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us Faber Aida
상태바
Sonus Faber Aida
  • 신우진
  • 승인 2012.03.01 00:00
  • 2012년 3월호 (47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가지고 싶은 단 하나의 시스템, 아이다
  뒤 길이가 80cm에 육박하고 키가 6척에 가까운 330kg의 거구이다. 두터운 적층식 합판이 옆판을 감싸고, 앞면은 장인의 가죽 세공으로 덧댄 명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앞에서 보면 3웨이 4스피커이지만 인클로저 속 안에 32cm의 대형 우퍼가 들어 있고, 더 소누스 파베르와 마찬가지로 뒷면에 음장감을 만들어 내기 위한 2웨이 구조의 사운드 필드 셰이퍼(Sound Field Shaper) 이론의 유닛이 박혀 있다.  


 작년 더 소누스 파베르라는 전혀 소누스 파베르 답지 않은 무시무시한 괴물을 접했을 때 놀라운 성능에 감탄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아쉬움이 있었다. 너만은 그냥 순순하게 남아 주었으면 하는 이기적인 감정이랄까? 스트라디바리를 만들고 이제 끝이라고 생각한 우리들에게 소누스 파베르는 전작에 이어 다시 한 번 상위 모델인 아이다를 선보인다. 가격은 더 소누스 파베르보다 1억 정도나 싸다. 그래 봤자 아무나 살 수 있는 스피커는 아니지만, 슈퍼 리치(Super Rich)가 아니어도 구입할 수는 있는 스피커이다. 


 사진으로 보면 원통형의 그리 크지 않은 스피커로 보이지만 뒤 길이가 80cm에 육박하고 키가 6척에 가까운 330kg의 거구이다. 두터운 적층식 합판이 옆판을 감싸고, 앞면은 장인의 가죽 세공으로 덧댄 명품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앞에서 보면 3웨이 4스피커이지만 인클로저 속 안에 32cm의 대형 우퍼가 들어 있고, 더 소누스 파베르와 마찬가지로 뒷면에 음장감을 만들어 내기 위한 2웨이 구조의 사운드 필드 셰이퍼(Sound Field Shaper) 이론의 유닛이 박혀 있다. 상급기처럼 각도가 조절되지는 않지만 각각의 게인을 조절하는 방식은 똑같이 들어 있고, 트라이와이어링이 가능한 단자를 가지고 있다. 전작의 옆면에 달린, 근래 보기 드문 대형 우퍼를 생각하면 이 정도면 애교에 불과하다 생각되지만, 그래도 역시 울리기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하긴 이 정도 스피커를 쓰면서 몇 백만원짜리 앰프로 구동시킬 일은 없어 보인다.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울리기 어려운 스피커는 아닌 듯싶다. 


 유닛은 이번에 완전히 바뀐 것 같다. 더 소누스 파베르와 공통점을 찾아보려 이것저것 비교해도 같은 것은 없어 보인다. 제공된 사양을 보면 모두 소누스 파베르에서 디자인한 유닛이라고 하고, 각각 차단된 공간에서 공진을 없애고 순수한 음을 만들어 내는데, 중점을 둔 설계임을 알 수 있다. 필자 개인적인 사견으로 보면, 이전의 소누스 파베르는 정성스레 만든 인클로저가 마치 악기의 통처럼 울리면서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었다면, 최근 선보인 이 하이엔드 두 기종들은 진동을 모두 없애버린 하이엔드 스피커 사운드에, 사운드 필드 셰이퍼 기술이라 칭하는 뒷면에 붙어 있는 북셀프 크기의 스피커를 통해 공간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듯하다. 일종의 페이크(Fake)인지, 아니면 트위크(Tweak)인지 모르지만, 확실히 뒷면 유닛을 모두 구동을 중지시키고 비교하면, 이 기술이 무미건조한 하이엔드 음을 얼마나 풍부하고 찰지게 변화시키게 되는지 간단히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효과는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물론 리스닝 룸의 상태에 따라 상대적이지만 대부분 긍정적 효과가 있을 듯싶다).


 더 소누스 파베르와 굳이 비교하자면 스케일 면에서는 조금 뒤지는 듯하지만 솔직히 둘 다 좋고, 둘 다 커 보인다. 스케일에 콤플렉스가 있다면 모를까 둘의 차이는 있지만 둘 다 부족함 없이 넉넉하다. 아이다를 상급기와 비교하면서 박력이 떨어진다거나 스케일이 작다라고 말한다는 것은 버핏이 소로스에게 '너는 돈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A•B 테스트로 비교한다면 차이야 있지만, 두 기종의 하이엔드의 특성은 이미 나의 변별 능력을 모두 넘어가 버렸는지도 모른다. 오히려 아이다에게는 이전의 스피커가 들려주던 간드러지는 고역의 느낌이 더욱 강하다. 송진가루 폴폴 날리는 현의 움직임이나 칼라스의 칼칼한 고역의 표현은 오히려 더 좋지 않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 나에게는 오히려 아이다가 더 눈이 간다. 물론 나로서는 모두 다 여우의 신 포도이지만, 아이다가 조금 낮은 곳에 매달려 조금 덜 시어보이는 건지도 모른다. 마치 스트라디바리가 이전작의 부족한 하이엔드 요소를 끌어 올린 하이엔드 성향의 소누스 파베르라면 아이다는 하이엔드 스피커의 부족한 감성을 채워주는 소누스 파베르 성향의 하이엔드 스피커인 듯하다. 가격이나 소리의 성향 모두 스트라디바리와 더 소누스 파베르의 중간적인 입장에 서 있다. 


 소누스 파베르는 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경영진이 바뀌었고 만드는 장인은 그대로라 하지만 조금씩 색깔이 바뀌고 있다. 그리고 세계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도 비싼 스피커는 줄을 지어 나오고 있다. 아마 더 이상은 스트라디바리로는 하이엔드 오디오의 세계에 명함을 내밀지 못하게 된 건지도 모른다. 이탈리아 수입차 가격이 되어 버린 스피커들을 보면 내심 찹찹한 느낌도 들지만 정성스런 만듦새와 으르렁거리면서도 부드럽게 달려 나가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온다. 아이다는 누군가에게는 화려하고 장중한 오페라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는 얻을 수 없는 사랑의 비극에 대한 노래이기도 하다. 


수입원 오디오갤러리 (02)926-9085가격 1억5천만원  구성 3.5웨이  재생주파수대역 20Hz-35kHz  임피던스 4Ω출력음압레벨 92dB/2.83V/m  파워 핸들링 100-1000W  크기(WHD) 48.2×172.5×78cm  무게 330kg(페어) 
47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12년 3월호 - 47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