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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부
  • 승인 2013.07.01 00:00
  • 2013년 7월호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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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음악, 이제는 국악으로 들려주다
 아기 관련 콘텐츠들은 늘 풍요롭고 넘쳐난다. 더 이상 새로운 것이 나오지 않겠지 생각할 때마다, 늘 참신하고 구매욕을 자극하는 것들이 등장한다. 덕분에 콘텐츠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해졌고, 다양한 아이디어와 새로운 시도들은 말 그대로 지갑을 열 수밖에 없게 한다. 아기를 위한 것인데, 무엇이 아깝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부모들은 한층 여유로운 콘텐츠 속에서 자신의 선택을 쉽게 결정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안타깝게도 그 선택이 그리 쉬운 것만도 아니다. 비슷비슷한 구성과 내용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태교 음반 역시 마찬가지이다. 단순히 모차르트나 바흐, 슈베르트의 음원들로 구성하여 편곡한 태교 앨범들이 얼마나 많은가. 레이블만 다르지, 수록곡조차 비슷한 것들도 정말로 많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태교 음반은, 정말로 많이 준비했다는 인상이 강하다. 국악을 적극 활용했다는 것이 특이하고, 내용 구성도 그 어떤 앨범보다 알차다. 국악으로 듣는 태교 음반, <음악 그룹 놀이터의 우리 태교 음악, 품>을 소개한다. 실제 제작자가 이제 막 임신하고 출산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될 정도로, 구성품 하나하나가 실용적이고 버릴 것이 없다. 2장의 음반 외에도 초점책, 그리고 임신, 출산 및 육아에 관한 필수 정보가 수록된 책자가 포함되어 있는데, 이것이 정말 알자배기다. 책자 같은 것은 사실 인터넷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정보들이지만, 시험 전 필기 노트처럼 간단히 들고 다니며 보는 것이 얼마나 많은 도움이 되는지 아는 사람은 알 것이다. 실제 내용도 한 번쯤 임신 및 출산에 대해 궁금한 것들을 문답식으로 꾸며놓아 가볍게 읽기에 제격이다. 이 구성품의 백미는 그야말로 초점 카드. 개인적으로 소위 말하는 국민 시리즈의 초첨책보다 이것이 더 퀄러티가 좋은 것 같다. 수묵화식으로 표현해놓아서, 보기에도 좋고, 후면에 직접 읽을 수 있는 이야깃거리도 적어 놓았다. 카드 형식이여서, 길게 늘어트리지 않아서 더 좋다. 또한 흑백과 컬러로 나누어 놓은 센스까지 갖추고 있어, 1개월부터 3개월까지 활용할 수 있을 듯하다. 성의 없는 얇은 종이가 아니라, 정말 두툼하게 만들어 놓은 마무리까지 흠 잡을 데가 없다. 앨범 본연으로 돌아와서, 일단 국악으로 꾸며놓았다는 것이 너무나 매력적이다. 최근 국악을 활용한 태교들이 유행인데, 그런 트렌드에 너무도 잘 부합되는 음반이다. 연주는 놀이터가 주축이 되었는데, 이들은 벌써 1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퓨전 국악 단체로 국악의 대중화에 많은 힘을 쓰고 있다. 하가영(가야금), 전지현(대금·소금), 황영자(해금), 김혜진(타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미 많은 공연과 앨범들로 이들의 이름과 단체를 알렸다. 이런 그들의 태교 음악 과연 어떨까. 2장의 구성인데, 첫 번째 장은 태교를 위한 것이고, 두 번째 장은 자장가 위주로 구성하고 있다. 이 역시 이들의 센스가 돋보이는데, 출산하고 나면 대부분 태교 음반에 다시 손이 가지 않기 때문이다. 자장가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로, 출산 후에도 요긴히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아기를 재우기 위해 자장가 어플을 어렵게 받는 이들이라면, 자장가 한 곡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알 것이다. 이미 샌드 아트 뮤직 비디오가 공개되어 많은 이슈를 만들었던, '사랑하는 우리 아가'로 앨범의 시작을 알린다. 배우 이재용 씨의 내레이션으로 진행되는데, 실제 멤버의 남편이 뱃속의 아이에게 썼던 편지라고 하니, 한층 더 몰입된다. 공감이 되는 부분도 많고, 선율의 흐름도 낯설지 않다. 기본적으로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곡들이고, 이미 잘 알려진 곡들의 편곡들도 다수 수록되어 있기 때문에, 낯선 선율에 집중할 필요는 없다. 들으면 들을수록 잘 편곡되었다는 느낌이고, 원곡을 이상하게 해치는 그런 요소들도 보이지 않는다. 국악만의 특색은 잘 살리고, 편곡의 재미까지 전해주는 그런 음반이다. 기존 태교 음반들이 조금은 지루하고 평범한 구성이었기에, 부모에게 오히려 깊은 잠을 선사했는데, 이 앨범은 그야말로 음악 듣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그것도 국악으로 말이다. _글 김문부 


음악 그룹 놀이터의 우리 태교 음악 <품>하가영(가야금)전지현(대금·소금)황영자(해금)김혜진(타악)Ponycanyon PCSD-00933연주 ★★★★녹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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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3년 7월호 - 49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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