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gden Masterclass ANV-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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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gden Masterclass ANV-50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3.12.07 17:34
  • 2023년 12월호 (61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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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그덴의 50주년, 클래스A의 새로운 역사를 쓰다

그야말로 원조이다. 클래스A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트랜지스터 퓨어 클래스A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흔히 한 모델이 성공하면, 마케팅적으로 다양한 형식의 모델들을 선보일 법도 한데, 이들은 그야말로 외골수. 클래스A의 아이덴티티를 철저히 지키며, 브랜드의 역사를 이어왔다. 특히 특유의 음악성은 많은 오디오파일들을 가슴 설레게 했는데, 상판이 따뜻하게 익어가면서, 음악의 질도 높아지는 그 시간과 순간이 정말 중독성 있다. 클래스D에서는 쉽게 느낄 수 없는 질감인데, 초창기 많은 사람들이 클래스D 제품을 외면한 것도, 사실은 클래스A나 클래스AB 제품들과 비교하면서부터이다. 정말 음악 듣는 원초적인 맛은 클래스A가 확실히 우위에 있었던 것. 시작부터 지금까지 클래스A 설계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그 흔한 외도 하나 보여주지 않은 곳, 바로 영국의 서그덴(Sugden)이다.

서그덴은 1967년 제임스 에드워드 서그덴이 설립한 곳으로, 세계 최초의 트랜지스터 퓨어 클래스A 제품, A21을 선보이며 가장 극적이고 역사적인 히스토리를 써내려간 곳이다. 특이하게도 그 A21을 아직도 출시하고 있다는 것인데, 디자인과 버전업은 많이 이뤄졌지만, 클래스A라는 오리지널 아이덴티티는 철저하게 이어오고 있다. 전체 라인업은 그란데, A21, 마스터클래스, 사파이어로 나뉘어져 있고, 프리앰프, 파워 앰프, 인티앰프, 포노 앰프, DAC, 헤드폰 앰프 등 여러 모델들을 만나볼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마스터클래스(Masterclass) 시리즈에 속하는 제품으로, 서그덴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50주년 기념작, 바로 ANV-50 인티앰프이다.

ANV-50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애니버서리와 50주년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실제 50W(8Ω)의 출력을 담아내어, 50이라는 숫자에 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모델이다. 디자인도 기념작답게 힘을 더 줬다. 특히 컬러가 굉장히 다채로운데, 비비드한 색감으로 전면 패널을 수놓았다. 해외에서는 블랙, 블루, 레드 등 여러 색상을 선보이기도 했는데, 이번에 접한 제품은 무려 오렌지 컬러. 노브 및 전원 버튼 역시 블랙으로 처리하여, 강렬한 색상 대비를 보여준다. 사실 이런 변화는 굉장히 환영할 만한데, 오디오 제품들은 확실히 이런 외적 포인트들이 있어야 구매욕이 더 생기기 마련. 실제 서그덴은 여러 제품에서 패널 마감에 공들이고 있는데, 실제 고객들의 반응도 굉장히 좋은 편이라 한다.

출력은 앞서 이야기한 대로 50W(8Ω), 100W(4Ω)의 구성으로, 이전 23W(8Ω)의 A21 시그니처보다 훨씬 더 파워업되었다. 아날로그 입력은 XLR 없이 RCA 5계통을 지원하고, 테이프 출력과 프리 아웃을 지원하는 구성. 무게는 크기에 비해 A21과 별 차이가 없는 11kg 사양이다. 여기에는 특별함이 깃들어져 있는데, 무려 스위칭 파워를 도입한 것이다. 이는 사실 시대의 트렌드이기도 한데, 발열과 효율 모두를 잡아내면서, 클래스A의 단점은 삭제하고 장점은 극대화시키는 전략이다. 그러고 보면 서그덴의 상징처럼 자리 잡았던 대형 방열핀도 이제는 큰 강조 없이 더 효율적으로 내부에 자리 잡혀 있다. 당연히 무겁고 비효율적인 대형 트랜스포머도 필요 없어졌다. 발열에 대한 걱정 역시 사라졌다. 앞서 이야기한 무게의 비밀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서그덴으로서는 어려운 도전이었지만, 스위칭 전원부에 더없는 심혈을 기울였다.

스위칭 전원은 철저하게 채널별로 독립·분리하여 채널 간 간섭을 배제하고, 즉각적이고 빠른 전류 공급으로 클래스A 앰프에 필요한 전류를 안정적이고 여유롭게 소화해낸다. 또한 완벽히 설계된 2단 증폭 방식, 커패시터를 없앤 DC 커플드 방식, 서그덴 에러 커렉션 기능을 갖춘 특수 출력단 등 신호 왜곡에 대한 대비책이 확실히 마련되어 있다.

사운드는 놀랍도록 아름답다. 우리가 클래스A에 기대하는 그 풍윤한 아날로그적인 음질이 잔뜩 깃들어져 있다. 특히 다이내믹과 빠른 순발력은 놀라운데, 스위칭 전원을 과감하게 도입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왜 많은 브랜드들이 이쪽에 과감히 투자하는지 알게 하는 그 멋진 효율을 보여준다. 저음의 퀄러티도 대폭 높아졌는데, 확실히 대형 유닛도 멋지게 구동해내는 능력이 그야말로 타고났다. 음질적인 즐거움은 역시 클래스A. 그 특유의 진득한 음색과 우아한 공기감은 일단 한 번 들어보면 깊게 빠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같은 클래스A라도 서그덴만이 내줄 수 있는 깊고 세밀한 표현력은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어떤 음악을 듣더라도, 자신의 음색과 실력을 마음껏 표현해주는 서그덴, 50주년이라는 역사답게 그 세월의 깊이감이 다른 낭만의 음악성을 보여준다. 


가격 840만원   
실효 출력 50W(8Ω), 1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5   
아날로그 출력 RCA×2(Tape, Pre-Amp) 
주파수 응답 12Hz-45kHz(±1dB) 
S/N비 85dB 이상   
입력 감도 110mV   
크기(WHD) 43×14.3×37cm   
무게 11kg(Sh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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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12월호 - 61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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