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디오의 공통점이기도 하지만 일단 마치 무장을 한 사무라이 시대의 장군처럼 위풍당당하기 짝이 없다. 외관에서 풍기는 신뢰도가 있다면 이런 제품을 일컫는 것이리라. 프리와 파워 앰프를 합하면 덩치나 무게감도 있으며, 가격도 그렇게 헐한 것이 아니다. 온쿄라는 제작사는 우리가 흔히 일본제라고 약간 이질적으로 볼 수 있는 그런 곳도 아니다. 거의 100년에 가까울 정도로, 일본에서도 전자 기술을 가장 빨리 받아들인 역사와 전통의 명문이며, 일본 시장에서도 하이엔드 제품들을 꾸준히 내놓고 있기도 하다.


 본 시청기들은 온쿄로서는 아주 오랜 만에 내어 놓은 분리형 제품으로, 레퍼런스 하이파이 시리즈라고 명하고 있다. 그중 P-3000R은 본격적인 프리앰프이며, 온쿄 사운드의 전통을 잇는 명기로 이미 실력을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최신 프리앰프답게 고품위의 D/A 컨버터를 내장하고 있으며, 옵티컬·코액셜·AES/EBU·USB 입력에 대응하고 있는데, 이 D/A 컨버터는 실력이 상당하다. 마치 외장의 분리형 컨버터와도 같은 실력기인 것이다.파워 앰프인 M-5000R 역시 잘 만든 일본제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만듦새가 뛰어나다. DIDRC라는 자체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기도 한데, 이 기술은 오디오 재생 음악에서 숙명적으로 따라붙는 노이즈를 제거하기 위해 노이즈를 차단하고 가청 대역 이외의 불필요한 음을 필터링하는 기술로, 그 이론적 배경은 뛰어난 한 편의 학술 논문이나 다름없다. 그리고 저 NFB를 실현하기 위한 회로 설계, 접지를 안정시키는 폐쇄 회로, 순간 전류 공급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능력, 바닥 섀시의 진동을 방지하는 기술도 포함되어 있어서 온쿄의 기술력에 감동을 느낄 정도. 이만하면 보통의 가정용 제품이 아니라 당당한 하이엔드 제품으로 분류할 만하다. 가격이 그렇게 싼 것만도 아니지만.일본에서도 평가가 A급이다. 철저히 연마된 음이 이 제품의 특징이라는 것이 전문지의 평가로 공개되어 있기도 하다. 적당한 살집이 있고, 역동적으로 스피커를 울려 주며, 여성 보컬이 나긋하고, 거슬리는 음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 시청기를 이번 호 시청기인 피에가의 Coax 10.2에 매칭한다. 스피커의 가격이 좀더 비싸기 때문에 이상적인 매칭은 아니다. 첫 음이 들리기 시작한 순간 마치 여인의 짙은 립스틱 향이 풍기는 감촉을 받는다. 우아하다. 일본제의 보통 제품이 뭔가 얄팍하며 깨끗하지만 건조한 듯한 특성을 지니며 그것을 일본의 사시미 같은 소리라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과는 일획을 긋는다. 실내악단의 부드러운 현 합주가 일품이면서도 뉘앙스가 풍부하기 짝이 없다. 섬세하고 정확하며 귓가에 속삭임이 쉴 새 없이 이어진다. 살집이 적당하고 밀도감도 있다. 이 가격대로서는 쉽게 만나 볼 수 없는 상당한 제품이 나타났다. 일본제는 더구나 국내 제품처럼 A/S가 편리하다. 온쿄의 건재함을 알리는 역작. 이만하면 일본 제품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일지라도 다시 한 번 돌아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P-3000R 프리앰프가격 250만원  주파수 응답 5Hz-100kHz(+0, -3B)  입력 감도 200mV, 2.7mV(MM)
출력 레벨 1V, 5V(최대)  입력 임피던스 47KΩ  출력 임피던스 330Ω  THD+N 0.005%
S/N비 110dB, 80dB(포노)  크기(WHD) 43.5×9.9×33.3cm  무게 11kg M-5000R 파워 앰프가격 370만원  실효 출력 80W(8Ω), 150W(4Ω)  주파수 응답 10Hz-100kHz(+0, -1dB)
S/N비 110dB  입력 감도 700mV  입력 임피던스 10KΩ  THD+N 0.02%(20Hz-20kHz)
댐핑 팩터 130  크기(WHD) 43.5×18.7×43.2cm  무게 23.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