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파이 완성도로 무장한 듀얼 도킹 시스템
묘한 감성을 자극하는 디자인. 요즘 유행하는 레트로 스타일인데, 현대적인 화려한 멋보다는 오래 전 한 번쯤 함께 했던 것 같은 편안함이 우선적으로 다가온다. 고풍스러운 스타일과 심플·모던한 느낌이 잘 융합되어, 디자인적으로 잘 완성되어 있는 인상. 얼핏 AV의 센터 스피커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하이글로시 마감과 진공관 채용으로 평면적인 디자인에서 제법 벗어난 모습이다. 오랫동안 함께 하면 할수록 그 존재 가치가 살아날 것 같은 디자인이다. 물론 이 디자인이 조금 심심하다고 생각되면, 파격적인 디자인의 하위 모델(DA-E550)을 선택하면 된다. 개인적으로는 DA-E750의 디자인이 훨씬 좋다. 인클로저에도 많은 공을 들인 듯하다. 무성의한 시트지 마감이 아닌, 8번의 코팅 작업을 거친 하이글로시 마감인데, 목재의 풍부한 질감이나 색감이 잘 살아나 있다. 사진으로는 이러한 고급스러움이 다 전해지지 않을 것 같은데, 실제로 보거나 만져보면 그 은은함이 참 보기 좋다. 실내 어떤 공간에 갖추어놓아도, 전체적인 분위기에 잘 녹아들 수 있을 정도로, 심플한 매력이 있다. 자사 홈페이지에서 실제 제작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일일이 수공으로 제작하는 모습이 특히나 인상적이다. 마치 악기를 제작하는 듯한 모습으로, 스피커의 가장 기본이 되는 인클로저 완성도에 힘을 쏟고 있다. 기본기를 잘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제품에서 가장 눈여겨볼 것은 역시 듀얼 도킹 시스템이다. 사실 이 부분은 오디오파일들도 많이 기대했을 것이다. 실제로 현재 출시되고 있는 대부분의 도킹 시스템이 아이폰·아이팟만을 위한 구성이었다. 삼성 갤럭시가 그렇게나 많이 보급되었는데, 여기에 대한 도킹 시스템이 흔치 않다는 것은 개인적으로도 아쉬웠던 부분. 하지만 DA-E750은 이런 갈증을 완벽히 해소시켜준다. 그것도 갤럭시뿐만 아니라 경쟁사인 아이폰·아이팟도 지원한다. 사실 당연히 갤럭시만 지원하며, 또 한 번의 역습을 선사할 줄 알았는데, 포용성 있게 애플의 제품까지도 완벽히 호환되게 설계되었다. 아예 도킹 단자를 두 개를 달아버렸는데, 확실히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 이는 물론 세계 최초의 성과로, 삼성의 제품에서만 이런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참고로 도크는 사용하지 않을 때는 푸시로 숨겨놓을 수 있고, 미끄럼 방지 매트나 받침대 같은 아이디어들을 수용하고 있다. 도킹 과정은 아주 심플하다. 아이폰·아이팟은 그냥 꽂으면 바로 실행할 수 있고, 갤럭시는 블루투스를 설정하거나, 어플을 받은 후 도킹에 꽂으면 자동으로 설정된다. 블루투스를 설정하는 것은 기기 검색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으로 번거로울 수 있으니, 전용 어플(구글플레이 — Samsung Wireless Audio Dock)을 받는 것이 더 간편할 것이다. 전용 어플은 단순히 제어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날씨, 온도, 배터리 등 다양한 기능들을 포함하고 있어 꽤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인터페이스 역시 깔끔한 구성. 제품에서 곡 정보 같은 디스플레이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이 어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도킹에 꽂은 채로 리모컨으로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도 있고, 충전 역시 당연히 지원한다. 도킹 과정이 귀찮거나, 다른 플레이어들을 활용하고 싶다면, Aux단을 활용해도 된다. 간단한 케이블 연결로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별다른 설정 과정이 필요 없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그리고 다양하게 구성할 수 있다. 없으면 아쉬운 필수 단자 중 하나. USB 단자를 통한 메모리스틱으로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역시 대부분의 입문 시스템들에서 필수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음악을 담아놓은 메모리스틱들을 활용하는 것이 제법 빈도수가 높다. MP3, WAV, WMA 등 다양한 포맷을 지원하며, 음악을 즐기는 가장 간편한 솔루션 중 하나이다. 삼성의 올쉐어(Allshare)와 애플의 에어플레이(Airplay)를 지원하기 때문에, 무선 환경에서 다양하고 효율적으로 사운드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특장점. 블루투스 스펙도 눈여겨볼 만하다. 블루투스 3.0을 채용하였는데, 역시 수신율과 속도 향상에 가장 주목할 만하다. 블루투스 초기에는 너무도 수신이 불안정해서, 이것으로 음악을 즐긴다는 것이 무척 힘들었는데, 이제는 정말 직결로 듣고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전혀 어색함을 느낄 수 없다. 특히 apt-X 코덱을 채용하여, 음질에서 한층 더 스펙 업이 되었는데, apt-X를 지원하는 갤럭시 S3을 가지고 있다면, 최고의 만족도를 선사할 것이다. 한 가지 말을 덧붙이자면, apt-X가 SBC와 달리 사운드에 특화된 코덱이기 때문에, 추후를 위해서라도 이것을 지원하는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음질, 짧은 딜레이, 에러 회복 등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이 너무나 많기 때문. 실제로 들으면 그야말로 차원이 다르다.
진공관을 채용한 것은 확실히 인상적이다. ECC82 2알이 포함되어 있는데, 비슷한 형식의 제품군들을 보아도, 진공관을 채용한 제품은 그리 흔치 않다. 대부분의 업체에서는 작은 크기에 고출력의 효율을 높이려고, 디지털 앰프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DA-E750은 디지털 앰프에 진공관을 활용한, 이른바 하이브리드 구성이다. 2가지의 장점을 적극적으로 잡아내겠다는 의지인 것이다. 덕분에 진공관 앰프의 풍성한 사운드가 제법 사실적으로 울려 퍼진다. 이런 비슷한 류의 제품들이 단순히 출력에만 힘을 쏟아, 밸런스가 쉽게 무너지고, 저역 위주의 거친 사운드를 내비추는 경우를 많이 보았는데, 삼성의 이 제품은 저역·중역·고역의 밸런스를 절묘하게 잘 찾아가고 있다. 처음 듣자마자, '의외로 하이파이 사운드로 튜닝되었네' 하는 첫마디가 터져 나왔다. 그만큼 저역의 강렬함보다는 사실적이고 내추럴한 사운드를 내비춘다. 어쿠스틱 기타 톤도 잘 잡아내고, 보컬의 명징함도 비슷한 부류에서 최고 수준이다. 저역이 약간 부족하다고 느껴진다면, 저역 부스터를 올려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저역 부스트 없는 기본 사운드가 훨씬 더 듣기 좋았다. 실제로 아랫면에 서브우퍼가 채용되어 있는데, 리모컨으로 저음 강화 설정을 하면, 극장 사운드 같은 효과를 얻어낼 수도 있다. 풀레인지가 아닌 2웨이로 접근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흔히 한 개의 유닛이 저역과 고역을 모두 담당하여, 대역폭이 상당히 좁은 경우가 많은데, 트위터와 우퍼를 함께 채용함으로써 좀더 해상력을 높이고, 넓은 무대를 실현시키고 있다. 덕분에 무대의 공간감이 잘 살아나고, 깔끔한 고역을 만들어낸다. 페이즈플러그 형식의 우퍼를 채용한 것도 인상적. 개인적으로 많이 기다린 시스템이다. 삼성 갤럭시를 도킹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제품. 아이팟·아이폰 도킹 시스템들은 이제 포화 상태인데도, 아직까지도 새로운 브랜드에서 꾸준히 도전하고 있다. 갤럭시 유저들은 이런 상황이 참 부러웠을 텐데, 이제야 그 염원이 풀린 것 같다. 삼성의 DA-E750는 갤럭시 시리즈 제품을 가장 완벽히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며, 옴니아에서 갤럭시로 넘어갔을 때처럼, 또 한 번의 혁신을 선사하는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도킹 시스템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편의성은 거의 평준화되었다고 보면 된다. 눈여겨볼 것은 이제 사운드이다. 얼마나 하이파이 오디오에 다가가는 사운드를 보여주는가, 이것이 차별성인 것이다. 삼성은 그런 점에서 가장 앞서 있고,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어냈다. 삼성에서 하이파이 오디오를 다시 한 번 만들어준다면,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그런 제품이다. 홍보만 잘 받쳐준다면, 크게 히트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제품.
제조원 삼성전자 1588-3366가격 79만9천원 크기(WHD) 45×14.8×24cm 무게 8.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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