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ZL Technology ZL-8000S Reference Power 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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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ZL Technology ZL-8000S Reference Power Cable
  • 김편
  • 승인 2023.06.09 15:33
  • 2023년 06월호 (61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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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끽하라, 올닉의 이 모든 기분 좋은 변화들을

대한민국 오디오 제작사 올닉(Allnic)에서 새 파워 케이블 ZL-8000S 레퍼런스 파워 케이블을 내놓았다. 올닉이 케이블 제작을 선언하며, ZL-3000 시리즈의 파워 케이블과 스피커 케이블을 선보인 것이 2015년인데, 어느새 ZL-5000 시리즈와 인터 케이블의 Mu-7R 시리즈를 거쳐, ZL-8000S, Mu-8Rs 시대를 맞은 것이다.

ZL-8000S 파워 케이블은 모델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선재에 은선(Silver)을 집어넣은 파워 케이블. 도체로 은선을 투입한 스타트는 앞서 ZL-8000S 스피커 케이블이 끊었고, 인터 케이블 Mu-8Rs XLR·RCA 케이블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ZL은 올닉이 자랑하는 ‘접촉, 연결, 도체 저항 = 0’ 테크놀로지, Mu는 실드로 뮤메탈(Mu-metal)을 썼음을 뜻한다.

본격적으로 살펴보자. ZL-8000S 파워 케이블은 전기 안전 인증을 받았으며, 전기가 흐르는 도체로 연선 형태의 은선과 동선을 썼다. 파워 케이블인 만큼 선재가 라이브와 뉴트럴, 그라운드로 구성된 3심 케이블인데, 신호선인 라이브와 뉴트럴에는 은선 비중을 높였다. 은선을 투입한 이유는 은선의 전기 전도율이 구리보다 6% 높기 때문이다.

단자에도 올닉 케이블의 시그니처가 고스란히 담겼다. 기기 쪽으로 들어가는 IEC 단자는 베릴륨 동 재질의 3개 4각 핀이 모두 면 접촉을 하게끔 설계됐다. 안에 강철 판 스프링이 2개씩 들어간 덕인데, 일반 IEC 단자들이 클립 형태를 취해 선 접촉에 그치는 것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접촉면이 적어지면 전자가 비집고 들어가기 힘들다’는 것이 박강수 올닉 대표의 설명이다.

접촉 저항을 줄이려는 노력은 벽체 콘센트나 멀티 플러그에 꽂는 AC 플러그에도 베풀어졌다. 끝이 6분할된 2개 플러그 자체가 접촉률이 좋은 로듐 도금 베릴륨 동인데다가 안에는 실리콘 러버가 들어가 있어서 바깥을 향해 세게 밀어주는 구조다. 필자는 실제로 ZL-3000 파워 케이블을 쓰고 있는데 그 접촉력이 장난이 아니며, 이는 이번 ZL-8000S도 예외가 아니었다.

끝으로 선재와 단자의 연결은 납땜이나 냉간 용접이 아닌 1000도에 달하는 초고온 열용접으로 이뤄졌다. ZL 테크놀로지에서 말하는 ‘연결 저항 = 0’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다. 박강수 대표에 따르면 ‘내년에는 열용접을 위한 더 발전된 기기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밖에 피복은 케이블 굵기가 굵어진 만큼 기존 PVC에 실리콘과 실크를 섞어 부드럽게 만들었다.

필자의 시청실에서 진행한 ZL-8000S 파워 케이블 시청에는 일렉트로콤파니에의 파워 앰프 AW250R과 PMC fact.12 시그니처 스피커 등을 동원, 기존에 쓰던 파워 케이블과 비청했다. 올닉에서 ZL-5000 파워 케이블도 보내준 만큼 두 올닉 케이블의 음질 차이도 추적해봤다.

다이애나 크롤의 ‘No Moon At All’을 ZL-8000S로 들어보면 베이스가 저음을 분명하게 토해내고, 피아노 오른손 건반은 매우 명료한 소리를 낸다. 파워 케이블을 바꿨다고 이렇게 소리가 맑아질 수 있나 싶다. 기존 케이블로 바꾸니 베이스는 첼로처럼 들리고, 피아노 고음은 탁하며, 보컬 목소리는 건조해진다.

ZL-5000으로 바꾸면 열화된 거의 모든 것이 원상 회복되고 무대까지 넓어진다. 더 나아질까 싶지만 ZL-8000S를 투입하니 악기들의 음상이 더욱 또렷해지고 무대가 완전 칠흑이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인터 케이블을 업그레이드한 것 같은 S/N비 상승이 가장 놀라웠다.

ZL-8000S로 들어본 마커스 밀러의 ‘Trip Trap’은 단단하고 색 번짐이 없는 음이 압권. 메인 베이스 악기 외에 퍼커션이나 키보드 같은 악기 소리가 평소보다 많이 들린다. 기존 케이블로 바꿔보면 타격감이 약해지고 무대까지 좁아졌다. 전체적으로 무게 중심이 위로 올라왔다는 인상.

ZL-5000으로 바꾸면 먹먹하고 갑갑한 느낌이 일거에 사라지고 무게 중심도 많이 내려간다. 다시 ZL-8000S로 들어보면, 음이 타이트해지고 키보드의 여러 효과음이 더욱 생생하게 들린다. 파워감에서는 ZL-5000과 큰 차이가 없지만 해상력이나 색채감, 약동감 등이 늘어난 점이 눈에 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바루잔 코지안이 유타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환상 교향곡 4악장에서 일어났다. 기존 파워 케이블, ZL-5000에 이어 ZL-8000S를 투입하자 처음 낮은 포복으로 기어오는 팀파니의 존재감부터 위압적일 만큼 잘 느껴진다.

이 밖에 모든 음들이 싱싱하게 바뀐 것, 총주 폭발음의 음압 레벨이 청감상 거의 2배로 늘어난 것, 그런데도 음이 깨끗하고 S/N비가 좋은 것도 ZL-8000S 투입 후 포착된 기분 좋은 변화다. 2015년부터 올닉 케이블을 써보고 리뷰해온 필자 입장에서 다시 엄지척을 할 수밖에 없는 파워 케이블이다. 


가격 280만원(2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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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3년 06월호 - 6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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