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Ac Response K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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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Ac Response K6
  • 나병욱
  • 승인 2012.06.01 00:00
  • 2012년 6월호 (479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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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이야기하는 프로악의 확고한 응답
 서늘한 가을밤의 바람처럼 트럼펫의 맑고 깨끗한 울림에 이어 브라스의 울림이 넓게 자리하고, 프렌치혼의 품격 있는 사운드가 여과 없이 흐른다. 플루트 등 악기들의 질감은 확실하게 표현되고, 바이올린의 고역은 사실적으로 까칠한 듯하지만 시원하게 뻗어주며, 현이 철심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1972년 셀레프 오디오라는 회사로 출발한 프로악은 2번에 걸쳐 회사명을 바꾸며, 사세를 확장, 오늘에 이르렀다. 그동안 많은 종류의 스피커 시스템들을 출시하며, 하이엔드 스피커의 대명사로서 프로악의 존재를 확실케 했다. 모서리에 각이 서 있는 직사각형의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계속되어 외모에서의 특별함은 없다. 하지만 당당한 저역과 함께 한참 듣다 보면 조금은 피곤해지기도 하는 확실한 고역 특성으로, 선명한 사운드를 원하는 마니아들에게는 매력적인 스피커였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그간 디지털 오디오 소스의 발전에 따라 여기에 부응할 수 있는 스피커 시스템의 개선을 목표에 두었고, 12세 때부터 스피커를 자작하기도 했으며, 대학에서 전자 공학과 음향학을 전공한 스튜어트 타일러 사장의 설계 철학에 따라 유닛에서부터 첨단 소재의 개발은 시작되었다. 따라서 그 결실은 카본 프로 시리즈에서 카본 파이버 콘 우퍼 진동판을 개발·채용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하이 스피드 프로악 사운드를 실현하게 되었다. 이어 프로악은 하이엔드 스피커에 채용할 만한 또 다른 스피커 진동판 재질을 모색하게 되었고, 그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케블라였다. 케블라 재질은 카본 파이버와 같이 아주 가벼우면서도 단단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핀트가 잘 맞은 사진처럼 선명하면서도 생동감 있는 사운드를 스피드감 있게 그려 내준다. 6.5인치 구경의 케블라 우퍼는 아주 까다롭고 정교한 수작업에 의해 몰딩 처리함으로써 완성된다. 하지만 이 진동판의 충분한 잠재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특수 포팅 메커니즘을 함께 준비해야 만했다. 따라서 탁월한 양감과 동시에 빠른 응답 특성을 재현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을 만큼의 작은 벤트 설계 등 특별한 노하우를 적용하여 밀도감이 좋고, 중심이 잘 잡힌 저역을 스피드감 있게 재생할 수 있었다. 이러한 6.5인치 우퍼 2개에 빌렛 알루미늄(Billet Aluminium)으로 제작된 혼 방식의 2인치 돔 미드레인지를 채용했으며, 이미 여러 제품을 통해 그 성능이 검증된 리본 트위터를 구성하여, 지금의 프로악 리스폰스 K6이 완성되었다. 


 리스폰스 K6는 3웨이 4유닛 베이스 리플렉스형 플로어 스탠딩 타입으로, 앞에서 언급한 유닛에서처럼 그동안 연구 개발한 새로운 기술들을 집약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인클로저도 새롭게 개발된 유닛의 장점을 확실하게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특수한 설계와 공법이 동원되었는데, 내부 구조마다 각기 다른 두께의 HDF를 혼합·사용하고, 두터운 바이투먼(Bitumen)으로 댐핑 처리, 통 울림에 근본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리고 내부 골격에 상당히 두꺼운 자재가 동원되어 자체 진동에 결점을 보여주지 않는다고 한다. 과거의 명기 레퍼런스 4에 비해 전면 배플의 가로가 줄어 비교적 슬림한 모습이지만, 체조 선수의 잘 빠진 체형처럼 모던함과 당당함이 함께 한다. 내부에 장착된 패시브 네트워크도 고품질의 소자에서 선별해서 사용하고, 저역과 고역의 보드도 분리하여 배치하고 있다. 뒷면에 위치한 바인딩 포스트 단자는 2조가 준비되어 바이와이어링이나 바이 앰핑이 가능하다. 포트는 인클로저의 밑면에 있는데, 스파이크가 채용된 밑면의 뒷부분은 인클로저의 리어 패널과 이어지고, 앞부분에는 둥근 알루미늄 통으로 받쳐주어 3방향으로 위상 반전 저역의 사운드가 배출되는 설계로 되어 있다. 또한 K6은 25Hz에서 30kHz의 넓은 주파수를 재생하며, 능률도 비교적 높은 90dB이고, 키는 늘씬하여 118.5cm이다. 지금까지 프로악 스피커의 외향에서 느꼈던 진부한 느낌은 K6에 와서 대폭 개선되어, 깔끔하게 차려입은 정장 차림의 청년과 같이 핸섬한 모습이 엿보이기까지 한다. 


 시청에는 다양한 앰프들을 동원하여 섬세한 부분까지 세세하게 시청하고 싶었지만, 여건이 되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는다. 우선 샤프하면서도 매끄러운 사운드라는 느낌이 온다. 전체 주파수에서 플랫하게 재생되고 있으며, 스피드감이 특별하다. 중학교 밴드부 때 연주했던 주페의 경기병 서곡을 들어본다. 서늘한 가을밤의 바람처럼 트럼펫의 맑고 깨끗한 울림에 이어 브라스의 울림이 넓게 자리하고, 프렌치혼의 품격 있는 사운드가 여과 없이 흐른다. 플루트 등 악기들의 질감은 확실하게 표현되고, 바이올린의 고역은 사실적으로 까칠한 듯하지만 시원하게 뻗어주며, 현이 철심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투티에서도 과장하지 않으며 스피커의 안쪽에서 무대가 안전하게 형성된다. 빠른 박자에서도 음정은 흐트러지지 않고, 트럼펫의 명쾌한 텅잉은 핀 포인트가 잘 맞는다. 중학교 때 그렇게나 어렵게 느껴졌던 클라리넷의 카덴차를 이렇게 아름답고 매끄럽게도 연주할 수 있구나 하고 감탄하게도 한다. 오랜만에 송창식의 '우리는'을 듣는다. 젊었던 시절의 송창식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특이한 바이브레이션과 발음을 유들유들(?)하게 하며 웃으며 노래하던 얼굴, 방송국에서 보던 그때의 그 얼굴말이다. 어쨌든 리얼함에서도 화장기 없는 민얼굴을 보는 것처럼 꾸밈이 없다. 프로악다운 면모는 감지되면서도 한층 세련된 모습으로 K6라는 명찰을 달고 무대에 서 있는 것 같다. 


 수입원 디오플러스 (031)906-5381가격 3,100만원(에보니 마감) 사용유닛 우퍼(2) 16.5cm, 미드레인지 5cm, 트위터 리본재생주파수대역 25Hz-30kHz  임피던스 4Ω 출력음압레벨 90dB/W/m  권장 앰프 출력 10-250W크기(WHD) 21.5×118.5×34cm  무게 44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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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2년 6월호 - 47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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