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오디오 마니아들 사이에서 꽤 화제를 모으는 새로운 브랜드를 꼽으라면, 단연 쉬이트 오디오(Schiit Audio)가 빠지지 않는다. DAC와 헤드폰 앰프 부문에서 특히 반응이 뜨거운데, 손바닥만 한 사이즈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운드의 밀도와 정교함은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가격적인 거품이 없고, 디자인도 힙한 산업 디자인 스타일의 특색도 잘 묻어 있어, 젊은 층들의 관심 또한 뜨겁다. 제품에 대한 소개도 단순 정보 나열식이 아니라, 다소 직설적인 대화체로 제품을 홍보하기도 한다. 실제 자주 묻는 질문 코너가 유익하기도 하고, 자신감 넘치는 어투가 정말 재미있다. 그야말로 근거 있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곳인데, 실제 스펙이나 성능, 그리고 오리지널 기술까지 기술력 자체가 뛰어난 회사로, 개인적으로도 요즘 빠져 있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쉬이트 오디오의 역사도 어느덧 15년을 맞이했는데, 단 두 사람이 차고의 3분의 1 공간에서 시작한 작은 실험이 오늘날 수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의 선택이 되었다. 벤처 투자도, 대출도 없이 자비로 시작한 이 브랜드는 ‘미국 제조’라는 고집과 ‘디스크리트 설계’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지금껏 한 치의 타협도 없이 자신들만의 오디오 역사를 써내려왔다. 그들은 델타-시그마 일색이던 DAC 시장에 멀티비트를 되살렸고, 불필요한 포맷 전쟁과 과도한 가격 경쟁에 휘말리지 않으면서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진짜 하이엔드 오디오를 만들어냈다. Continuity, Nexus, Coherence 같은 독자 기술은 단순히 ‘성능’이 아니라 ‘철학’의 결과였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지금도 텍사스의 2만 제곱피트 공장에서 모든 생산과 조립을 직접 책임지며,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새로운 오디오 팬들이 진정한 하이파이를 경험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제품들을 줄곧 선보이고 있다.

앞서 말했듯, DAC와 헤드폰 앰프로 큰 주목 받았지만, 출시하고 있는 제품들은 이들로 한정하지는 않는다. 모듈러, 스피커 앰프, 헤드폰 앰프, DAC, CD/DDC, 프리앰프, 서라운드, 게이밍, EQ, 포노 앰프까지 가짓수가 제법 된다. 특히 앰프 쪽도 정말 잘 만드는데, 이번에 소개할 제품도 스피커 앰프라 부르는 파워 앰프 라인업이다.
이쪽 라인업은 갸랄호른 F, 비다르 2F, 애기르 2F, 보탄, 티르(Tyr)로 구성되는데, 작명법이 북유럽 신화를 따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전쟁과 정의의 신, 티르가 되겠다. 실제 제작사도 티르라는 이름을, 강력하며 강렬하면서도, 절제되고 차분한 앰프에 딱 맞는 작명이라 강조하고 있기도 하다.

디자인은 딱 파워 앰프스러운 우직한 모습이다. 사방에 타공 포트를 뚫어두어 효율적인 열 관리를 실현할 수 있도록 해놓았고, 좌·우에는 믿음직스러운 방열 핀들로 가득하다. 당연히 클래스D 구동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된다. 참고로 쉬이트 오디오는 DAC 쪽에서는 주류라 할 수 있는 델타-시그마 설계를 배제하고, 멀티비트에 주목하기도 했는데, 앰프 쪽도 효율 좋은 클래스D보다 전통 방식을 자신들의 해법으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티르 역시 결국 클래스A의 음질을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는데, 여기에 Continuity라는 자사 기술을 대입하여, 전통 방식의 단점을 상쇄시키고, 효율과 성능을 극도로 올렸다는 것이 주목할 만하다. 제조사 측에서는 이 제품을 괴물로 표현하고 있는데, 모든 스피커를 구동할 수 있다는 쉬이트 오디오의 자신감이 느껴지는 제품이다.

2대가 필요한 모노블록 제품이다. 출력은 8Ω에 200W, 4Ω에 350W를 담아내고 있다. 당연히 쉬이트 오디오가 자랑하는 Continuity, Nexus를 완벽히 구현해 놓았는데, 제조사 측에서 궁극이라는 표현을 쓸 만큼, 최적화와 성능을 최대한으로 실현시킨 모습이다. 디스크리트로 구성된 탄탄한 전류 피드백 방식의 증폭단과 클래스A 동작에서 클래스AB 동작으로 전환할 때 발생하는 전도도 저하를 보상하고, NPN 및 PNP 출력 소자 간의 불일치를 해결하는 Continuity의 능력이 발휘된 것이다. 또한 제품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무려 초크 입력 전원부가 탑재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진짜 올드 스쿨 기법이 채용된 셈인데, 실제 인덕터 규모도 압도적이고, 무게는 무려 5.7kg 분량이다. 이점이라면, 역시 리플 전압 감소 및 트랜지언트 대응 능력도 향상된다. 또한 전원부에 지속적인 부하 유지도 도움 된다는 것이다. 물론 크고 비싸기 때문에 제조사 측에서는 부담되는 접근이긴 하다. 하지만 역시 쉬이트 오디오 아닌가. 그들은 소리만 좋으면, 일단 도전하고 본다. 이런 성격 때문에, 많은 오디오 애호가들이 쉬이트 오디오에 열광하는 듯하다.

티르는 최신 디지털 앰프들과는 출발점 자체가 다르다. 올드 스쿨이라는 말도 불사하며, 좋은 소리를 내놓기 위한 쉬이트 오디오의 철학과 정신이 잘 깃들어져 있다. 미국식 하이파이 헤비급 파워의 부활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어떤 스피커든 제어하고 울릴 수 있는 능력으로 가득한 제품이다. 이 티르에 대해 전 세계 평가도 만점을 향해 가고 있는데, 확실히 잘 만든 제품은 실제 유저들이 더 잘 알아보는 듯하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성비 모노블록 파워 앰프, 울리기 어려운 스피커들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구성 모노블록
실효 출력 200W(8Ω), 35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1dB), 3Hz-500kHz(-3dB)
댐핑 팩터 200 이상
게인 22dB(28dB)
S/N비 120dB 이상
THD 0.01%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크기(WHD) 40.6×9.8×33cm
무게 24.9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