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rfedale Diamond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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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rfedale Diamond 250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5.01.01 00:00
  • 2015년 1월호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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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의 다이아몬드, 특별한 새 옷을 입다

와피데일(Wharfedale)이라면, 우선 상당히 긴 역사를 가진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창업자인 길버트 브릭스가 처음 스피커 제조에 손 댄 것은 1932년. 이듬해에 직접 드라이버를 제조하면서 본격적인 생산 시스템을 갖춘 이면에는 라디오라는 신상품의 출현에 힘입은 바가 크다. 처음에는 단순한 개러지 메이커로서, 아내까지 밤새 납땜을 하며 작업했다고 한다.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의 이야기다.
여기서 왜 와피데일이란 이름이 등장했는가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처음 길버트가 자신의 집에서 스피커를 만들 때, 그 동네는 요크셔주 일클리라는 곳이다. 인근에 와피(Wharfe)라는 강이 흐른 바, 그 지역을 통칭해서 와피데일이라 불렀던 것이다. 아무튼 초기 스테레오 역사에서 길버트가 세운 공은 대단하다. 1948년에 처음 스피커 제조에 관한 책을 내는가 하면, 1950년대에는 쿼드와 협력해서 미국과 영국의 주요 극장에서 오디오 시연회까지 했다.
그런 긴 역사의 편린은 지금도 동사에서 제조되는 에어데일이라는 모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소 고풍스럽고, 거대한 외모임에도 의외로 반응이 빠르고, 해상력이 출중한 음을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그 밑으로 덴톤이라는 모델도, 다분히 고색창연한 느낌이 들어서 좋아한다. 이번에 만난 다이아몬드는 1981년에 그 첫 시리즈가 나올 만큼, 동사를 대표하고 있다. 최근작 200 시리즈의 최상위급 250이 이번 리뷰의 주인공이다.
일단 외관이 상당히 거창하다. 어지간한 중형기에 속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유닛 구성을 보면, 200mm 구경의 우퍼 두 발이 있고, 그 위에 130mm 구경의 미드레인지가 있다. 둘 모두 진동판은 케블라 소재다. 한편 트위터는 25mm 구경의 소프트 돔이다. 전체적으로 새롭게 드라이버를 설계한데다가, 모터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것이 특기할 만하다. 그 결과 파워 핸들링과 효율성이란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개량이 이뤄졌다.

여기서 본기의 입력 감도를 보면 89dB 정도 한다. 6Ω 이하로 떨어지는 일이 극히 드문 만큼, 매칭하는 앰프도 25W 정도면 충분하다. 200W 정도 걸면 펑펑 터진다고 보면 좋다. 담당 주파수 대역은 35Hz~20kHz 사이. 고역에 욕심을 많이 내지 않은 대신, 깊고 명료한 저역에 큰 장점을 갖고 있다. 특히, 바닥을 쿵쿵 치는 에너지는 본기만의 자랑거리 중 하나다.
물론 다이아몬드 200 시리즈 자체가 일종의 홈시어터를 겨냥한 바가 없지 않다. 220C라는 센터 스피커가 라인업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기를 단품으로 들어보면 전문적인 하이파이용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실 이 정도 사이즈의 스피커면서 가격적인 메리트를 갖는 경우, 애호가 입장에선 몇 가지 의문이 들 수 있다. 우선 전 대역이 과연 통일감을 갖고 있느냐다. 그것은 음색뿐 아니라 스피드라는 측면에서 그렇다. 사실 3웨이 플로어스탠딩에 더블 우퍼 사양이라면, 이런 우려를 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이번 시청에서 그 부분에 대한 아쉬움은 별로 없었다.
또 두 개의 우퍼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컨트롤하냐도 의문일 텐데, 이 부분 역시 큰 문제가 없었다. 기본적으로 저가나 혹은 저출력의 앰프를 쓰는 애호가들의 상황까지 고려해서 제작했기 때문에, 심하게 말하면 AV 리시버에 연결해도 충분히 제 실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본격적인 오디오용 인티앰프 내지, 진공관 앰프 쪽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사실 시장에서 이 가격대의 본격파 3웨이 스피커는 무척 귀하기 때문이다.

본기의 시청을 위해 앰프는 로텔의 RC-1580 MK2와 RB-1581 세트에 럭스만의 D-08u SACD 플레이어가 각각 동원되었다. 첫 곡으로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를 무터, 요요 마 등의 협연으로 듣는다. 과연 초동에 등장하는 첼로 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종의 서주를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의 당당한 표정이 본기의 우수한 다이내믹 레인지를 실감케 한다. 이어서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순으로 등장하면서 본격적으로 자리잡고 연주할 때의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대편성에서 듣는 나긋나긋하고, 사실적인 느낌에서 본기의 잠재력이 대단하다고 평가할 만하다.
마틴 그루빙거의 ‘Introitus’엔 다양한 타악기가 등장한다. 거기에 코러스까지 가세한다. 무척 복잡한 편성이나, 서로 일체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 일체의 엉킴이나 얽힘이 없다. 팀파니나 큰북의 잔향이 좋고, 코러스의 발성도 명료하다. 전체적인 신비주의 느낌까지 아낌없이 표현되고 있다. 역시 스피커에서 사이즈가 중요한 덕목일까?
마지막으로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의 ‘You Look Good to Me’. 역시 재즈에서 더블 베이스의 움직임은, 일정한 스피커의 크기를 요구하는 것 같다. 지극히 태연하게 밑으로 뚝뚝 떨어지는 베이스의 음은, 재즈의 맛을 한층 심화시킨다. 간결하면서 여유로운 피아노의 타건이나 풀 사이즈로 재현되는 드럼 등에서, 본격 피아노 트리오의 진수를 만끽한다. 가끔 바닥을 치는 저역에 깜짝깜짝 놀라기도 했다.

수입원 사운드솔루션 (02)2168-4525
가격 195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2) 20cm 우븐 케블라, 미드레인지 13cm 우븐 케블라, 트위터 2.5cm 
재생주파수대역 35Hz-20kHz(±3dB)  크로스오버 주파수 350Hz, 2.5kHz  임피던스 6Ω 
출력음압레벨 89dB/2.83V/m  권장 앰프 출력 25-200W  크기(WHD) 25×110.3×39.6cm 
무게 29.4kg

51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5년 1월호 - 5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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