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메이커에서 만들어 놓은 이 새로운 인슐레이터는 세계적으로 특이한 제품의 수입 전문사인 소노리스에서 들여 온 또 하나의 화제작이 될 듯하다. 생김새는 특이하지 않지만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으며 성능상 상당한 메리트를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이 제품의 원리는 기계 진동 에너지를 열로 소멸시키는 것으로, 그것을 위해서 기기 외부에 다이오드 접점이 마련되어 있다. 이 제품은 지금까지 등장한 어떤 인슐레이터보다 더 빠른 미세 진동 소멸 시간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숫자는 소수점 아래 숫자에 0이 4개나 나열되어 있기도 하다. 극소량의 몰리브덴과 티타늄이 섞인 니켈과 철로 밸런스를 잡은 고 크롬 스테인리스 스틸이 주재료인데, 당연히 비자성이다. 그리고 티타늄 버전도 있다. 참고로 사용 시에는 스테인리스 버전 2개 티타늄 버전 1개로 구성된 3점 지지로 사용하며, 4점 지지 시에는 스테인리스 버전 3개, 티타늄 버전 1개로 구성해서 사용한다.  사실 오디오 기기 중에서도 인슐레이터 같이 복잡한 세계는 없을 것이다. 대부분 인슐레이터의 출발은 스피커에서 시작한다. 커다란 우퍼일수록 통 안에서 진동이 심하고, 그것을 다소라도 막기 위해 통을 바닥에서 띄우라는 권고가 상식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 진동이 악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충고였는데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과연 조금 띄우면 소리가 좋아질까? 특수한 재질이 더 효과가 있는 것일까? 그 권고에 따라 쉽게 구할 수 있는 받침대를 수소문하다가 청계천에 가서 주먹만 한 고무 패킹 덩어리를 구해다가 스피커 밑에 받쳐 본 지 수십 년이 된다. 지금은 다 없애 버렸지만.전문 시청실에서는 어땠을지 모르지만 보통의 가정 집 방안에서는 그 효과라는 것을 감지하기 어려웠다. 심지어 어떤 분은 스피커 다리 밑에 100원짜리 동전을 한 개 받친 것과 2개 받친 것과도 차이가 나며, 스피커를 벽에서 5cm 떼었을 때와 10cm 떼었을 경우도 차이가 엄청나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어느 날 결론을 내렸다. '그런 귀를 주시지 않은 하나님 감사합니다.'


 전문가 집단이 결국은 세상을 더 혼란스럽게 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서 영화 같은 것은 전문가들이 극찬하는 작품은 거의 실망하는 경우가 많고, 전문가가 읽으라는 권장 도서 역시 읽기에는 너무 난해한 경우가 많은 것이다. 또 음악 평론가가 가장 좋아한다고 하는 곡을 들으면 졸려서 오래 못 듣는 경우가 많다.인슐레이터라는 것은 원래 일본에서 시작되었다. 다다미 방이나 판자 방에 스피커를 놓으려니 불안하기 짝이 없어서 돌 받침대도 깔고 나무판도 깔고 한 것이다. 초창기에는 오디오 랙이라는 것도 없었고, 진동에 극도로 취약한 턴테이블이 주로 쓰였으니 어느 날 누가 받침대를 써야 한다는 주장은 그야말로 발명이나 다름없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콘크리트 바닥인 아파트 등에서는 스피커에 대한 인슐레이터의 효과가 과연 어느 정도인지도 의심쩍다. 가격이 보통인 경우에는 상관없지만 고가의 제품도 심심치가 않으니 이 점도 진지한 진짜 검토가 좀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근래에 오디오 기기 중에서 진동에 가장 취약한 제품은 턴테이블보다도 CD 플레이어라고 인정되고 있다. 사용 빈도로 100배는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제품도 모두 기본적인 진동에 노출되어 있으며, 심지어 스피커 케이블에도 인슐레이터를 사용하라는 것이 권장 사항이다. 


 태생적으로 모든 전자·전기 기기는 원칙적으로 진동을 수반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인슐레이터의 효과는 일정 부분 있기 마련이라는 것은 이미 다 밝혀져 있지만, 문제는 과연 그것이 얼마만 한 효과를 거두느냐는 것이다.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사실 지금까지 인슐레이터의 대부분 효능이었다면 딱한 일이다. 미세한 차이라서 써도 그만 안 써도 그만이라고 한다면 그 역시 딱한 일일 것이다.본 제품을 록산의 인티앰프, 그리고 네임 오디오의 CD 플레이어를 매칭하면서 우선 CD 플레이어 아래에 끼웠다. 작은 사이즈이기 때문에 장착하는 것은 아주 쉽다. 슈즈라고 불리는 하단 부분에 홈이 파여져 있기 때문에 스파이크가 있는 상단을 그 홈에 맞추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 효과는?지금까지 인슐레이터에 대한 회의론이 일거에 사라지는 놀라운 체험이다. 소리가 가다듬어진다. 소리에 찰기가 생기며 단정해지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 이것이 진동 차단의 효과라는 것일까?


 첫 곡으로 들었던 비발디 사계 중 봄 1악장 첫 소절에서부터 이상한 현상! 마치 초기 비스타 비전 4각형 영화를 보다가 처음 시네마스코프를 보고 놀랐던 것처럼 쫙 펼쳐짐이 있다. 누구라도 그것을 느낄 것이다. 조지 윈스턴의 'September'도 훨씬 더 세련되게 들린다. 잡티가 사라지고 핵심만 단정하게 들리는 것이다. 매끈하게. 이 조그마한 인슐레이터의 효과가 이렇게 극명하다니. CD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앰프나 스피커 등에도 모두 장착한다면 그 효과는? 상당히 정확하고 돈 값의 몇 배를 더할 만한 우수한 인슐레이터가 출현한 것 같다. 기쁘다. _글 김남 수입원 소노리스 (02)581-3094가격 13만원(스테인리스), 23만원(티타늄)  크기 5×1.9cm(Cone), 6.2×1.3cm(Foot)  무게 415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