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ock Audio Line & Power Block SE · Mono Block 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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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ck Audio Line & Power Block SE · Mono Block S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5.11 11:30
  • 2021년 05월호 (586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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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라비아 음악 유산의 총아, 블록 오디오를 만나다

최근 10년간 하이엔드 업계 쪽 동향을 보면 이상하리만치 앰프 쪽이 잠잠했다. 기존의 골드문트, CH 프리시전, 컨스텔레이션 오디오, 볼더 등이 건재한 가운데, 이들의 아성에 도전할 만한 브랜드가 거의 전무하다고 봐도 좋다. 그 가운데 내 눈길을 끈 것은 블록 오디오(Block Audio)다. 만일 이 회사가 미국이나 서유럽에서 나왔다고 하면 바로 이 거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으리라 생각한다. 아무래도 오디오에서 국적이 갖는 편견을 피할 수 없는 바, 그런 면에서 이제야 그 진가를 서서히 발휘하게 되었다는 점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블록 오디오는 체코산이다. 체코라고 하면 프라하를 떠올리는데, 여기와는 좀 거리가 있는 올로모우츠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렇게 쓰면, ‘아 그냥 평범한 동구권의 오디오 회사구나’라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일단 클래식 음악에 관한 한, 체코는 결코 만만치 않다. 위키피디아에서 검색해보면 그 방대한 리스트에 놀랄 것이다. 특히, 19세기 말에 활동한 드보르작, 야나체크, 스메타나 등이 대표적인데, 이들이 모두 올로모우츠가 속한 모라비아 지방에서 나왔다. 참고로 말러도 체코 출신이다! 아무튼 이런 뼈대 있는 가문에서 당연히 하이엔드 오디오가 나와야 하지 않은가? 그 답변이 바로 블록 오디오인 것이다.

동사의 라인업은 단출하다. 프리앰프, 파워 앰프, 스피커로 구성되어 있으며, 프리·파워 앰프는 SE 버전이 추가되어 있다. 앰프 쪽으로 말하면 본격적인 모노럴 구성의 하이엔드 제품이다. 오로지 이렇게 매머드급의 앰프만 제작한 것은 좀 특이하기는 한데, 아마 시간이 흐르면 인티앰프라든가, 더 저렴한 분리형이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아무튼 이 한 세트의 앰프만 갖고도 최근 몇 년간 블록 오디오는 업계에 가장 큰 임팩트를 선사한 메이커가 되었다. 역시 모라비아 지역 출신답다.

우선 프리앰프는 라인 & 파워 블록 SE(Line & Power Block SE)라는 모델명이 붙어 있다. 당연히 전원부 별도 구성이고, 철저한 듀얼 모노럴 설계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프리앰프에서 이상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탑재된 것이다. 일단 배터리 전원부가 달려 있다. 완충하면 총 15시간을 사용할 수 있고, 방전이 되면 자동적으로 충전하면서 작동한다. 미세한 신호를 다루는 프리앰프에서 배터리 전원이 가진 장점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더구나 모든 동작이 클래스A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음은 정말 고무적이다. 게다가 MM/MC가 가능한 포노단까지 달려 있다. 이 또한 정밀한 설계로 완성되었다.

한편 파워 앰프는 모노 블록 SE(Mono Block SE)라는 모델명을 갖고 있다. 정말 심플하고 모던한 외관이다. 역시 하이엔드 제품답게 빈틈이 없으며, 당연히 무겁다. 무려 개당 90kg이나 나간다. 처음에는 눈을 의심했다. 왜 이리 무거울까 살펴봤더니, 맙소사! 정공법으로 제대로 만든 클래스A 방식이 도입되었다. TR 앰프를 이야기할 때 그 최고봉은 누가 뭐래도 클래스A. 게다가 무려 8Ω에 200W를 제공한다. 뭐 여기서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이쯤 되면 세상의 모든 스피커를 모두 갖고 놀 수 있다.

내부 구성을 보면 역시 일체 타협이 없다. 무려 2,500VA급의 토로이달 트랜스가 달려 있고, 500,000㎌급의 콘덴서가 커플링되어 있다. 즉, 전원부 쪽에 관한 한 일체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발열 처리도 잘 되어 있고, 무동작 시 제로 W의 전원 소비를 실현했으며, 완벽한 보호 회로까지 장착하고 있다. 파워 역시 이상적인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매칭 스피커는 요즘 한층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몬 어쿠스틱 고스트 실버.

첫 곡은 아바도 지휘, 말러의 교향곡 5번 1악장. 과연 대형기다운 음 매무새가 돋보인다. 거침없이 뒤를 받쳐 스피커가 마음껏 노래하게 만든다. 역시 오디오는 파워인가? 대편성 오케스트라가 내뿜는 기세와 포효는 지옥의 뜨거운 불길을 아낌없이 드러낸다. 반면 바이올린군의 처연하고, 스산한 아름다움도 놓치지 않는다. 악마와 천사가 공존하고 있다.

이어서 소니 롤린스의 ‘Moritat’. 찰랑거리는 심벌즈 음향이 기분 좋게 퍼지는 가운데, 근육질의 파워 블로잉이 등장한다. 음 하나하나에 기백이 가득하고, 출중한 에너지가 듣는 쪽을 확 휘어잡는다. 투수는 100마일로 던지고, 그것을 타자는 풀 스윙으로 받아치는 쾌감과 동일하다. 워킹 베이스의 뚜벅뚜벅 걷는 듯한 백업은 전체적으로 악단의 사이즈를 깊고, 넓게 확장시키고 있다.

마지막으로 다이어 스트레이츠의 ‘So Far Away’. 스튜디오의 정교치밀한 녹음 현장에 온 듯하다. 일체 빈틈이 없는 재생이 이뤄지고 있다. 특히, 공간을 휘젓는 화려한 기타의 향연은 가히 꿈을 꾸는 듯 멋지다. 킥 드럼의 육중한 어택, 신디사이저의 신비한 음향, 보컬의 약간 텁텁한 느낌 등이 어우러져, 오서독스하고 짜임새 높은 콤비네이션이 연출되고 있다. 확실히 급수가 다른 앰프로, 어떤 스피커를 걸어도 최상의 퍼포먼스를 이끌어낼 전망이다.


Mono Block SE
가격 6,500만원(2개)   구성 모노블록   실효 출력 250W(8Ω), 5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DC-300kHz(±3dB)   S/N비 120dB   THD+N 0.01% 이하   댐핑 팩터 5000 이상   전압 게인 +26/+20dB   입력 임피던스 20㏀(XLR), 10㏀(RCA)   입력 감도 2.25V   크기(WHD) 50×28×53.5cm   무게 90kg

Line & Power Block SE
가격 4,80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5, Phono×1, XLR×4   아날로그 출력 RCA×2, XLR×2   주파수 응답 DC-300kHz(-0.5dB)   최대 출력 전압 10V(RCA), 20V(XLR)   THD+N 0.0005% 이하   입력 임피던스 20㏀(RCA), 40㏀(XLR)   출력 임피던스 25Ω(RCA), 50Ω(XLR)   헤드폰 출력 지원   크기(WHD) 46×10.5×36cm(Line/Power)   무게 28kg(To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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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5월호 - 58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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