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다운 음색과 여유로움을
최상으로 표현하다
최상으로 표현하다
번거로운 품목인데도, 리뷰를 흔쾌히 받아들인 이유는 솔리톤 케이블이라는 것이 이유였다. 전에 솔리톤의 훅업 와이어를 리뷰한 적이 있는데, 소리가 아주 인상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출시한 톤암 케이블은 동 단결정 선재로 일반 인터커넥터보다는 좀더 가는 단심선을 사용했고, RCA 단자도 단결정을 사용한 고급 제품이다. 톤암에 끼워 넣고 볼륨을 올렸는데, 아무 소리가 안 났다. 단심선이라 약간 뻣뻣해서 톤암에 제대로 끼워지지 않은 것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악 소리도 안 났지만 험도 전혀 안 들리는 것이었다. 보통 톤암 케이블이 제대로 끼워지지 않으면 톤암 케이블이 안테나가 되어 '웅~' 하는 험이 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원래 사용하던 반덴헐 하이브리드 501 톤암 케이블을 톤암에 연결하지 않고 같은 조건으로 접속했다. 크진 않지만 '웅~' 하는 험이 난다. 무엇 때문에 같은 조건에서 솔리톤 케이블이 험이 거의 없는 것일까 고민하다가 혹시 어스선이 단결정 선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단결정 선은 일반 선에 비해서 전기 저항이 낮아서 어스선으로 최적이기 때문이다. 나중에 솔리톤에 확인해보니 필자 예상대로 접지선도 단결정 선을 사용했다고 했다.
시청에 동원된 시스템은 렌코 99 턴 베이스에 FR64Fx 톤암, 그리고 텔레풍겐 승압트랜스와 토렌스 MCH 카트리지를 사용했다. 전체적으로 피아노보다는 바이올린에 어울리는 아날로그 조합이다. 솔리톤 케이블은 언제 들어도 특유의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중역이 살짝 두툼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뉘앙스가 살아나는 소리다. 아주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지도 않고 작은 음상을 만들면서 고음을 신경질적으로 만들지도 않는다. 약간 풍성해지면서 음악을 편안하게 들려주는 장점이 있다. 보통 풍성하고 편안한 사운드는 다소간 해상력이나 디테일이 떨어지고 스피드도 느려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빈티지 선재들이 그런 성향을 가지고 있다. 솔리톤 케이블의 미덕은 적당한 살집과 윤기가 있으면서도 해상력과 디테일, 그리고 뉘앙스를 전혀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김민기의 아침이슬을 들어보면 반덴헐 하이브리드 501은 다소 야위고 허스키한 느낌이 나는데 반해 솔리톤은 김민기 특유의 텁텁한 울림이 느껴지고 잔향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보컬과 현 소리는 자연스러움과 섬세한 디테일 덕분에 상당히 매력적이다. 클래식, 그중에서도 피아노 소리는 어떻게 내줄지 궁금해서 하스킬 반주의 그뤼미오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를 들어보았다. 그뤼미오의 바이올린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고 부드러웠고 하스킬의 피아노 반주도 청명한 느낌은 덜하지만 흐리거나 탁한 느낌을 주지 않았다. 요즘 자주 듣고 있는 수스케 사중주단의 베토벤 현악 사중주를 걸어보았다. 기존 시스템에서는 약간 샤프한 음색이 아슬아슬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톤암 케이블이 솔리톤으로 바뀌자 전체적인 톤이 한결 여유로워지면서 귀를 자극하는 아슬아슬함이 사라지고 음악에 좀더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었다.
아날로그다운 음색과 여유로움을 표현함에 있어서 기존의 톤암 케이블들이 그려낼 수 없는 경지를 보여주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런 여유로움과 자연스러움을 갖추면서도 해상력이나 디테일·뉘앙스를 전혀 잃지 않는다는 점이다. 단심선이다 보니 다소 뻣뻣해서 처음에 접속하기가 약간 번거롭다는 점을 제외하면 아날로그다운 장점이 넘치는 아주 매력적인 톤암 케이블이다. 특히 다소 메마르고 신경질적인 시스템에는 아주 음악적인 사운드로 만들어줄 것 같다. 빼지 말고 그냥 계속해서 사용하고 싶은 느낌이 드는 몇 안 되는 케이블이다.
제조원 (주)엠씨랩 (055)350-5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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