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DAC-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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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ncent DAC-7
  • 이현모
  • 승인 2020.03.10 17:24
  • 2020년 03월호 (572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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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가지 음색을 즐길 수 있는 재주 많은 D/A 컨버터

빈센트 오디오는 1995년 독일에서 창립한 오디오 업체로, 이미 20년이 훌쩍 지난 중견 오디오 업체이며 유럽에서는 잘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국내에 수입되면서 오디오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빈센트 오디오는 엔지니어 출신 CEO 우베 바르텔이 제품의 모든 설계를 직접 맡아서 하고 있다고 한다. 빈센트 오디오의 제품 라인을 보면, 솔리드 라인과 튜브 라인으로 크게 나뉘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이 업체가 스피커를 제외한 모든 오디오 제품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업체라는 느낌이 확 들어온다.

필자가 이번에 시청한 빈센트 오디오의 DAC-7 D/A 컨버터는 튜브 라인에 속하는데, 진공관을 채용한 하이브리드 D/A 컨버터다. 내부에 장착된 진공관은 6Z4 1개, 12AU7 2개다. 그리고 디지털의 이미지가 가장 강한 것이 D/A 컨버터인데, 원하는 취향에 따라서 FET와 진공관 음색 모두 맛볼 수 있는 특징을 가진 기종이다. 실제로 진공관 모드로 들었을 때 그 이미지와 걸맞은 소리를 들려준다. 또한 DAC-7의 전면 정중앙에는 둥근 창이 있고, 그 창을 통해 내부에 있는 진공관의 불빛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인다.

DAC-7는 D/A 컨버터답게 디지털 입력단이 많은데, 2개의 옵티컬, 2개의 코액셜, 1개의 USB B, 1개의 AES/EBU를 지원한다. 출력은 XLR 1조, RCA 1조가 있고 32-600Ω까지 지원하는 헤드폰 출력도 갖추고 있다. USB B 입력은 PCM 32비트/384kHz, DSD 256까지 지원한다. 크기는 430×95×360mm(WHD), 무게 6.5kg이다. 함께 제공하는 세련된 리모컨은 인체 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조작이 쉽다.

빈센트 오디오의 DAC-7 D/A 컨버터의 실력을 점검해 보기 위해서, 칵테일 오디오의 X45 Pro를 트랜스포트로 사용하고, 트라이곤의 다이얼로그 프리앰프와 모노로그 모노블록 파워 앰프, 그리고 이글스톤웍스의 안드라 Ⅲ 시그너처 SE 스피커를 동원했다. 이 정도라면 DAC-7의 실력을 충분히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피아니스트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이 연주하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2번 3악장 장송행진곡(Hyperion)을 들어 보았다. 먼저 진공관 모드로 들어 보았다. 피아노 음에 살집이 붙어 두툼한 느낌이 강하다. FET 모드로 들어 보면 좀더 날렵하고 명료한 느낌이 더 든다. 어느 쪽으로 들어도 아믈랭의 타건력이 잘 느껴지고 넓은 음향 무대를 펼쳐 내며 정돈된 피아노 음이 두 스피커 사이로 흘러나왔다. 정트리오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피아노 트리오 ‘위대한 예술가를 회상하며’(EMI)를 들었다. 적막한 배경에 순수한 악기 음이 떠오르며 첼로와 바이올린과 같은 현악기들의 음색과 질감이 부드럽지만 명료하게 잘 드러난다. 조수미가 부른 비발디의 ‘이 세상에 참 평화 없어라 RV630’ 중에 나오는 ‘라르게토’(Warner Classics)에서는 저음 악기의 에너지 표현과 사실적 생동감도 좋은 편이다. 조수미의 목소리도 명료하게 들린다. 첼리비다케가 지휘하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EMI) 제4악장 합창 부분에서는 관현악이 좌우로 상당히 넓은 무대를 연출한다. 타악기의 타격감도 사실적으로 들리며 솔로 가수의 목소리, 합창단의 목소리도 자연스럽고 명료하게 들린다.

독일에서 창립된 지 25년이나 되었지만 비교적 최근에 국내에 소개되면서 애호가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는 빈센트 오디오의 DAC-7 D/A 컨버터는 진공관 음색까지 맛볼 수 있는 진공관 하이브리드 DAC이다. 마치 진공관 앰프와 같은 외관으로 아날로그 감성을 물씬 풍기지만, 오디오 애호가의 취향에 맞추어 변신을 자유롭게 꾀하는 재주꾼이다. 그야말로 외모부터 내용까지 오디오 애호가들이 원하는 것들을 잘 집어내어 하나하나 보여 주는 제품이다. 매우 영리한 제품이라고나 할까.

당연히 DAC-7은 디지털 소스기기로서 기본기를 탄탄히 갖추고 있다. 적막한 배경에 심지 있는 소리와 에너지를 갖추고 있으며 넓은 입체 음향 무대를 선사한다. 이 기기의 연결된 오디오가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소스기기로서의 제 역할을 충실히 해 낸다. 이 정도면 오디오 애호가들이 충분히 좋아할 만한 제품이다.


가격 230만원
사용 진공관 6Z4×1, 12AU7×2
디지털 입력 AES/EBU×1, Optical×2, Coaxial×2, USB B×1
지원 PCM 32비트/384kHz, DSD 256
아날로그 출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채널 분리도 90dB 이상
다이내믹 레인지 100dB 이상
S/N비 95dB 이상
하모닉 디스토션 0.0004% 이하
출력 전압 2.5V
헤드폰 출력 지원(6.3mm)
크기(WHD) 43×9.5×36cm
무게 6.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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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0년 03월호 - 5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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