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ULNOTE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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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LNOTE A-2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4.01.10 10:44
  • 2024년 01월호 (61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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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 피드백 설계의 눈부신 깨끗함을 경험하다

앰프의 평가는 스펙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출력이 몇 와트인가, 왜율 및 디스토션은 얼마나 되나 또는 S/N비가 높은가 낮은가 등이 대표적인 기준이다. 하지만 이런 수치들은 실제 음악 재생으로 측정한 것이 아니라 특정 주파수, 특정 테스트 톤의 재생 결과이다. 특정 주파수 응답 수치를 성능 지표로 보는 것이다. 테스트 신호에서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실제 음악을 재생하면 스펙만큼 좋지 못한 경우가 이 때문이다. 오디오의 성능을 특정 주파수 소화 능력만으로 본다면 설계도 쉽고 스펙도 좋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실제 음악 신호의 변화를 음질적으로 좋게 들려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결국 앰프의 기준을 정적인 특정 주파수에 맞출지, 실제 음악 신호에 맞출지에 따라 재생음은 극과 극으로 달라진다. 소울노트(SOULNOTE)는 기존의 오디오 업체들이 추구하는 주파수 스펙 위주의 설계를 과감히 버리고, 시간축에 근거하여 신호의 변동을 정확히 재현해내는 타이밍 재생을 목표로 하는 몇 안 되는 특별한 업체이다.

설계자이자 엔지니어링 총괄 이사인 카토 히데키는 오실로스코프로 보는 주파수 특성 대신 실제 앰프가 동작하는 신호의 변화무쌍한 동작을 최대한 정확히 따라가는 증폭 회로를 설계하는 데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리뷰 제품인 A-2 인티앰프는 그의 노력이 집약된 시간축 타이밍 정확도의 산물이다. 대표적인 증거가 네거티브 피드백을 일체 사용하지 않는 증폭 회로이다. 그는 과거 마란츠에서부터 피드백 없는 증폭 회로 개발에 노력해왔다. 인터뷰에서도 ‘피드백은 성능을 개선하는 손쉬운 방법으로, 전 세계 오디오 회로의 99%가 네거티브 피드백 회로를 사용한다. 나 역시도 네거티브 피드백 회로의 앰프를 설계했었다. 피드백을 많이 쓸수록 측정 스펙은 좋아졌지만 문제는 재생된 음악은 생명력을 잃고 지루하게 들리는 단점을 피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소울노트에서는 과거의 설계 방법을 버리고 새로운 시간축 기반의 동적 특성을 최적화시키는 설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2 인티앰프는 입력에서 출력까지, 심지어 전원 회로에서도 네거티브 피드백을 완전히 배제한 논-피드백 회로로 완성되었다. DC 서보나 커런트 미러 등의 바이어스 조정 회로들은 하나도 없다. 스펙 대신 동적인 신호의 움직임에 최적화된 회로 설계를 위해서이다. 회로 자체는 클래스AB 구성으로 풀 밸런스드, 풀 디스크리트 방식으로 꽤나 많은 물량 투입의 모습이 보이지만 실제 회로 중 신호 경로는 입력에서 출력까지 불과 10cm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전원 회로는 앰프 회로 기판 아래에서 다이렉트로 연결되며 케이블 배선은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위에서 보면 상당량의 릴레이와 부품들은 대부분 볼륨 제어용 회로이며, 실제 증폭 과정 중 신호가 거쳐 가는 부품은 3-4개에 불과하다. 입력 단자, 실렉터, 볼륨, 그리고 전압 증폭까지의 모든 과정이 기판 1개에 모두 집약되어 신호 라인을 최소, 최단 거리로 만들어, 회로에서 발생될 수 있는 갖가지 노이즈나 간섭이 증폭에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설계했다. 최종 전류 증폭은 앰프 양 측면에 배치된 방열판 위에 설계되어 있다.

증폭에 사용한 부품들도 전압 증폭까지는 도시바의 2SK209 시리즈 JFET를, 최종 전류 증폭에는 산켄 바이폴라 트랜지스터(2SC2837/2SA1186)로, 정석적인 레시피에 가깝다. 특히 트랜지스터는 일일이 소자마다 전류값 스펙을 측정하여 매치드 페어를 구성하여 각각의 파워 앰프를 짝에 맞춰 제작하고 있다. 전원부 또한 600VA 용량의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중심으로 소울노트 전용으로 발주 제작한 ELNA의 콘덴서를 다량 사용한 필터 뱅크 구성을 취했다.

테스트에는 소울노트의 D-2 DAC와 락포트의 에이트리아 2를 사용하여 시청에 임했다. 이 앰프의 가장 큰 특징은 순수함이다. 일체의 튜닝이나 인공적인 색채가 가미된 요소가 하나도 없다. 매우 다이렉트한 톤으로 음악 본래의 색채와 순도를 매우 높인 재생음을 들려준다. 굉장히 빠른 스피드와 다이내믹한 사운드로, ‘피드백이 음악의 생기를 죽인다’는 제작자의 말이 무슨 말인지 A-2를 들으면 금방 알 수 있다. 게다가 이 앰프는 발열이 생각 이상으로 높은 편인데, 제작자는 바이어스를 이 정도로 잡아서 트랜지스터를 높은 온도로 동작시킬 때 가장 좋은 음이 났기 때문이라고 했다. 동적인 신호 변화에 끊임없이 대응하며 정확한 신호 증폭을 하는 만큼, 음의 순도, 유려함, 그리고 음의 디테일들이 대단히 선명하고 또렷하다. 스피커의 구동력과 저음의 펀치감도 상당하다. 인티앰프임에도 락포트 에이트리아 2를 손에 쥐고 두들기는 듯한 강력한 타격감과 흐트러짐 없는 베이스의 리듬 재생 등으로 선명하고 정확한 저음과 제동력을 보여준다. 앰프 출력 수치보다 최소 3-4배 정도의 파워 앰프를 연결한 듯한 안정된 스피커 구동 능력과 상당한 스케일의 스테이징 재현은 A-2의 재능이 어느 정도 수준임을 금방 알 수 있게 해준다.

소울노트의 A-2 인티앰프는 피드백 없는 사운드가 무엇인지, 스펙이 아닌 음악에 초점을 맞춘 앰프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놀라운 몬스터급 인티앰프이다. 지금까지의 일본 출신 앰프들과는 완전히 차별화된 사운드와 설계로 매우 신선하고 다이내믹한 사운드는 하이엔드 입문자들에게 필히 경험할 것을 추천하는, 동 가격대에서 가장 강력한 앰프라 할 수 있다. 


가격 850만원   
실효 출력 100W(8Ω), 200W(4Ω)   
아날로그 입력 RCA×3, XLR×3   
주파수 응답 3Hz-240kHz(±1dB)
S/N비 110dB   
THD 0.03%   
크기(WHD) 43×16×42.3cm   
무게 2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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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4년 01월호 - 6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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