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앞서 일단 결론부터 말하고 시작해야겠다. '대박이다!' 매지코에서 스피커로 일을 치더니, 인슐레이터로도 기막힌 물건을 만들어냈다. 반신반의로 대여를 해서 집으로 가져가 내방 내 시스템에 걸어보고 나서 '제가 리뷰를 하겠습니다!' 편집부에 전화를 걸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사실 인슐레이터의 중요성은 오디오가 공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한 지금의 하이엔드 오디오에선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가 되어 받침을 신경 안 쓰는 오디오파일은 무식하게 비춰질 정도의 상식이 되어버린 지금이다. 그것을 증명하듯, 정말 나라마다 수십여 곳의 회사에서 수백 가지의 인슐레이터, 받침, 랙 등 갖가지 형태로 만들어져 나온다. 어떤 것은 발표와 동시에 사장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발표도 못해보고 사장되기도 부지기수다. 이것은 어쩌면 전 세계적으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더욱이 세계 경기를 틈타 유명 메이커의 받침 회사들에서도 저가형 고성능 제품을 만들어 시장을 독식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어느 정도 가격대의 성능 좋은 제품은 이런 불황의 늪 속에서도 잘 팔려나간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 인슐레이터, 랙, 받침 등은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성이 더해져서 개발 회사들은 연구의 연구를 거듭함을 볼 수 있고, 전문 회사들은 정말 갖가지 이론과 증명들을 데이터 시트로 보여주면서 광고하고 있다.얼마 전엔 이 진동 방지 제품 중에 연구용 전자현미경을 받치는 액티브형 받침대까지 소개가 되었을 정도니, 이젠 진동 때문에 편집증에 걸린 사람이 생겨나도 별로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럼 대박이라 소개한 Q포드는 절대 우위를 가진 완벽한 성능의 최고의 인슐레이터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더 비싸고, 더 성능 좋은 인슐레이터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한 가지! 1-2조의 Q포드가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의 시스템에 적용되었을 때 분명히 가격 대비 좋은 효과를 거둘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그 만큼 가격대, 보여주는 효과가 크다. 일단 Q포드는 최고 수준의 메탈릭 인클로저와 스피커 드라이브 제조 능력을 지닌 매지코에서 만들어졌다. 실제로 필자는 매지코 제품들을 많이 만나보게 되는데, 정말 그 가공 능력과 마감은 최고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레 따라붙는다. 매지코의 스피커 인클로저는 실제로 공진값과 레조레이션 특성이 다른 복합 재료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여러 공진값에 대응하게 만들어졌는데, 그것을 Q 시스템이라 한다. 이 Q 시스템에서 만들어지는 스피커가 매지코의 Q 시리즈인 것이다. 드라이브 유닛이 어떠한 떨림을 만들어내더라도, 그 떨림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인클로저를 만들어 컬러레이션 발생을 억제하도록 한 것인데, 그 재생음을 들어보면 여러 설명이 필요 없이 한 번에 느끼게 된다. Q포드는 이 Q 시리즈를 개발하면 얻게 된 기술을 인슐레이터라는 이름으로 만든 것이다. 일단 기술적 배경이 믿을 만하고, 만든 회사 또한 아주 믿을 만하다. 만약 젠하이저나 슈어의 고급 마이크를 구입해본 분이라면 쉽게 이해가 갈 수 있는 케이스에 Q포드가 담겨 있다. 검정색에 가까운 진한 회색에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겨 있는데, 고급스런 로고가 눈에 띄고, 박스 또한 생각보다 묵직하다. 이런 묵직함이면 기기라 생각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문을 여니 이유가 있었다. 케이스를 열면 아노다이징 같은 느낌으로 마감된 금속의 플레이트에 Q포드가 나사로 고정되어 있다. 나사선은 플레이트에 고정되어 있어 Q포드와 딸려 나올 일은 없겠다. 플레이트에는 매지코 Q포드, 그리고 일련번호와 USA가 새겨져 있다. 그런데 이 플레이트의 무게가 상당하다. 물론 Q포드의 무게가 가벼운 것은 아니지만 케이스를 열어보지 않고 느낀 무게의 많은 부분이 이 플레이트가 차지하고 있다. 플레이트는 회색의 튼튼한 경량 하드폼 내부에 단단히 끼워져 있고, 그 위에 Q포드를 닦으라고 있는건지, 광내라고 있는건지 모를 3M 마이크로파이버가 함께 들어 있다 직경 5.1cm, 높이 3.8cm의 반구형 형태를 지닌 Q포드는 다양한 층을 가진 복합재료의 인슐레이터이다. 겉으로 반구를 보면 검정 부분, 은색 금속 부분, 얇게 황동 부분으로 보이는데, 분해를 해보면 7개의 파트가 결속 나사로 결속된 복합구조이다. 이 구조물들을 정밀 CNC 가공을 통해 제작하는데, 파트는 이렇게 이루어져 있다. 강화 스테인리스 — 항공기 제작용 블랙 아노다이징 두랄루민 — 스피커 스파이크 대용으로 쓸 때 고정용 나사선 — 블루 댐핑제 — 무산소 황동 — 블루 댐핑제 — 항공기 제작용 블랙 아노다이징 두랄루민 이 재료들이 각기 다른 두께와 크기로 조립용 나사선에 의해 조립된다. Q포드는 기기에서 발생하는 진동 웨이브를 각 계층 내의 수평 운동을 통해 열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 과정을 거쳐 진동을 제어하는데, 그 제어 폭이 상당하다. 이것은 이미 데이터 시트를 통해 홈페이지에 발표되어 있는데, 전후를 비교해보면 감소의 폭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Q포드가 기기에 미치는 영향을 전부 알아보기엔 일단 Q포드가 1조뿐이었다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만약 2조 정도만 있었다면 스피커에 적용, DAC와 프리앰프에 설치 등 더욱 많은 적용값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을 텐데, 이 부분은 아쉽기만 하다. 일단 테스트해본 것은 DAC, 프리앰프, 파워 앰프 순이었는데, DAC의 변화가 가장 심하게 있는 것을 봐서 내 시스템 중에 가장 공진에 취약했던 것이 DAC인가 싶다. Q포드로 인한 가장 큰 변화는 배경이다. 배경의 어두워지는 정도가 깊은 밤 사해의 바닷물을 바라보는 듯한 무언가 튀어나올 듯한 압도적인 어두운 배경을 만들어준다. 이러한 배경을 바탕으로 한 베이스 라인은 더 깊이, 더 생생하게 더 명백하게 변화하며 음색과 피치의 정확도가 변화했다. 낮은 고음 영역을 지나 우퍼·미드레인지는 더욱 맛깔나게 바뀌었는데, 좀더 우디하게 울리는 중역대의 느낌은 표현력이 좋고 사실적이며 더욱 풍부하게 변한다. 음을 내주는 방식이 매우 성실하게 변화된 느낌으로 최선을 다해 연주하는 느낌이 그대로 전해진다. 가장 극적인 부분이 바로 고역 부분인데, 무언가 과도하게 표현되고, 히스테리컬했던 부분들이 화를 누그러뜨리고 온순해지며, 그러면서도 자신의 주장을 집중하여, 명백하게, 분명하게 표현해준다. 재즈곡들을 들어보면 라이드라는 오른쪽 가장 넓은 심벌에 구슬이 알알이 달린 금속 체인 같은 것(Sizzle)을 걸어 연주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소리의 여운은 현장에서도 끝까지 캐치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 적막하고 어두운 배경에 그 마지막 여운까지 그려내는 것이 바로 Q포드의 마법인 듯하다. Q포드를 받치면 전체적인 이미징의 윤곽선이 더 명확하게 표현되며, 악기와 가수의 역할 크기와 위치를 더 정확하게 묘사할 뿐만 아니라 개선시키고 있다. 더블 베이스, 그랜드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바이올린, 목재 악기들의 표현들은 더욱 나무 냄새가 피어나게 표현하고, 금관·목관 악기들의 소리에는 빛깔이 더해지고, 활을 쓰는 악기의 운지와 보잉에 아주 작은 뉘앙스까지 감지가 된다. 아마도 수없이 많이, 마치 공해처럼 만들어지고 생겨버리는 공진들을 제어한다는 것은 그 소란스러움 속에 숨어 있던 수많은 소리들을 다시 끄집어내는 역할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Q포드는 물건이다. 아마도 다음달 월급이 입금되면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생긴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