량감이 충분히 느껴지도록 저주파수 대역의 응답을 충분히 제공한다. 또한 악기들의 사운드가 원음 그대로 들리면서 과장된 부분이나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착색 없이 제대로 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음색 밸런스를 전 영역에서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
또한 가치란 면에서 PSB는 자신의 스피커들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도록 노력해 왔다. 스피커는 오디오 기기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이며, 오디오 소비자의 입장에선 가구의 일종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따라서 많은 스피커 제품들이 유행에 따라 변화를 꾀한다. 그러나 유행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순간적인 것이다. 따라서 PSB는 수년이 지나도 오디오 소비자들이 만족할 만한 제품이 되기를 원하고 있으며, 오랫동안 스피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를 원하면서 될 수 있는 한 세련되게 제품을 디자인해 왔다.



이번에 필자가 시청한 싱크로니 원은 PSB의 최상급 시리즈에 속한다. 이 시리즈에는 유닛이 5개짜리인 톨보이형 싱크로니 원, 북셀프형 싱크로니 원 B, 센터형 싱크로니 원 C, 그리고 리어형 싱크로니 S가 있다. 이 시리즈로 충분히 하이파이는 물론 AV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물론 별도의 서브우퍼도 취향에 따라 추가할 수 있다.
싱크로니 원은 모두 5개의 유닛이 채용되어 있는 3웨이 5스피커이다. 특이하게 6.5인치 우퍼 유닛을 스피커의 맨 상단과 중앙, 하단에 3개나 채용했고, 그 사이에 4인치 미드레인지와 1인치 티타늄 돔 트위터가 있다. 일반적으로 트위터가 맨 위에 오는 것과는 사뭇 다른 배치이다. 저음 유닛이 트위터를 중심으로 아래위로 3개나 배치한 것을 변형 가상 동축형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배치는 특히 저음에 신경 썼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데, 아마 AV 시장까지도 겨냥한 의도처럼 보인다. 하지만 과도한 저음은 이런 시스템에서 특히 잘 드러날 터, 그래서 PSB는 지나친 울림을 배제하기 위해 뒤로 갈수록 좁아지는 라운드 스타일과 앞뒤 배플에 금속을 덧대어 진동 방지를 했고, 스피커 무게가 28kg이나 되게 무겁게 만들어 각별히 과도한 울림에 신경을 썼다. 우퍼와 미드레인지는 파이버 글라스 재질의 진동판을 사용했다. 주파수 범위는 30Hz-23kHz이다. 크기는 228×1092×328(mm, WHD)이다.
PSB의 싱크로니 원 스피커에 대한 이런 사전 지식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청취에 임했다. 유니슨 리서치의 유니코 CD 프리모 CD 플레이어에 트락스 디오니소스 프리와 헤로스 파워 앰프를 연결하고 여기에 싱크로니 원 스피커를 연결했다.
먼저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최고의 기교파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의 연주로 들어 보았다. 상당히 높은 해상도를 바탕으로 정교한 피아노 음을 재연한다. 배음도 풍부한 편이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의 앞부분에선 첼로와 바이올린의 음색이 사실적이고 질감도 잘 드러낸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를 들었다. 앞부분에 나오는 저음 현악기의 반주는 에너지와 생동감이 있고, 악기들의 음색을 잘 표현해 낸다. 조수미의 목소리도 맑고 청아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좌우로 넓게 들리는 오케스트라가 인상적이다. 악기들의 정위감과 음색도 잘 표현하며, 솔로 가수들의 목소리도 사실적이며 힘이 잘 드러난다.
이렇게 몇 가지 음반을 들어 보니 PSB의 싱크로니 원 스피커 역시 전형적인 PSB 스피커 중의 하나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상급 모델답게 전 대역에서 평탄한 주파수 특성은 저음에서 고음까지 소리를 골고루 재생시킴으로써 어느 한구석 특별히 모가 나지 않는 매끄러운 소리를 들려주었다. 특히 높은 해상도를 바탕으로 악기의 음색과 질감을 사실적이고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다만 이런 능력을 제대로 이끌어 내기 위해선 이 스피커를 확실히 제어할 수 있는 적당한 앰프가 필요할 것이다.



수입원 소비코AV (02)525-0704
가격 528만원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3) 16.5cm, 미드레인지 10.2cm, 트위터 2.5cm 티타늄 돔 
재생주파수대역 30Hz-23kHz(±3dB)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   권장 앰프 출력 20-300W 
크기(WHD) 22.8×109.2×32.8cm   무게 28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