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프의 증폭 방식 1. A급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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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프의 증폭 방식 1. A급 증폭
  • 최상균
  • 승인 2012.02.01 00:00
  • 2012년 2월호 (47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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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균의 하드웨어 노트 [21]

 음악 신호는 교류이다. 교류라는 것은 +와 -의 값이 교대로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커다란 북을 치는 것을 생각해 보자. 북의 가죽 표면은 원래는 정지해 있었다. 북을 치면 가죽 표면은 정지해 있던 면(0)을 기준으로 위(+)와 아래(-)로 반복하여 진동하게 된다. 그 진동은 공기를 울리고 그 울림은 우리의 고막을 진동시키는 것이다. 오디오라는 것은 결국 이러한 진동, 즉 +/- 신호를 이에 상응하는 전기 신호로 바꾼 뒤 전기의 힘으로 스피커 유닛의 진동판을 +/- 방향으로 똑같이 움직이게 하여 공기를 울리는 장치를 의미한다. 즉, 스피커로 북 소리를 재현하게 되면 가죽 표면이 +위치에 있을 때 스피커의 진동판이 앞으로 나오고 -위치에 있을 때 진동판이 스피커 인클로저 쪽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때 가죽 표면이 +위치에 있을 때 진동판이 -위치에 있고, 가죽 표면이 -위치에 있을 때 진동판이 +에 있어도 소리에는 별 차이가 없다(북의 아래에서 듣는 소리와 위에서 듣는 소리의 차이를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런 경우를 역상이라고 한다. 두 스피커가 모두 정상으로 연결되어 있거나 역상으로 연결되어 경우는 음이 제대로 나지만, 하나는 정상이고 다른 하나는 역상으로 연결된 경우에는 저역이 사라지고 스피커 사이의 중앙이 허전 음이 난다. 이는 두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의 +와 -가 반대이므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보통 고역은 직진성이 강하므로 두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이 만나서 상쇄되기 어렵지만 저역은 직진성이 없이 주위로 퍼져나가므로 상쇄되기 쉽다. 그래서 그렇게 저역이 사라지는 현상이 생기는 것이다.보통 CD 플레이어나 포노 앰프에서 나오는 전기 신호의 크기는 (요즘엔 5V 이상인 것도 많아졌만) 대략 1V 정도 된다. 북의 예를 생각하면 가죽 표면이 가장 높이 올라갔을 때에 상응하는 전기 신호의 크기가 1V 정도 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런데 이 정도 크기의 전압으로는 스피커 유닛을 움직일 수가 없다. 당연히 이 신호를 크게 증폭해 주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앰프이다.


 어떤 신호를 가장 간단하게 증폭하는 방법은 앰프에서 트랜지스터를 단 한 개만을 쓰는 것일 것이다. 그런데 트랜지스터는 원래부터 +와 -를 모두 증폭할 수 없다. 조금 더 설명하면 트랜지스터는 NPN형이나 PNP형으로 구분되는데(마찬가지로 FET는 N채널과 P채널로 구분된다), NPN은 +신호만, 그리고 PNP는 -신호만 증폭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대로 음악 신호는 +와 -가 교대로 나타나는 교류이므로 하나의 트랜지스터로는 음악 신호를 증폭할 수가 없다. 물론 방법 있다. 한 가지 방법은 교류 신호에 +값의 전압을 더하는 것이다.원래 교류는 0을 중심으로 +와 -가 변화하는데, 예컨대 5V를 더해 주었다고 하면 신호 전체가 5V씩 커지므로 5V를 중심으로 커졌다 작아졌다 할 수 있다(만일 원래의 교류 신호가 -1V와 +1V 사이에서 변화했다고 하면 4V에서 6V 사이에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즉, 원래의 신호를 늘 +의 상태를 유지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이렇게 신호가 +가 되면 NPN 트랜지스터 한 개로도 증폭이 가능하다. 물론 반대로 -값을 더해 주고 PNP 트랜지스터로 증폭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렇게 원 신호에 더해주는 전압을 바이어스 전압이라고 한다.A급 증폭의 정의는 이렇게 출력석이나 출력관에 온 신호가 들어가서 증폭되는 것이다. 바이어스를 크게 주면 신호를 모두 + 또는 -부분에서만 유지시킬 수 있으므로 NPN이건 PNP에서는 온전한 호 전체를 증폭하는 것이다. 만일 신호를 나누어서 +부분은 NPN으로 증폭하고, -부분은 PNP로 증폭해 출력에서 합친다면 이 경우는 출력석이나 출력관에서 '온전한' 신호가 아닌 '일부' 신호를 증폭하는 것이므로 A급 증폭이 아닌 것이다(이것이 B급 증폭이다).한편 한 채널당 하나의 출력석(또는 출력관)만을 이용하여 증폭하는 것은 싱글 앰프라고 하는데, 출력석이 하나면 당연히  출력석이 온 신호를 증폭할 수밖에 없으므로, 싱글 앰프는 모두 A급 증폭 방식이다. 진공관은 일반적으로 트랜지스터보다 개당 출력이 크므로 싱글 구성에 유리하다. 특히 애호가들 중에는 3극관 싱글 앰프를 가장 순수한 소리를 내는 이상적인 앰프라고 믿는 분들도 많다. 하지만 이렇게 소자를 하나만 사용하게 되면 큰 전류를 흘릴 수도 없고 높은 전압도 걸 수도 없기 때문에 출력이 낮아지게 된다.


 따라서 트랜지스터 앰프의 경우에는 PNP와 NPN을 함께 사용하여 NPN으로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바이어스를 주어 음악 신호를 재생하고, PNP로는 음악 신호를 역상으로 뒤집고 음의 바이어스를 걸어서 NPN과 대칭인 음의 신호를 함께 증폭한다. 그리고 출력을 이 사이에서 내게 되면 2배의 전압을 얻을 수가 있다. 한편 출력은 전압에 전류를 곱한 값이므로 출력은 4배가 증된다. 한편 진공관에서는 트랜지스터와 같이 NPN이나 PNP같은 상보(Complementary) 소자가 없으므로 동일한 출력관을 쌍으로 사용하여 하나는 정상의 신호를 증폭하고 다른 하나로는 역상의 신호를 증폭하여 그 사이에서 출력을 낼 수 있다. 이런 타입의 증폭단을 푸시풀(Push-Pull) 방식이라고 하는데, 흔히 푸시풀 방식을 B급 증폭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A급은 음악 신호를 나누지 고 증폭 소자로 증폭하는 것을 의미하며 증폭 소자의 수나 싱글, 푸시풀 등의 구성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푸시풀 회로로 A급, B급, AB급 증폭이 모두 가능하다). 한편 전류의 공급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이러한 소자를 여러 개 병렬로 쓰기도 한다. 따라서 트랜지스터로 된 A급 증폭 앰프는 푸시풀 구성으로 여러 쌍의 푸시풀 증폭단을 병렬 연결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A급 앰프는 우선 효율이 매우 낮다는 특징을 갖는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음악 신호가 0일 때도 출력단에는 늘 바이어스가 더해져 있으므로 전류가 흐르고 있게 된다. 앰프만 켜 놓으면 음악을 듣지 않더라도 무조건 출력단이 증폭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음악을 듣건, 듣지 않건 출력단에 늘 큰 전류가 흐르고 있기 때문에 열이 많이 발생한다. 그런데 열이 발생한다는 것은 유용한 전기 에너지를 열로 버리는 것과 동일하므로 결론적으로 효율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즉, 소출력의 앰프를 만든다고 하더라도 거창한 크기의 전원부가 필요하며 방열판의 크기도 무척 커야 한다. 오래된 A급 앰프들을 보면 방열판이 변색된 것이 많은데, 이것도 열 때문이다. 한편 열 발생에 대하여 충분히 대비하지 못한 앰프는 내구성 면에서 치명적인 결함을 가질 수도 있다.


 A급 앰프는 효율이 낮은 반면, 신호를 나누지 않고 증폭하므로 후에 B급 증폭에서 설명할 스위칭 왜곡이 근원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스위칭 왜곡은 고주파일수록 크게 나타나며, 따라서 잘 만든 A급 앰프는 고역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 한편 A급 앰프는 흔히 출력은 낮아도 구동력이 좋다고 하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이야기로 아마 A급 앰프들은 대부분 값비싼 고급 제품들로 출력에 비해 훨씬 넉한 전원부를 가지고 있고, 여유 있는 출력단과 대형 방열판을 포함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호에 계속>http://blog.naver.com/casalsa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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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2월호 - 4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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