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do The Hemp Headph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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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do The Hemp Headphone
  • 김문부 기자
  • 승인 2023.07.06 13:25
  • 2023년 07월호 (61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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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한 반응, 그라도의 가장 특별한 한정판을 만나다

그라도(Grado)는 매번 들을 때마다 즐겁다. 각 라인업별로 개성도 각별하고, 또 음악 듣는 재미를 주는 몇 안 되는 브랜드이다. 특히 주류에서 벗어난 듯한 그 특유의 음색은 일단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 한참 안 듣다가도 그 특유의 날 것 생각날 때가 많은데, 오랜만에 들어도 신선한 도파민을 마구 생성시켜준다. 물론 그런 특성 때문에 호 불호가 생기기 마련인데, 최근 이들의 신작들을 들어보면 그런 호 불호마저도 설득시켜 가는 분위기다. 특유의 날 것의 이미지보다는 좀더 올라운드적인 밸런스를 찾아가기 시작했는데, 이런 변화는 기존 유저들도, 그리고 새로운 구매층도 모두 만족시키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바로 x 시리즈의 출시 덕분인데, 사실 x 시리즈의 시작점이 지금 소개하는 이 제품이 아니었을까 할 만큼 파격과 더불어 밸런스 튜닝의 새로운 비전을 보여준 제품이다. 이름부터 범상치 않다. 그라도 최초의 대마 에디션, 바로 헴프(The Hemp) 헤드폰이다.

그라도(Grado)의 한정판은 늘 기대된다. 이들은 리미티드 에디션을 통해 늘 색다른 도전과 과감함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정말 놀라운 것을 들고 나왔다. 처음 인터넷에 공개되었을 때 막연한 만우절 장난처럼, 해프닝에 가까운 뉴스거리인 줄 알았다. 무려 대마를 재료로 사용했다는 내용이었기 때문. 사실 삼베를 생각하면 그리 허황된 것도 아니지만, 헤드폰 하우징 재료로 대마를 조합했다는 것은 지금껏 들어보지 못한 내용이다. 그렇게 최초의 대마(Hemp) 에디션이 탄생했는데, 출시하자마자 정말 대단한 반응을 얻어냈다. 몽환적인 하우징 디자인과 한층 더 밸런스 감각에 집중한 사운드 튜닝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 것이다.

지금까지 그라도는 한정판을 통해 하우징에 도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전 GH1에서는 그라도의 시작점이자, 본사가 있는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단풍나무를 직접 가공하여 선보였고, GH2에서는 중앙 아메리카의 우림 지역에서 자라는 코코볼로 나무를 처음으로 채용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번에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 것인데, 대마와 단풍나무를 조합하여 하우징을 구성한 것이다. 사실 그라도는 여러 유형의 목재와 재료를 실험하고 노력하면서, 이 대마라는 소재를 찾은 것인데, 실제 조합해보니 정말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특히 사운드적인 부분에서 크게 만족했다고 하는데, 대마 특유의 압축률과 섬유질이 댐핑 효과를 만들어내고, 지금껏 경험할 수 없었던 풍부한 사운드가 탄생했다. 단풍나무와 조합한 것도 여러 시행착오와 실험을 통한 것으로, 서로 가장 좋은 밸런스를 만들어 냈다고 한다. 유닛 역시 이들 조합을 위해 완전히 새롭게 설계·튜닝되었다고 하는데, 앞서 이야기한 밸런스 튜닝이 여기서부터 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주파수 대역은 13Hz-28kHz, 감도는 98dB, 임피던스는 38Ω으로 세팅되어 있는데, 막연히 수치만 보아도 저역에서 큰 강점을 보여준다.

디자인은 그야말로 놀랍다. 그라도가 역대 보여준 디자인 중 가장 과감하고, 화려하다. 마치 대마 연기를 그대로 담아낸 듯한 몽환적인 패턴인데, 실제 보면 그 느낌이 정말 강렬하다. 하우징에는 대마 잎과 ‘Grado Hemp’라는 문구가 멋스럽게 심어져 있다. 물론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그라도가 익히 보여준 클래식한 이미지 그대로이지만, 헴프는 다른 라인업에서 찾을 수 없는 디자인적 특별함이 확실히 있다. 물론 그라도의 특유의 헤드 밴드 스타일과 독특한 이어 패드, 그리고 프로용 장비 같은 두툼한 케이블까지 그대로 담겨 있다. 이런 클래식한 레이아웃에 새로운 패턴의 하우징, 묘하게 잘 어울리는 이미지이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헴프를 앞서 x 시리즈의 시작점이라고 이야기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사운드 밸런스에 있다. 헴프를 기점으로 소위 말하는 순한 맛의 그라도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것이 단순히 맥 빠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올라운드로 활용할 수 있게 밸런스가 뛰어나다는 의미이다. 디자인과 소재만 봐서는 정말 지금까지 선보인 그라도 중 가장 날 것을 보여줄 것 같았지만, 오히려 반전 매력으로 밸런스 좋은 사운드를 들려주니 많은 사람들이 더 환호했을 것이다. 실제 지금도 이 헴프 덕분에 그라도에 입문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들이 자연히 x 시리즈에 관심을 갖는 것도 헴프와 같은 새로운 사운드 튜닝 때문이다. 물론 헴프가 그라도 사운드를 버렸다는 것은 아니다. 그 옛날 쇠맛 나는 금속성 사운드가 줄었다 뿐이지, 특유의 감칠맛과 중·고음의 매력은 확실히 그라도다. 특히 오픈형의 매력과 더불어 저음까지 업그레이드되어, 한층 더 전망 좋은 무대를 그려볼 수 있다. 또한 F 쿠션을 중심으로 여러 패드로 튜닝하는 재미도 있는데, 사운드가 확연히 달라지니 그 재미도 느껴보시라. 


가격 82만8천원   
구성 오픈형   
주파수 응답 13Hz-28kHz   
감도 98dB   
임피던스 38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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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7월호 - 6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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