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udio Contour S1.4 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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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naudio Contour S1.4 L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3.02 00:00
  • 2015년 3월호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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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셀프의 새 역사를 만들어낸 다인오디오의 신작

역시 북셀프 특유의 빼어난 음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스피커 사이 공간 저 편으로 서서히 큰 북이 압박해오고, 휙휙 공간을 가르는 현악군의 움직임이나 천장 높은 줄 모르고 뻗는 브라스군의 기세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하등의 흐트러짐이나 엉킴이 없다. 비교적 저역 특성도 좋아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경험하게 된다.

북셀프 스피커의 역사는 생각보다 그리 길지 않다. 정확히는 1958년에 나온 AR의 3a를 중요한 터닝 포인트로 본다. 그 스피커가 60년대 내내 얼마나 큰 인기를 끌었는지는 지금도 이 제품을 애용하는 애호가들의 사랑에서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물론 지금의 개념으로 보면 이 모델도 좀 큰 편이다. 더 작고, 간편한 대신 제대로 된 설치가 필요하고, 생각보다 대역이 넓은 현대적 북셀프의 역사에서 다인오디오가 쌓아올린 성과는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지 않다. 이번에 만난 컨투어 S1.4 LE라는, 다소 복잡한 모델명의 제품은 이 회사의 노하우가 충분히 담긴 역작이라 해도 무방하다.
일단 제품명에서 알 수 있듯, 본 기는 몇 차례 개량이 이뤄졌다. 그러므로 동사의 라인업 중에는 비교적 중상급기에 속하지만, 그 내용이나 퍼포먼스에 있어서는 다른 회사들의 경쟁작들을 압도하는 면이 있다.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통상의 유닛 배치와는 완전히 위배되는 모습이다. 놀랍게도 우퍼가 위에 있고, 트위터가 아래에 있다. 동사의 설명에 따르면, 이렇게 배열해야 시간축 일치가 쉽다는 것이다. 이미 이런 방식으로 컨시퀀스라는 걸작을 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뜬금없는 배치는 아니라 본다.
우선 유닛부터 보면, 본 기를 위해 새롭게 설계한 것들이 쓰였다. 트위터는 비교적 큰 편인데, 이른바 에소텍이라 불리는 명 유닛으로, 순 알루미늄 선을 쓴 보이스 코일과 연결되어 매우 개방적이고, 고급스런 음을 연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버전을 위해 특별히 업그레이드된 에소텍 유닛을 장착하기도 했다. 한편 이와 커플링되는 우퍼는 대략 7인치 구경으로, 공진을 억제한 알루미늄 소재의 바스켓에 단단히 부착되어 있다. 진동판은 동사의 기술력이 총집결된 MSP 방식의 콘으로, 튼실하면서 빠르며 뛰어난 내구성을 자랑한다.
여기서 잠시 본 기의 주파수 대역을 보면, 저역은 41Hz까지, 고역은 25kHz까지 커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사이즈의 제품치고는 상당한 광대역이라 평해도 무방하다. 이 중 크로스오버 포인트가 1.9kHz인 것을 봐서, 미드·베이스가 담당하는 부분이 넓고, 일종의 풀레인지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 감도가 85dB에 이르고, 4Ω짜리 제품이라, 아무래도 넉넉한 파워가 필요하다. 중간 사이즈 정도의 방에선 80W가 무난하다고 보지만, 100W 이상이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한편 세 겹으로 된 인클로저는 주먹으로 두드리면 아플 정도로 단단하고, 그 내부에 특수한 댐핑재를 발랐다. 마감은 여러 종류가 제공되는 바,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다. 한편 전면 플레이트에 두툼한 메탈을 써서, 드라이버를 강력하게 고정시키는 부분은 큰 신뢰를 안겨준다. 인클로저 밑 부분에 별도의 쳄버를 내서 크로스오버를 넣은 점이나, 그 부품이 특주 세라믹 저항과 고품질 커패시터라는 부분은 역시 오랜 기간 스피커를 제조해온 메이커다운 수법이라 하겠다.
참고로 본 기엔 튼튼한 스탠드가 기본이다. 원래 북셀프라는 것이 책장 안에 넣어서 가볍게 BGM을 듣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지금에 와서는 오히려 시스템의 주역으로 당당히 자리 잡은 형국이다. 그러므로 되도록 동사가 추천하는 스탠드가 효율적인 바, 스탠드 6라 불리는 모델을 함께 사용하는 편이 좋다. 
본 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플리니우스의 카이타키 프리앰프와 P10 파워 앰프를 동원했고, 소스기기는 럭스만의 D-06u를 사용했다. 첫 곡으로 들은 것은 슈베르트의 아르페지오 소나타 2악장. 로스트로포비치의 연주인데, 진공관 녹음 전성기의 미덕을 되새길 수 있는 트랙이다. 전체적으로 음이 날카롭지 않으면서 풍부한 잔향으로 실재감이 높다. 피아노와 첼로가 펼치는 아름다운 하모니는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마치 LP를 듣는 듯하다. 이런 자연스런 음이 풍요롭고 또 디테일하게 재현되는 부분에서 본 기의 깊은 내공을 엿보게 된다.
베를리오즈의 환상 교향곡 중 행진을 정명훈 지휘로 듣는다. 역시 북셀프 특유의 빼어난 음장감을 만끽할 수 있다. 스피커 사이 공간 저 편으로 서서히 큰 북이 압박해오고, 휙휙 공간을 가르는 현악군의 움직임이나 천장 높은 줄 모르고 뻗는 브라스군의 기세가 일목요연하게 펼쳐진다. 하등의 흐트러짐이나 엉킴이 없다. 비교적 저역 특성도 좋아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경험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조수미가 부르는 ‘도나 도나’. 소담스럽고, 정겨운 풍경이 기분 좋게 펼쳐진다. 마치 봄날 아지랑이가 살포시 피어오르는 시골길을 걷는 듯하다. 은은하게 퍼지는 조수미의 음성이 그냥 달콤하기만 하지 않다. 적절한 뱃심과 에너지가 뒷받침되어 있다. 

수입원 태인기기 (02)971-8241
가격 580만원(스탠드 별매)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재생주파수대역 41Hz-25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1900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85dB/2.83V/m   파워 핸들링 160W   크기(WHD) 18.8×40.4×36cm   무게 12.6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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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5년 3월호 - 51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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