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inius Reference A-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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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inius Reference A-150
  • 성연진(audioplaza.co.kr)
  • 승인 2025.06.10 15:42
  • 2025년 06월호 (635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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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앰프의 강자, 플리니우스가 돌아오다!

거의 20년 전에 국내에 소개되었던 플리니우스(Plinius)의 거함이자 레퍼런스 앰프였던 SA-103 파워 앰프는 역동적인 힘과 탁월한 음악성으로 플리니우스의 가치를 선명하게 각인시켰다. 특히 자연스럽고 중립적인 밸런스의 음으로 뛰어난 저음과 적절한 음악성으로 저 임피던스의 구동이 난해한 스피커들을 자유자재로 쉽게 컨트롤하는 능력은 큰 성공을 이끌어냈다. 게다가 가격 이상으로 거대한 규모의 근육질 디자인은 플리니우스에 대한 신뢰를 갖도록 하는 데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거의 20년이 지난 현재 다시 SA-103의 영광을 재현하는 다음 세대 레퍼런스 앰프가 등장했다. 바로 레퍼런스(Reference) A-150이다. 이 몬스터급 파워 앰프는 지난 2019년에 최초 출시된 플리니우스 플래그십 레퍼런스 시리즈의 파워 앰프로 과거 SA 이니셜의 플래그십 앰프 라인을 대체하는 신제품이다.

간단히 역사를 되짚어 보면, 플리니우스의 성장과 세계적 명성을 얻게 만든 것은 80년대 후반 회사에 합류하여 공동 소유주가 된 엔지니어 게리 모리슨의 설계 능력 덕분이었다. 이전 모델인 SA-103은 게리 모리슨이 설계한 앰프로, 기술적으로는 NPN, PNP 트랜지스터의 푸시풀 동작 대신 NPN 트랜지스터만으로 푸시풀 동작을 구현한 ‘Quasi Complementary’ 출력단 설계로 완성되었다. 출력 트랜지스터의 NPN, PNP 페어 매치의 불완전함을 회로적으로 대체하여 이상적인 푸시풀을 구현하려는 의도였다. 하지만 게리 모리슨이 떠난 뒤 현재의 플리니우스의 설계를 책임지고 있는 칼 윌로비는 새로운 레퍼런스 시리즈에서는 전통적인 컴플리멘터리 구성의 NPN, PNP 페어 조합의 출력단 회로로 설계를 바꾸었다. 그에 따르면 페어 매칭된 출력 트랜지스터 조합으로 설계된 출력단이 더 많은 전력 출력이 가능한 것. 또한 임펄스 같은 과도 응답 신호 재생 시 훨씬 더 빠른 과도 전류 공급 능력으로 대폭 개선된 저음의 응답 특성, 더 단단하고 타이트한 저음 및 개선된 구동력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A-150의 기본 동작은 스테레오 앰프로 사용 가능하지만, 스테레오와 모노럴 브리지 모드의 동작 선택이 가능한 스위치를 제공하여, 2대를 사용할 경우 모노블록 파워 앰프로도 쓸 수 있다. 스테레오 모드에서 A-150은 채널당 8Ω 150W, 4Ω 250W 출력을 제공하고, 브리지-모노 모드에서는 A-150 1대 기준, 8Ω 450W, 4Ω 600W로 출력이 높아진다. 후면 패널 쪽 XLR과 RCA 입력 단자 사이의 스위치로 RCA 스테레오, RCA 브리지 모노, XLR 스테레오, 또는 XLR 밸런스드 모노의 4가지 동작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참고로 플리니우스에 따르면 XLR 밸런스드 모노에서 작동하는 A-150이야말로 진정한 트루 밸런스드 모노블록 앰프라고 강조하는 모습이다.

다른 앰프들에서는 보기 드문 기능도 있다. 전면 패널의 버튼을 사용하면, 무려 클래스AB와 클래스A 동작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클래스A 모드는 앰프의 출력 크기에 상관없이 풀 바이어스의 클래스A 동작 모드이고, 클래스AB 모드는 50W 출력까지는 클래스A 모드로 동작하다가, 그 이상의 출력으로 올라갈 경우 클래스AB 모드로 동작하는 일종의 준 클래스A/AB 모드인 셈이다. 일상적인 감상에서는 클래스AB로 듣다가 좀더 집중적인 시청으로 감상에 임할 경우, 클래스A로 동작을 바꿔 사용하기를 권한다. 물론 클래스A의 음질이 더 좋다고 하지만, 이 모드로만 설정하게 되면 1,000W급 전기 히터를 켜놓는 거나 비슷한 수준의 전력 소모와 높은 발열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제조사 측에서도 최상의 음질을 효과적으로 즐기려면 클래스AB 모드로 켜놓고 듣다가, 어느 정도 앰프 동작이 올라오면 클래스A로 듣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이 외에도 A-150의 개선점은 1100VA 사양의 전원 트랜스포머를 시작으로 훨씬 더 많아진 전원 정류 회로와 전원 콘덴서의 추가, 그리고 더 높은 고전압 바이어스 동작 등 회로적인 진화가 이루어졌고, 오디언스의 오리캡 같은 고급 부품들로 음질적 개선을 이끌어냈다.

테스트에는 ATC의 SCM100 PSL을 사용하고, 소스로는 소울노트의 D-3·Z-3·X-3 제우스 시스템을 사용했다. 시작은 클래스AB 모드로 2시간 정도 음악을 틀어놓고, 클래스A 모드로 바꾼 뒤 시청에 임했다. 워밍업이 완료된 A-150는 기대했던 대로 플리니우스다운 밀도감 높은 풍부한 중역과 따뜻한 온도감의 음악적인 분위기를 멋지게 연출해낸다. 특히 구동력에 일가견 있는 플리니우스답게 ATC에서도 단단하고 파워풀한 저음을 어려움 없이 뽑아냈으며, 색이 진한 음으로 악기나 보컬의 개성을 선명하게 이끌어냈다. 아르주 아프탑의 ‘Raat Ki Rani’ 같은 곡에서는 특유의 저음에 깊이감과 펀치감을 더하여, 깨끗한 리듬을 들려줄 뿐만 아니라 몽환적이면서도 입체적인 울림이 가득한 보컬의 색깔과 녹음의 개성을 진하게 펼쳐 보여주었다. 또한 고고 펭귄의 애비로드 라이브 녹음에서는 드럼과 베이스의 힘 좋은 저음 능력과 타격감을 ATC를 통해 어려움 없이 탄탄하고 깨끗한 저음으로 살려냈다. 또한 말러의 교향곡 2번의 피날레처럼 거대한 스케일의 교향악 녹음에서는 큰 규모답게 압도적인 음량과 다이내믹을 거침없이 들려주는 역동성을 선사했다.

오랜만에 등장한 플리니우스의 새로운 플래그십 A-150 앰프는 플리니우스 고유의 개성을 변함없이 유지하면서 한층 강화된 힘과 스피드, 그리고 더 넓어진 듯한 스케일로 진화되었다. 특히 다른 값 비싼 하이엔드 앰프들에 비교하다면, 엄청난 가성비로 다가오는데, 그야말로 경제적 하이엔드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현실적인 가격으로 책정되었다. 하이엔드 초심들이 본격적으로 업그레이드할 때, 1순위로 추천할 만한 파워 앰프의 출발점이다. 


가격 1,800만원(개당)   
실효 출력 150W(8Ω), 250W(4Ω)
아날로그 입력 RCA×1, XLR×1
주파수 응답 20Hz-20kHz(±0.5dB)
디스토션 0.03% 이하   
입력 임피던스 47㏀   
게인 32dB(RCA), 38dB(XLR)
크기(WHD) 51×22×45.5cm   
무게 38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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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25년 06월호 - 6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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