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t & Beat Arden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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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t & Beat Ardente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21.06.10 16:34
  • 2021년 06월호 (587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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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자의 정공법으로 만들어진 역작 인티앰프

요즘 비트 앤 비트(Bit & Beat)의 여러 제품을 만나면서 여러모로 기분이 좋다. 국내 앰프 메이커 대부분이 진공관을 선호하는 데에 반해, 동사는 TR을 갖고 만든다. TR로 좋은 음을 만들려고 하면 정말 많은 공이 든다. 기본적인 물량 투입과 설계의 정밀함 등 여러모로 난관이 많다. 하지만 그간 몇 종의 앰프를 들어본 결과, 정말 내공이 뛰어난 회사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일 오디오 쇼나 이벤트가 있어서 직접 애호가들을 상대할 일이 있다면 상당한 파란을 몰고 올 것이라 장담한다. 코로나가 풀리는 내년이 더 기대가 되는 이유다.

이번에 만난 아르덴테(Ardente)는 동사의 인티앰프 라인업 중 위로부터 둘째에 해당한다. 맨 위로는 그라데볼레가 있다. 현재 4종의 인티앰프를 발매하고 있는데, 스몰 사이즈의 블루앰프를 필두로, 인노첸테, 아르덴테와 그라데볼레(Gradevole)가 있다. 출력이 각각 50W, 100W, 150W, 그리고 250W. 통상적으로는 100W 혹은 150W 정도면 충분할 것 같고, 더 대형기일 경우 250W짜리가 필요할 것 같다. 그런 면에서 150W를 내는 본 기는 여러모로 쓰임새가 많다.

외관을 봐도 꽤 큼지막하고, 무게도 무려 22.5kg이나 나간다. 섀시뿐 아니라 전원 트랜스, 커패시터 등 여러 부품에 무척 고급스러운 소자가 투입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이 정도 퀄러티의 음을 내고자 한다면, 어지간한 물량 공세가 아니면 힘들다. 따라서 본 기가 갖는 가격적인 메리트가 상당하다고 하겠다.

이 대목에서 잠깐 모델명에 대해 소개할 필요가 있다. 재미있게도 모두 이탈리아 어이기 때문이다. 상냥한(Affabile), 순결한(Innocente), 불같은(Ardente), 즐거운(Gradevole). 즉, 우리가 오디오에서 추구하는 여러 덕목을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서, 동사의 제품 철학을 담아낸 것이 아닐까 판단이 된다.

그렇다면 불같은, 즉 라틴 사람들의 불꽃 튀는 정열을 표현하는 본 기는 어떤 내용을 갖고 있을까? 사진에서 보면 알 수 있지만, 하이엔드 제품의 설계 사상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즉, 짧은 신호 경로와 충실한 전원부 구성, 최상의 부품 투입 등 여러 면에서 바람직한 모습을 취하고 있다. 본 기의 출력단은 MOSFET란 소자를 사용했다. 이것은 TR이면서 진공관과 같은 성질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마치 진공관 앰프를 설계하듯, 접근하는 편이다. 물론 여기에도 여러 난관이 도사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출력 소자에 대한 부분. 여기서 동사는 오토 트래킹(Auto Tracking) 기능을 탑재했다. 실시간으로 MOSFET의 상태를 모니터링해서 적절하게 바이어스를 조절해주는 것이다. TR에도 이런 기능이 필요하다는 것이 생소하겠지만, 실제로 그 효과는 엄청나다. 이 부분은 정말 높이 평가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심플한 설계를 한 점도 지적할 만하다. 동사는 2단 디퍼런셜 증폭단을 사용하고 있다. 이런 경우 리니어리티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데, 이를 위해 억지로 피드백 회로를 쓰기보다는 커패시터를 비롯한 각종 부품을 오디오 그레이드로 투입해서 해결하고 있다. 낮은 볼륨 레벨에서도 리니어리티가 무너지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 역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럼 이제 본격적인 시청에 들어가 보자. 시청을 위해 스피커는 하베스의 모니터 30.2 XD, 소스기는 오디오 아날로그 크레센도 CDP를 각각 사용했다.

첫 곡은 쿠벨릭 지휘, 드보르작의 교향곡 9번 1악장. 와우~! 첫 소절부터 찬탄이 나왔다. 매우 투명하고, 밀도감이 높으며, 전망이 좋다. 이 작은 북셀프가 중급기 정도의 스케일을 자연스럽게 가진다. 신비하게 천천히 시작하다가 투티로 이어지는 과정이 드라마틱하게 전개된다. 중간 중간 포효하는 관악기의 에너지가 특히 일품. 음색 또한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이어서 헬렌 메릴의 ‘You'd Be So Nice To Come Home To’. 아주 오래전 녹음이지만, 그 정취나 기백이 잘 표현된다. 짙은 허스키 음향의 보컬을 보좌하는 최고의 솔로는 클리포드 브라운의 몫. 그야말로 스피커를 찢을 정도의 강렬한 블로잉이 공간을 채운다. 전 대역이 넓고, 평탄하며, 파워풀하다. 스피커를 갖고 논다는 표현이 이런 경우에 적합하다. 마치 요즘 녹음한 것처럼 싱싱하게 들리는 것은 대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마지막으로 조지 벤슨의 ‘Golden Slumbers’. 비틀즈의 명곡을 재즈로 바꾼 것인데, 배후에 흐르는 현악단의 울림이 무척 고혹적이다. 본격 연주에 들어갈 때 바닥을 치는 드럼과 천의무봉의 일렉트릭 기타 솔로가 장대하게 펼쳐진다. 풀 아날로그 방식의 앰프가 갖는, 자연스러운 질감에 일체 꾸밈이 없는 사운드. 정말 가슴이 후련한 한판 세션이 벌어진다. 음악에 담긴 에센스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있다는 인상이다.


가격 380만원  
실효 출력 150W  
아날로그 입력 RCA×2, XLR×2  
주파수 특성 10Hz-100kHz(+0dB/-0.1dB)  
입력 감도 1V  
THD+N 0.006%  
S/N비 100dB  
게인 30dB  
크기(WHD) 44.2×14.4×43cm  
무게 2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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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1년 06월호 - 58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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