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oteric C-02X·S-02
상태바
Esoteric C-02X·S-02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6.01.01 00:00
  • 2016년 1월호 (522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앰프 기술의 정공법만 모아놓은 역작

‘과연 하이엔드구나!’ 싶을 정도로 빼어난 디테일 묘사가 먼저 포착된다. 지판을 짚는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다채로운 활의 이용, 정확한 더블 스토핑 등이 일목요연하다. 무척 빠른 연주인데다가 중간 중간 삽입되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 등에서 하등 흐트러짐이 없다. 또 약간 여성적인 느낌의 음색도 재생을 고급스럽게 만든다.

일전에 도쿄 오디오 쇼에서 특별히 에소테릭 엔지니어 팀과 인터뷰한 것을 계기로, 이후 여러 쇼에서 마케팅 담당자와 인사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요즘 CD와 SACD의 판매량이 부쩍 준 가운데, 과연 에소테릭의 미래는 어떨까 물었더니,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왜 그럴까? 최상의 DAC 및 앰프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들은 신작 C-02X와 S-02 세트는 그런 면에서 동사의 최고 기술력이 총 집결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에소테릭이 캐치프레이즈로 삼는 ‘Master Sound Works’란 무슨 뜻일까? 한마디로 소스에 담긴 정보, 그러니까 마스터 테이프 수준의 순수한 음성 정보를 예술적인 경지에 이른 테크놀로지로 전달하겠다는 의미다.
우선 C-02X 프리앰프부터 보자. 먼저 언급할 것인 듀얼 모노 디자인이다. 프리앰프의 경우, 제일 중요한 것이 채널 간의 간섭을 피하는 것이다. 즉, 레프트 채널 신호가 라이트로 유입된다거나 혹은 그 반대가 되면, 음장이 흐트러지고, 일그러짐이 심하게 된다. 당연한 이치다. 이를 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바로 듀얼 모노 구성. 단순히 서킷만 그렇게 설계한 것이 아니라, 전원 트랜스 및 파워 서플라이도 이런 방식으로 구성하고 있다. 말하자면 근본부터 철저한 대책이 되어 있는 것이다.
이어서 풀 밸런스 설계도 주목할 만하다. 밸런스 설계의 장점은 노이즈의 수준을 급격히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본 기는 어떤 입력단이건 모두 밸런스 회로를 통해 신호가 전달되도록 아주 꼼꼼히 설계되었다. 특히 저 임피던스로 입력단이 만들어져 어떤 신호가 들어오던 노이즈가 낮고, S/N비가 좋도록 했다.

QVCS라는 테크놀로지도 주목할 만하다. ‘Quad Volume Control System’의 약자로, 아주 획기적인 볼륨단을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개는 어테뉴에이터를 쓰거나 복잡하게 저항들을 투입해서 구축하기도 하는데, 본 기는 다르다. 이 기술의 핵심은, 볼륨 노브를 돌릴 경우, 무려 4개의 독자적인 회로가 연동되어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라이트, 레프트 채널에 포지티브, 네거티브 신호가 더해진다. 이럴 경우 음을 재생할 때 채널 간의 분리가 더 확고해지고, 위상이 정확해지며, 노이즈 레벨도 어마어마하게 다운된다. 특히, 노브와 서킷 사이에 일체의 케이블이 개입되지 않아, 음성 신호의 경로가 한층 단축된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이어서 S-02 파워 앰프를 보자. 양질의 파워 앰프는 매칭되는 스피커의 임피던스가 계속 변화하더라도 아무런 무리 없이 대응하는 것이다. 즉, 어떤 부하가 걸려도 충분히 로드(Load)하는 것이 첫 번째 원칙인 것이다. 그 점에서 본 기는 비록 8Ω에 145W라는 출력을 선보이지만, 정공법으로 설계해서 4Ω에 정확히 290W를 낸다. 아무리 극악무도한 스피커라도 1Ω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으니, 그 점에서 상당한 스피커 구동력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전원 트랜스의 역량. 이를 위해 EI 타입의 특주품을 조달했는데, 코일을 감을 때 좌·우 채널을 완전히 분리해서 감았으므로, 비록 한 몸체에 담겨 있지만 좌·우가 정확히 구분된다. 또 이 자체는 5mm 두께의 철제 플레이트에 담겨 있어서, 자체 진동이 일체 외부로 유출되지 않는다. 무려 940VA급의 용량을 자랑한다. 시청을 위해 소스기기는 동사의 K-01X를 사용했고, 스피커는 키소 어쿠스틱스의 HB-1이 쓰였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야니네 얀센 연주의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 ‘과연 하이엔드구나!’ 싶을 정도로 빼어난 디테일 묘사가 먼저 포착된다. 지판을 짚는 손가락의 움직임이나 다채로운 활의 이용, 정확한 더블 스토핑 등이 일목요연하다. 무척 빠른 연주인데다가 중간 중간 삽입되는 오케스트라의 움직임 등에서 하등 흐트러짐이 없다. 또 약간 여성적인 느낌의 음색도 재생을 고급스럽게 만든다.
엘렌 그리모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황제의 경우, 실키하면서 매혹적인 연주가 이뤄진다. 기본적으로 남성적인 취향의 작품인데, 그리모의 부드러우면서 확실한 타건을 통해, 성격 자체가 바뀌고 있다. 그런데도 매력적인 것은, 역시 본 기를 통한 높은 퀄러티의 실현이다. 중앙에 위치한 피아노의 명료한 존재감과 그 주변을 둘러싼 오케스트라 사이의 치열한 공방은 매혹적인 음색과 더불어 넋을 잃고 빠져들게 한다.
마지막으로 조수미의 ‘도나 도나’. 단출한 편성이지만, 전혀 허하지 않다. 목소리의 투명함과 은은함은 귀를 즐겁게 하고, 독일어 특유의 치찰음이 일체 거슬리지 않는다. 중간에 나오는 클라리넷의 솔로는 환각적인 맛을 더해, 기분 좋은 미소를 짓게 한다. 스피커의 스케일과 사이즈가 더 커진 듯한 인상도 아울러 받았다. 

수입원 극동음향 (02)2234-2233


▲C-02X 프리앰프

가격 1,800만원   아날로그 입력 RCA×3, XLR×2  
아날로그 출력 RCA×2, XLR×2   주파수 응답 1Hz-200kHz(-3dB)
S/N비 116dB   THD 0.0006%(RCA), 0.0004%(XLR)
게인 +12dB   최대 출력 레벨 7.5V(RCA), 15V(XLR)
크기(WHD) 44.5×16.2×45.7cm   무게 32kg


▲S-02 파워 앰프

가격 1,800만원   실효 출력 145W(8Ω), 29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5Hz-100kHz(+0dB, -3dB) 
S/N비 115dB   THD 0.003%   게인 29dB   댐핑 팩터 1000
크기(WHD) 44.5×22.1×48.9cm   무게 48kg

522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6년 1월호 - 522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