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얼티밋 하이엔드 스피커 제조사인 락포트 테크놀로지스(Rockport Technologies)가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일궈낸 놀라운 스피커가 현재의 플래그십인 라이라이다. 본지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 라이라는 지구상에서 그 어떤 스피커에서도 찾아볼 수 없던 놀라운 구조의 스피커 캐비닛(인클로저)을 선보이며, 차원이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의 신세계를 열었다. 바로 알루미늄 모노코크 인클로저이다. 물론 시장에는 YG 어쿠스틱스, 매지코, 스텐하임 등의 다수의 하이엔드 스피커들이 알루미늄을 스피커 인클로저 소재로 사용하고 있고, 많은 업체들이 스피커 일부 판재를 알루미늄으로 대체하고 있다. 하지만 락포트는 그들과 달리, 틀에 쇳물을 붓는 주조 방식으로 주물을 만들어, 스피커 몸통 전체를 온전한 하나의 진짜 통 알루미늄 몸체로 만들었다. 게다가 쇳물을 부어 만든 인클로저를 하나가 아닌 2개의 캐비닛으로 만들어, 마치 장롱 몸통과 서랍이 끼워지듯이 스피커 몸통 2개를 끼워 결합하는 매우 특별한 구조라는 것. 극한의 고강도 스피커 캐비닛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설계이다. 이런 식의 스피커 인클로저는 오디오 역사상 락포트가 처음인데, 락포트는 이를 ‘DAMSTIF’라고 명명했다.

끼워 맞추기나 나사 조임 같은 것이 하나도 없는, 순수 알루미늄 덩어리로 탄생한 DAMSTIF 인클로저의 라이라는 250kg이라는 엄청난 무게와 함께 초 고강도 몸체로 스피커 유닛으로부터 일체의 진동이나 흔들림 없는 재생 환경을 만들어 냈다. 실제 사운드에서는 정적이나 다름없는, 기존 스피커들에서는 경험하지 못한 정숙한 뒤 배경으로 대단히 높은 음의 대비와 놀라운 청각적 S/N비의 개선을 선사했다. 이는 단순히 깨끗하고 정숙한 음을 넘어, 극도로 높은 해상력과 투명도를 들려주기도 했다. 특히 메탈릭한 사운드가 전혀 없는, 가장 자연스럽고 밀도감 높은 중역, 그리고 스피디하면서도 깊고 단단한 저음을 통해 극적인 하이파이 쾌감을 선사했는데, 거기에 놀라운 음악성까지 겸비하여 현 세대의 새로운 하이엔드 사운드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라이라와 DAMSTIF 캐비닛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가격이었다. 발매 당시 수억원에 달하는 가격표는 꿈에나 경험해 볼 수 있는 수준이었기에, 하이엔드 오디오파일이라 하더라도 쉽게 구입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락포트의 창업자이자 개발을 맡고 있는 앤디 페이어는 이 기술과 개념을 훨씬 대중적인 가격대로 구현하기 위해 지속적인 개발 및 노력을 이어갔다. 2022년에 DAMSTIF 기술을 쓴 두 번째 모델 오라이언을 내놓게 된 것이다. 변함없는 주조 제작의 알루미늄 모노코크 캐비닛을 사용하면서도, 라이라보다 40% 가까이 저렴한 가격을 실현, 라이라의 사운드 퍼포먼스를 오디오파일들도 직접 구매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까지 낮춘 것이다. 물론 라이라보다 규모는 줄었지만, 오히려 일반 가정 환경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플로어스탠딩 스피커의 크기라 현실적인 부분도 장점이다. 실제 스피커 내부 용적이나 출력, 음질이 라이라의 90%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여, 가장 현실적인 락포트의 플래그십이라 평가받으며,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이런 오라이언의 대중적 성공에 힘입어, 락포트는 라이라를 크지 않은 일반적인 플로어스탠딩 제품이자, 라이라의 퍼포먼스를 유지한 채 가격은 1/3 수준을 넘지 않은 스피커라는 불가능한 듯한 프로젝트에 또 한 번 도전했다. 오라이언 이후 2년여의 개발 끝에 등장하여, 지난해 뮌헨 오디오쇼에서 프로토 타입이 공개되었고, 올해 초부터 공식 발매가 시작된 라이라의 두 번째 동생이 바로 링스(LYNX)이다.

링스는 락포트 DAMSTIF 모노코크 알루미늄 인클로저 스피커 시리즈의 3번째 모델이다. 대략 35년간에 걸친 락포트의 스피커 개발 및 설계 기술을 집대성하여, 특유의 탁월한 음악성을 자랑하는 사운드를 가장 가정 친화적인 크기와 비율의 스피커로 완성해냈다. 덕분에 놀랍도록 콤팩트한 인클로저에서 라이라와 같은 대형 스피커 같은 음악의 웅장함을 들려준다. 링스의 3세대 모노코크 알루미늄 인클로저인 DAMSTIF3은 변함없는 주조 제작의 일체형 알루미늄 인클로저 형태이며, 락포트의 전매특허인 특수 소재 댐핑 컴파운드를 더하여 고강도 알루미늄의 스피드 및 해상력을 극한으로 추구한다. 또한 댐핑 소재가 주는 부드러움과 고밀도의 음악적 사운드가 더해져 라이라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가장 음악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하이엔드 하이파이적인 사운드를 구현해냈다.

링스가 물려받은 것은 DAMSTIF 인클로저 기술뿐만이 아니다. 링스의 트위터, 미드레인지, 그리고 우퍼는 모두 라이라에서 사용된 1인치 베릴륨 트위터, 6인치 미드레인지, 그리고 10인치 우퍼가 그대로 사용되었다. 상급기 오라이언은 전용 드라이버를 새로 개발하여 탑재했지만, 링스는 라이라의 드라이버를 그대로 사용하되, DAMSTIF3 인클로저에 맞춰 새롭게 튜닝한 크로스오버를 통해 라이라와 거의 동일한 사운드를 이끌어냈다. 사실상 링스는 크기만 줄어든 라이라, 그 자체인 셈이다. 라이라와 같은 링스의 드라이버들은 풍부한 헤드룸과 놀라운 민첩성을 갖춘 권위 있는 초 저역의 저음 응답, 매우 투명한 미드레인지, 조밀하게 채도가 높은 톤 컬러와 질감을 제공한다. 결정처럼 순수하고 역동적이며, 사실적인 고역으로 라이라의 사운드를 그대로 담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높이 1.2m, 폭 31cm, 깊이 60cm, 1개당 무게 140kg으로 또 하나의 라이라로 불리는 신제품 링스. 과연 락포트의 기술과 명성에 걸맞게 라이라의 놀라운 사운드 퍼포먼스를 다시 한번 경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하게 만든다. 국내 공식 발매에 맞춰 곧 지면을 통해 정식 리뷰가 이어질 예정이다.

가격 1억4,000만원
구성 3웨이
인클로저 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유닛 우퍼 25.4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미드레인지 15.2cm 카본 파이버 샌드위치 컴포지트, 트위터 2.5cm 베릴륨 돔(웨이브가이드)
재생주파수대역 23Hz-30kHz(-3dB)
출력음압레벨 90dB/2.83V/m
임피던스 4Ω
최소 앰프 출력 50W
크기(WHD) 31.4×121.9×59.4cm
무게 138.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