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eth P3ESR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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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beth P3ESR XD
  • 김남
  • 승인 2021.09.08 16:59
  • 2021년 09월호 (590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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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마니아를 위해 탄생된 역사적 명기

오디오 마니아란 무엇인가? 바로 하베스가 내놓은 이 자그마한 스피커를 사랑에 가득 찬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그 사람이 오디오 마니아이다. 구입하든 아니든 그것은 그 다음의 일이며, 이런 제품에 관심이 있다면 분명 오디오 마니아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제품은 그만큼 스피커의 역사 속에 뚜렷하게 자리 잡고 있는 대표 기종(변종이지만)이기 때문이다. 이 이름을 알고만 있어도 최소한 오디오 마니아 신입 급은 된다.

오디오 마니아는 돈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음악과 오디오에 대한 애정과 지혜가 있어야 하는 세계다. 사람의 대표적인 취미 중 골프는 사실 돈이 좀 있다면 아무나 할 수 있는 취미이다. 운동에 소질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승용차도 돈만 있으면 아무라도 고급 차를 사서 타고 다닐 수 있다. 카메라도 마찬가지이다. 사진을 잘 찍든 말든 아무라도 고급 카메라며 각종 렌즈를 잔뜩 사 모을 수 있다. 그러나 음악의 세계는 좀 남다르다. 아무리 돈 있고 시간 있다 해도 함부로 안 되는 취미인 것이다. 강제로 시킬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물론 악기 쪽이 아니라 듣는 쪽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듣는 사람보다도 말하려고 나대는 사람이 훨씬 많은 세상에서 음악 애호가는 우선 무엇인가를 들어 보려는 사람이라야 한다. 머리가 좋다고 해서 음악을 잘 듣는 것은 물론 아니다. 음악을 사랑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뭔가 남다른 본성을 타고 나지 않는 이상 좀 어렵다. 배우고 훈련받아서 생기는 영역이 아닌 것이다. 오디오 마니아는 일반적 취미보다는 좀 차원이 다른 그런 세계, 그런 곳에 발을 들여 놓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의 어려움이 지천에 널려 있는 이 시절, 음악을 사랑하는 분들인 오디오 애호가들에게 항상 행운이 있기를 다시 한번 기원한다.

음악 마니아, 오디오 마니아라면 당연히 시청기 같은 역사적 명기에 대하여 애정을 품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스피커는 영국 BBC 모니터 스피커의 영원한 고전 걸작으로 평가 받고 있는 전설 LS3/5a의 후예이자, 하베스의 40주년 기념작을 다시 개선한 새로운 시리즈 XD(eXtended Definition)로 소개된 화제 만발의 제품이다.

고전 음악은 오랜 세월 동안 흘러와 마치 유적지처럼 세월의 역사가 고여 있다. 오디오의 세계에서도 이와 같이 역사와 전통이 살아 있는 명문 명가가 있는데, 이를 꼽으라고 한다면 당연히 BBC 모니터가 한 손에 꼽힐 것이고,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기종이 바로 LS3/5a인 것이다. 이 기종은 처음부터 라디오 방송 차에 설치하기 위해 이동용 미니 모니터 스피커로 만들어졌다. 당시 방송 차의 규격이 있었던 것이 아닌 만큼 대체적으로 3평 남짓한 크기인데 그 안에서 음성과 음악용 검청 장비로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것, 그런 조건으로 만들어졌다가 미국과 달리 비교적 방이 작았던 유럽식 거주 공간에서도 적절하다는 인정을 받아 방송 모니터보다도 홈 스피커로 더 인기 만점인 제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세계적으로 이 꼬마 스피커를 사용하는 인구도 엄청난데, 국제적 애호가 클럽도 여러 개가 된다. 무엇보다도 3평 정도의 공간이 아니라 그보다도 세 갑절 더 큰 공간에서도 이 꼬맹이는 낭랑하고 힘차게 울린다. 일반적인 한국 아파트 공간이라면 가장 이상적인 기종으로도 평가되는 것이다. 보통 가정용으로도 훌륭하다는 장점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도 여러 군데 제작사에서 경쟁적으로 동일한 스펙으로 이 제품을 만들고 있는데, 여러 제작사의 제품을 들어 보니 소리가 미묘하게 달랐다.

이 스피커는 오리지널을 그대로 복각한 것이 아니라 오리지널 LS3/5a의 스펙 범위를 충분히 살리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그런 식으로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리고 하베스의 제품답게 당연히 하베스의 특·장점을 지니고 있는 래디얼2 드라이버를 사용했고, 최신 기술로 더욱 개량되었다는 설명이 따른다. 다소 밋밋했던 인클로저도 멋진 와인 컬러로 단장되어 볼거리가 늘어났다. 

이 스피커는 크기가 작아 보통의 책장에도 거치할 수 있으며, 최적의 사운드를 원하면 무거운 스탠드에 올려 트위터를 귀 높이에 맞추라는 것이 주의사항. 또한 비할 데 없이 정확한 미드레인지는 기본이고, 83dB의 낮은 감도임에도 앰프를 크게 가리지 않으며, 주파수 응답의 저역 하한이 75Hz이지만 보통 음악에서는 전혀 지장이 없다. 그리고 전작에 비해 투명도, 박진감, 해상도 증가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 차이는 듣는 사람에 의해 각기 다를 것이다. 이 역사적 명기에 대해 더이상 군소리 않는 것이 좋겠다. 


가격 348만원   
구성 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 밀폐형   
사용유닛 우퍼 11cm RADIAL2, 트위터 1.9cm   
재생주파수대역 75Hz-20kHz(±3dB)   
출력음압레벨 83dB/2.83V/m   
임피던스 6Ω   
권장앰프출력 15W   
파워핸들링 50W   
크기(WHD) 19×30.6×18.4cm   
무게 6.1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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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9월호 - 5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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