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yon Spirit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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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on Spirit Ⅲ
  • 김남
  • 승인 2017.12.01 00:00
  • 2017년 12월호 (454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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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음악을 위해 모든 부분에서 환골탈태하다

블랙 컬러의 알루미늄 섀시와 크롬 도금의 트랜스 커버를 적절히 배합해 독특한 아름다움과 개성을 자랑하는 그들의 제품들은 화이트 알루미늄 패널만 범람하는 시장에서 확실히 뭔가 모르는 위용을 자랑했다. 외양만으로도 색다른 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기대감이 충만한 기종,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되는 에이온 진공관 앰프는 비교적 짧은 기간 안에 세계 오디오 시장에서 진공관 앰프의 하이엔드 자리에 올라섰다. 그동안 앱솔루트 사운드, 식스문 등 세계 여러 오디오 전문지에서 수상해 왔고, 블랙 컬러의 알루미늄 섀시와 크롬 도금의 트랜스 커버를 적절히 배합해 독특한 아름다움과 개성을 자랑하는 그들의 제품들은 화이트 알루미늄 패널만 범람하는 시장에서 확실히 뭔가 모르는 위용을 자랑했다. 외양만으로도 색다른 소리가 들려올 것 같은 기대감이 충만한 기종, 그렇게 생각이 드는 것이다.
인티앰프인 스피릿의 오리지널이 등장한 것은 2006년 경. 그리고 그 뒤로 버전 2로 바뀌더니 다시 오랜만에 버전 3으로 진화했다. 이번에는 그 진화 폭이 가장 큰 것 같다. 우선 출력관이 종전의 KT88에서 KT150으로 달라졌다. 5극관 앰프로서는 수십 년간 KT88, 6550, EL34 등이 그동안 시장을 점령해 왔지만 KT120이 등장하고 KT150까지 나오면서 이제 5극관 시장의 형세가 복잡해졌다. 여러 가지 수치로 볼 때 KT150의 특성이 다소 좋은 것은 사실인 만큼 세력 판도의 변화는 불가피하지만, 그동안 시장을 점령하고 있던 기존의 출력관들도 호락호락 사라질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 진공관 앰프 신제품은 대부분 KT120이거나 KT150으로 달라지고 있는 것만큼은 엄연한 사실. 이 KT150은 신관인 만큼 가격도 다소 비싸며 외양이 마치 로켓이나 포탄처럼 생겨서 보는 맛이 좋고, 여러 가지 성능 면에서도 진일보했다는 것이 중평이다. 얼른 보면 마치 빈티지관과도 흡사하다.

시청기는 출력관 외에 종전 제품과 외양은 별로 달라지지 않은 것 같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로 수정이 가해졌다. 0dB 네거티브 피드백 회로로 되어 있으며, PCB 기판의 레이아웃을 수정해 최단거리 신호 경로로 부품을 배치한 점이 그렇다. 그밖에 출력관 회로 보호 시스템과 지능형 자동 고정 바이어스 회로를 탑재하고 있으며, 자동 순차 전원 공급 회로에 의해 각 섹션이 안전하게 순서에 맞게 켜지고, 또한 버튼 하나로 3극 출력(그 경우 출력이 65W에서 40W로 감소)으로 전환이 가능한 것도 이 앰프의 특장점이다. 단, 3극 출력으로 변환시킬 때는 전원을 끄고 잠시 기다려야 한다.
그 외에도 트랜스를 보강했으며 커패시터의 용량도 증가했다. 또한 오디오파일 그레이드 커플링 콘덴서, 특주한 베릴륨 구리 접점의 세라믹 소켓, WBT 바인딩 포스트 등 고품질의 부품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환기 슬롯이 많아 발열 대책이 완벽한 것도 자상한 테크닉의 하나. 그리고 프리 아웃 단자가 마련되어 있고, 다이렉트 인 단자가 있어 다른 외부 프리앰프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3조의 RCA 단자를 비롯해 1조의 XLR 단자가 있고, 리모컨도 제공된다.
소출력의 3극관 앰프가 인기가 있고 3극관을 써야 음악의 품위가 높아진다는 것은 세계에서도 일본과 그 영향권에 놓여 있는 우리나라만의 추세라고 생각한다. 점점 감도가 낮아지고 까다로워지고 있는 하이엔드 스피커들을 다스리려면 3극관 앰프로는 사실 어렵다. 5극관의 앰프가 이점이 훨씬 많으며, 과거 싸구려 5극관 앰프 시절에는 호쾌하지만 거칠고, 미려한 사운드와는 좀 거리가 있는 제품이 많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3극관 앰프와 5극관 앰프를 블라인드 테스트해도 분간이 어려운 제품이 많아졌다. 뛰어난 트랜스들이 개발되고 출력관 특성들도 꾸준히 개량되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굳이 3극, 5극관 가릴 것이 아니라 스피커의 특성에 따라 앰프를 골라야 하며 5극관 앰프는 에이징이 되는 과정이 3극관보다는 다소 길다는 것도 감안해서 들어야 할 것이다.

시청기를 스펜더의 대형 스피커와 연결해 본다. CD 플레이어는 야마하의 CD-S2100. 5극 진공관 앰프의 사운드 특성은 우선 남성적인 음감이다. 고출력의 반도체 앰프를 능가하는 호쾌한 사운드가 대표적이다. 파바로티 같은 남성 보컬을 들을 때 쾌감이 일기도 하는데, 역시 다르지 않다. 3극 출력으로 들었을 때는 스피커를 구동하는 출력은 충분하며 시원하게 시야가 툭 터지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다소 소극적인 구석이 있다. 5극 출력으로 변환, 즉 25W 출력의 증가가 그런 불만스러운 점을 금세 해소해 주는 느낌이 든다. 진공관 앰프답지 않게 착색이 거의 없고 해상력도 뛰어나며 음감이 치밀하며 단단하게 변한다. 잘 만든 대출력의 반도체 앰프와도 일전을 겨뤄 봐도 되겠다. 전혀 에이징이 이뤄지지 않은 탓으로 윤기와 미려감은 몇 달쯤 쓰는 과정에서 훨씬 더 좋아질 것이다. 조잡한 트랜스를 사용한 제품은 써 갈수록 소리가 혼탁해지지만 정석에 충실한 제품은 소리의 품격이 조금씩 증가해 가기 마련이다.
앰프도 스피커 못지않게 보는 맛이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도 합격점이고, 만듦새도 뛰어나니 지금보다도 에이징이 무르익어 갈수록 들려줄 소리가 기대된다. 현재 시장에서 이만큼 안정적인 제품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수입원 제이원코리아 (02)706-5436   가격 750만원   사용 출력관 KT150   실효 출력 65W(Pentode), 40W(Triode)   주파수 대역 12Hz-60kHz   입력 감도 500mV   입력 임피던스 100㏀
NFB 0dB    크기(WHD) 48×25×37cm    무게 32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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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7년 12월호 - 4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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