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수 - 당신은 별을 보고 울어보셨나요 /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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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수 - 당신은 별을 보고 울어보셨나요 / 어쩔 수 없어
  • 신우진
  • 승인 2024.03.11 10:48
  • 2024년 03월호 (62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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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LP 0072(180g LP)
녹음 ★★★★☆
연주 ★★★★★

그가 누구인지 낯선 분들은 이 한 문장이면 바로 알 듯하다. ‘봄비, 나를 울려주는 봄비’ 70년 신중현의 이 노래를 부르면서, 미 8군 무대와 언더그라운드에 있던 그를 유명인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흔히 무책임하고 방자한 생활로 한국 최고의 소울 가수가 될 재능을 탕진한 인물로 평가된다. 75년 대마초 파동으로 활동이 중단되고, 이른바 서울의 봄 시기인 1980년 초 재기해 녹음한 음반이다. 하지만 앨범 하나를 모두 그의 노래로는 채울 수 없어, 2면은 연주를 담당한 김기표의 호랑나비 밴드의 노래로 채워져 있다. 맨 마지막 곡은 리오 세이어의 ‘When I Need You’의 번안곡이 실려 있다. 신중현 사단에 들어가며 탄탄한 미래를 앞두고 갑자기 맞이한 큰 성공에, 잦은 공연 펑크와 잠적으로 신중현과 결별 이후 대마초 파동을 거치며, 놓쳐 버린 아까운 재능은 이 음반으로 재기하려 했다. 그러나 알다시피 이 음반은 ‘봄비’ 만큼의 주목은 받지 못하고, 그만큼 빼어난 가창력을 보여 주지 못하고 다시 점차 대중에게서 멀어져 갔다. 간간이 아쉬운 투병 소식만 전해질 뿐 이제 다시 이 음반에 담긴 천재적인 소울 창법은 더 이상 듣기는 힘들 것 같다. 모든 일이 그러하듯, 특히 예술은 천재성이 필요하지만, 지속적인 성공에는 성실함이 필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켜 준다.  

620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4년 03월호 - 62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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