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nic D-10000 OTL/O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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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nic D-10000 OTL/OCL
  • 김편
  • 승인 2022.08.12 04:00
  • 2022년 08월호 (601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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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없이 투명하고 깨끗한 올닉 최고의 DAC를 만나다

소리가 잡티 하나 없이 맑았다. 무대 앞은 미세먼지가 모두 사라진 날처럼 한없이 투명하고 깨끗했다. 과연 OTL/OCL 회로를 진공관 DAC에도 적용하면 이런 소리가 나오는구나 싶었다. 대한민국 제작사 올닉(Allnic)이 최근 선보인 D-10000 OTL/OCL DAC 이야기다.

OTL/OCL(Output Transformer-Less/Output Capacitor-Less)은 말 그대로 진공관 앰프 출력단의 트랜스포머와 신호경로상의 커패시터를 없앤 회로. 출력 트랜스는 진공관의 높은 출력 임피던스를 낮추고, 신호경로상의 커패시터 역시 DC 차단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띠는 만큼, 이들을 생략한다는 것은 제작사 입장에서는 모험과도 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올닉은 이들이 음의 왜곡과 착색, 에너지 손실을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판단, L-10000, L-9000, L-8500 같은 상급 프리앰프와 HPA-5000XL 헤드폰 앰프에 OTL/OCL 회로를 베풀었다. 결과는 대성공. 출력 트랜스와 커패시터가 신호경로상에서 사라지자 상상할 수 없었던 순결하고 싱싱한 음이 물밀듯이 흘러나왔다. 외국 매체들이 올닉 OTL/OCL 프리앰프에 대해 ‘적을수록 더 좋다’(Less is so much more)며 극찬한 이유다.

이번 시청기인 D-10000 DAC 역시 OTL/OCL 회로를 통해 진공관 DAC가 낼 수 있는 가장 깨끗하고 맑으며 싱싱한 소리에 도전했다. ESS 32비트 컨버팅 칩을 채널당 1개씩 투입, PCM은 32비트/384kHz까지, DSD는 네이티브로 DSD256, DoP로 DSD128까지 컨버팅하는 등 디지털 스펙 또한 남부럽지 않다. 퍼멀로이 출력 트랜스를 쓴 D-5000 DHT는 네이티브 DSD128 스펙이었다.

외관부터 확실히 D-5000 DHT와는 크게 다르다. 요즘 올닉 앰프를 관통하는 패밀리 룩을 취해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자아낸다. 전면 패널에는 양 사이드에 출력관 상태를 알려주는 커런트 미터가 있고, 왼쪽에는 입력 상태 표시 LED(선택은 오른쪽 실렉터 노브), 오른쪽에는 음원 스펙 표시 LED(DSD, 44/48, 88/96, 176/192, 352/384)가 박혔다.

눈길을 끄는 것은 가운데 컨버전(Conv) 버튼과 업샘플링(Upsample) 버튼. 컨버전 버튼을 누르면 입력 PCM 신호가 DSD 신호로 바뀌며 DSD LED에 불이 들어오고, 업샘플링 버튼을 누르면 PCM 입력 신호를 최대 352/384kHz까지 원하는 수치만큼 업샘플링할 수 있다.

상판에는 뒤쪽 양 사이드에 디지털 회로용 전원 트랜스와 아날로그 회로용 전원 트랜스가 있고, 가운데에 컨버팅된 아날로그 신호에 관여하는 진공관들이 좌우 채널별로 도열했다. 앞쪽부터 5극관 7258 2개, 쌍3극관 12AU7 2개, 3극관 6C19P 4개다. 6C19P는 내부 저항이 400Ω에 그칠 정도로 낮아 프리앰프나 DAC 출력단에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후면에는 전원 인렛단과 함께 디지털 입력 단자(옵티컬, USB, AES/EBU, 코액셜 1·2)와 아날로그 출력 단자(XLR, RCA)가 마련됐다. 가운데에는 클록 신호를 뽑거나 받을 수 있는 입·출력 BNC 단자 2개가 보인다. 출력 임피던스는 50Ω, THD는 0.1% 미만, S/N비는 -86dB, 출력 전압은 4V다. 사이즈(WHD)는 43×17×32cm, 무게는 13kg.

필자의 시청실에서 진행한 D-10000 OTL/OCL 시청에는 솜 네트워크 플레이어 sMS-200 Ultra와 패스 프리앰프 XP-12, 일렉트로콤파니에 파워 앰프 AW250R, 핑크팀 KIM 스피커를 동원했다. USB 입력, RCA 출력 상태에서 룬으로 코부즈 스트리밍 음원과 코어 저장 음원을 최대 352/384kHz 업샘플링 환경으로 들었다.

먼저 조수미의 <Missing You> 앨범 중 ‘Dona Dona’를 들어보면, 지금이 정말 디지털 스트리밍 음원으로 듣는 것인가 싶을 만큼 매끄럽고 리퀴드한 아날로그 사운드를 만끽했다. 배경이 워낙 조용하고 깨끗하다보니 조수미의 딕션 하나하나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 6C19P를 비롯한 진공관과 OTL/OCL 회로가 컨버팅 이후 아날로그 신호를 책임진 덕분이다.

브라이언 브롬버그의 ‘The Saga of Harrison Crabfeathers’(Wood)는 무대 정가운데에 자리잡은 우드 베이스의 형체가 더할 나위 없이 또렷하고 진했다. 전압 변동률이 극히 낮기로 정평이 난 올닉의 전원 트랜스와 듀얼 모노 회로, 결정적으로는 OTL/OCL 회로 덕분이다. DAC의 기본 책무라 할 악기들의 분리도와 해상력, 사운드 스테이지 재현력 역시 올닉 플래그십 DAC답다.

피아니스트 알리스 사라 오트와 바이올리니스트 마리 사무엘슨이 연주한 쇼팽의 야상곡(The Chopin Project)은 노이즈가 한 톨도 없이 증발된 가운데 펼쳐진 두 악기의 콤비 플레이에 숨이 턱턱 막혀왔다. 그야말로 LP 플레이가 부럽지 않은 별의 순간. 올닉이 최근 지속해오고 있는 OTL/OCL 회로 설계가 마침내 D-10000 OTL/OCL DAC에서 꽃을 피운 느낌이다. 


가격 1,950만원   
사용 진공관 6C19P×4, 7258×2, 12AU7×2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1, Coaxial×2, USB B×1
지원 PCM 44.1-384kHz, DSD 64/128/256(Native DSD), DSD 64/128(DoP)   
클록 입·출력 지원(BNC)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범위 20Hz-20kHz   
출력 전압 4V   
출력 임피던스 50Ω   
크기(WHD) 43×17×32cm   
무게 1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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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2년 08월호 - 6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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