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ckport Technologies LYNX
상태바
Rockport Technologies LYNX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5.07.09 11:32
  • 2025년 07월호 (636호)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노코크의 예술, 락포트 링스를 만나다

미국의 하이엔드 락포트 테크놀로지스(Rockport Technologies)는 2018년 처음 선보인 새로운 플래그십 라이라(LYRA) 이후, 전체 스피커 라인업을 심플하게 정리했다. 새 플래그십이자 신기술 플랫폼이 되는 라이라와 준 플래그십 오라이언(ORION), 그리고 한참 아래로 내려가면 에이비어(AVIOR) 2와 아트리아(ATRIA) 2가 있다. 가격적으로 오라이언과 에이비어 2 사이의 빈자리를 채우던 시그너스(CYGNUS)는 2024년에 들어서며 단종을 시켰고, 그 자리에는 2024년 독일 하이엔드 쇼에서 최초 공개된 새 플로어스탠더, 링스(LYNX)가 채워졌다. 물론 시그너스보다는 좀더 비싸지만 1억원이 넘는 가격의 갭을 메우고, 음질적으로는 라이라의 사운드 컬러를 그대로 들려주는 것이 링스가 맡은 임무이다.

링스가 라이라, 오라이언과 같은 패밀리로 묶인 이유는 라이라의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완성된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락포트가 라이라와 함께 선보인 세계 유일의 주조 알루미늄 풀 모노코크 인클로저인 DAMSTIF 기술이 링스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다는 의미이다. 매지코, YG 어쿠스틱스, 스텐하임 같은 알루미늄 스피커들은 알루미늄 판재를 잘라서 이어 붙인 형식이었다면, 락포트의 DAMSTIF 인클로저는 주물에 알루미늄 쇳물을 부어 일체의 이음새나 조립이 없는 풀 알루미늄 모노코크 구조물로 기술적 출발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다만 대량 생산이 어렵고, 제작비가 높아 경제성이 떨어지지만, 고강도 메탈 캐비닛이 갖는 음질적·물리적 장점을 락포트는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 DAMSTIF 기술에 사활을 건 것이다. 그리고 6년여에 걸친 기술적 진화를 통해 3억원을 훌쩍 넘는 라이라의 그 기술을 절반 이하 가격의 제품으로 만드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바로, 그 결과물이 바로 링스이다.

라이라의 DAMSTIF는 오리지널 모노코크 알루미늄 인클로저에 또 다른 알루미늄 외부 하우징을 결합시킨 2피스 구조인데 반해, 오라이언의 DAMSTIF2는 외부 하우징을 알루미늄 대신 카본으로 바꾸고, 전면 쉘과 아우터 쉘의 2개 껍데기가 모노코크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커버하도록 했다. 가격을 낮추면서 라이라의 성능을 90% 이상 수준으로 구현해낸 해법이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가격은 라이라의 절반 이하로 떨어뜨리면서 라이라의 DAMSTIF 성능을 최대한 구체화시킨 것이 링스의 새 기술, 바로 DAMSTIF3이다.

링스의 DAMSTIF3은 2피스, 3피스의 상위 모델들과 달리 모노코크 알루미늄 인클로저의 단일 구성이다. 주조로 완성된 인클로저는 다시 외부를 밀링 머신의 절삭 가공으로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어서, 순수 알루미늄 표면 상태에 페인트 도장이 이루어진다. 대신 라이라에서 보여준 2개의 알루미늄 하우징을 결합시킬 때 사용한 접착제이자 락포트의 특허 점탄성을 지닌 댐핑 소재를 인클로저 내부에 두껍게 코팅하여, ‘알루미늄+댐핑 레이어’의 구성을 취한 것이 링스의 DAMSTIF3이다. 즉, 라이라의 모노코크 알루미늄 캐비닛이 자랑하는 고강도 구조물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댐핑 레이어를 더해준 탈-메탈릭 사운드의 음질적 개선을 싱글 피스 인클로저로 완벽히 구현해낸 것이다. 이를 통해 가격을 대폭 낮추면서도 라이라의 음질적 특징이 고스란히 유지된, 놀라운 가성비의 럭셔리 하이엔드 스피커, 링스를 완성시키게 된 것이다.

물론 DAMSTIF3이 링스의 전부는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링스는 라이라의 모든 음질적 특징을 그대로 구현해냈다. 그 비밀은 바로 드라이버에 있다. 링스의 트위터, 미드레인지, 그리고 우퍼까지 모두 라이라의 드라이버를 그대로 사용했기 때문이다. 1인치 베릴륨 트위터, 6인치 미드레인지, 그리고 10인치 우퍼가 일체의 변형 없이 그대로 탑재되었다. 차이점이라면 라이라는 미드레인지와 우퍼가 각각 2개씩 사용된 대형기인데 반해, 링스는 일반 가정 환경에 이상적인 1.2m 크기의 모델로 드라이버가 1개씩만 사용된 것이 다를 뿐이다. 즉, 라이라의 DAMSTIF 인클로저와 모든 드라이버가 그대로 이식된 링스는 실제 사운드에서도 라이라의 그것을 그대로 들려준다.

테스트에는 CH 프리시전의 L1, M1.1 앰프와 소울노트의 D-3 DAC를 사용했다. 듣자마자 라이라의 사운드 색채가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전혀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에 가까운 유기적인 대역 밸런스, 높은 정보량과 단단한 중역의 고밀도 사운드, 기민하면서도 매우 깊고 임팩트 있는 저음, 귀에 거슬리는 거친 입자감이 하나도 없으면서도 세밀한 디테일과 시원하게 뻗는 고역의 확장감, 그리고 뒤 배경에 일체의 소음이나 산만함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는 투명하고 적막 그 자체인 넓고 심도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는 모두 라이라에서 받았던 충격적인 사운드를 그대로 옮겨 놓은 느낌이다. 좋고 나쁨을 찾아내는 일이 무의미하다. 칠흑 같은 적막한 배경 위에 화려한 사운드가 사실감 있는 생생함으로 뿜어져 나온다. 하이파이적 요소들을 평가할 필요 없이 그저 듣는 음악이 눈앞에 사실처럼, 그리고 아주 자연스럽게 연주되는 것이다.

앰프를 좀더 낮춰 아큐페이즈의 C-2900, A-80 세트로 교체해도 링스의 개성은 여전했다. 높은 감도 덕분에 볼륨을 높이지 않아도 충분했고, 저음의 깊이감이나 넓은 스테이징과 깊은 심도의 입체감, 그리고 락포트 특유의 농밀하고 정보량 높은 중역의 장점은 변함없었다. 한마디로 울리기도 쉽고, 사운드 퀄러티도 라이라의 그것을 체험시켜주는 마법 같은 녀석이었다. 물론 규모가 작은 만큼, 라이라 만큼의 스케일과 저음의 깊이, 에너지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50평대 아파트 이하의 가정 환경에서는 링스의 성능도 제대로 다 누리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락포트의 신작 링스는 라이라 이후 6년 동안 쌓아온 락포트 기술을 훨씬 대중적인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마술 같은 스피커이다. 이 가격대 스피커 중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가격 1억4,00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5.4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미드레인지 15.2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트위터 2.5cm 베릴륨 돔(웨이브가이드)
재생주파수대역 23Hz-30kHz(-3dB)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임피던스 4Ω 
최소 앰프 출력 50W 
크기(WHD) 31.4×121.9×59.4cm 
무게 138.3kg

636 표지이미지
월간 오디오 (2025년 07월호 - 636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