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P3ESR XD · Nelson
상태바
Harbeth P3ESR XD · Nelson
  • 김남
  • 승인 2024.03.11 16:41
  • 2024년 03월호 (620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재적인 발상, 서브우퍼와 결합된 하베스의 진가

이 제품을 설계한 엔지니어는 천재이다. 천재가 다름 아니다. 다른 사람이 생각하지 못한 제품을 찾아내 만들면 그게 천재 아닌가. 오래전 연필 끝에 지우개를 부착해 특허를 받고 돈방석에 올랐던 분도 천재 급이었다. 서브우퍼를 이렇게 간편하게 장착할 수 있는 기기를 만들어 내다니, 지금 세계 도처에서 이 제품에 찬사가 넘쳐나고 있다. 영락없이 소형 스피커에 어울리는 잘 만든 스탠드인데, 그 스탠드에 본격 서브우퍼를 집어넣다니 대단하다. 그래서 이제 아무라도 전혀 부담 갖지 않고 제대로 된 서브우퍼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스피커에서 전용 서브우퍼의 우위성을 모르는 분은 없다. 15인치 초대형 우퍼를 2기 정도 장착한 스피커라 해도 실제로 보통 음량에서 들어 보면 사이즈가 훨씬 작은 전용 서브우퍼 한 기종의 능력을 뛰어넘지 못한다. 아마 서브우퍼 전용 앰프의 역할 때문일 것이다. 암만 3웨이, 4웨이 스피커를 만들어도 본체에서 앰프의 출력을 나눠 쓰고 있으니 제 실력이 나올 리 만무하다. 전용 앰프를 장착한 서브우퍼는 그런 면에서 다소 다르다. 서브우퍼 한 기종에는 전용 대출력 앰프가 하나 들어 있고, 드라이버는 전용 앰프의 공격적 파워를 받고 전력을 다해 저역만을 토해 내고 있으니 당연히 음감이 더 좋게 느껴지고 당연히 더 풍성한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런 서브우퍼는 1990년 안팎에 국내에 등장했다. 아마 연조가 있는 애호가라면 AV 시대 이전, 1980-90년부터 한두 번씩 사용해 봤을 것이다. 그것이 슬그머니 자취를 감춰 버린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메인 스피커와 서브우퍼 사이의 주파수 대역이 겹치는 부분에서 아무리 조절을 해도 일정 대역에서 소리가 겹치고 그것이 혼탁함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수치가 얼마 되지 않는다 해도 그 불안 심리가 암암리에 깔리다 보니 사용하기에 불편하다는 이유와 함께 슬슬 사라지고 지금은 본격 AV 마니아들의 영역으로 자리 잡고 말았다.

암만 화려한 설명을 하고 경력을 나열해도 요리사는 내놓는 음식이 맛있어야 한다. 오디오 기기 역시 복잡한 사전 설명 없이 소리로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보급형 인티앰프로 우선 본 넬슨 제품의 상단에 거치된 하베스 P3ESR XD 스피커를 울려 본다. 이 소형기는 알려져 있다시피 BBC 모니터 스피커 LS3/5a의 신 버전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으로 1개 사단이 넘는 인구가 이 LS3/5a 스피커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것처럼 소형기로는 명기 중의 명기인 것이다.

처음 매칭은 소출력의 인티앰프였던지라 소리는 당연히 좋지 않았다. 이 소형 스피커는 감도가 83dB인 만큼 제대로 소리를 뽑기 위해서는 꽤 고출력의 앰프가 필요하다. 듣기에 좀 빈약한 소리를 한참 듣다가 그 상태에서 그대로 이 서브우퍼를 연결(연결법은 스피커 단자에 서브우퍼 후면에 있는 전용 케이블을 이어 주기만 하면 된다). 이 스탠드에 들어 있는 서브우퍼의 대역은 35-75Hz, 그런데 진심으로 놀랍다. 이런 놀라운 변화야 말로 오디오 기기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는 기막힌 감동의 순간일 것이다. 모든 소리는 대부분 중역대에서 결정되는데 이 무슨 조화인가. 75Hz 그 이상을 넘어 청감상 거의 150Hz 이상, 혹은 그 이상 손길을 뻗고 있는 듯싶다. 모든 빈약한 중역대에 살이 붙고 매끈해지며 청량감이 증가하고, 소형기가 마치 중·대형기처럼 음장감이 펼쳐진다.

넬슨 제품은 노출을 꺼리는 듯 상세하게 소개되어 있지 않지만, 스탠드 기둥 내에 110mm 크기의 자체 제작 우퍼가 들어 있고, 파워 앰프는 50W급 디지털 앰프가 하단에 들어 있다. 그리고 진정한 플러그 인 앤 플레이 시스템으로 완성되어 따로 위상이나 크로스오버 주파수 조절 같은 것도 필요 없고, 내부의 DSP(디지털 신호 처리 장치)가 크로스오버 주파수, 위상 등을 최적화해 어떤 장비나 기술 지식이 필요치 않으며, 스피커의 베이스가 롤오프될 때 넬슨이 원활하게 이어받는다. 소형 스피커의 저역 대역이 줄어드는 순간이 오면 자동적으로 자신이 저역을 릴레이처럼 이어 받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서브우퍼 상단에 P3ESR XD 또는 LS3/5a 같은 동급의 밀폐형 모니터 스피커 제품을 소유하고 있다면 그대로 연결만 하면 된다. 그동안 동사 기술진에 의해 무수히 갈고 닦은 테스트가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연결하고 들어 주기만 하면 이 앙증맞은 스피커 시스템이 돌연 중·대형기보다도 더 매끈하게, 그리고 저역은 만조의 바다처럼 도도히 흘러넘치는 것이다. 그냥 듣기만 해서는 심심하다는 분은 레벨 컨트롤 노브를 사용해 개인 취향, 실내 특성에 맞게 저음을 조정할 수 있다.

하베스의 P3ESR XD 스피커와 넬슨 서브우퍼는 오디오 스펙트럼 전반에 걸쳐 놀라운 투명성, 정확한 저음 및 동적 통합을 제공한다. 이 시스템은 그야말로 광범위한 청취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하베스가 출시한 가장 획기적인 스피커 시스템으로 기록되겠다. 앰프보다도 서브우퍼가 더 중요하는 점을 알게 한 기이한 체험의 순간이다. 박수갈채를 보낸다. 


P3ESR XD 
가격 517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RADIAL2,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대역 75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15W   파워핸들링 50W   크기(WHD) 19×30.6×18.4cm   무게 6.1kg

Nelson 
가격 590만원   구성 베이스 익스텐더·스탠드   사용유닛 11cm 하베스 제조 우퍼   재생주파수대역 35Hz-75Hz(±3dB)   실효 출력 50W   높이(H) 73cm   지름 35cm   무게 7.6kg

62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4년 03월호 - 620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