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T+A는 그동안 50년 가까이 고가의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의 본산지로 명성을 떨치며 고급 레이블로 자리 잡았다. 제품들은 당연히 비싸다. 비싸지만 성능은 명불허전 급이고, 외양의 개성은 특출, 디자인이 개성적이어서 생김새만 봐도 이 제작사 제품임을 즉각 알아볼 수 있고 한결같이 마치 정밀 실험 기구 같다. 그것이 개성처럼 되었다. 그리고 그만큼 독특한 기술 수준을 보여 준다. 최상위 제품을 제외하고, 체구 역시 공통적으로 작으며 앙증맞을 정도인데, 이런 스몰 체적에 정밀 부품을 내장하는 솜씨도 그야말로 놀라울 정도이다. 당연히 사운드의 품격은 어떤 1급 기기와도 맞장을 뜨는 그야말로 별 여러 개짜리의 고급 식당 메뉴 같아서 동사의 제품들을 보고 들으면서 감탄한 것이 여러 차례였다.

이번에 의외의 제품이 선을 보인다. 시청기 심포니아(Symphonia)는 살짝 미니멀한 인티앰프로, 지금 세상을 뒤덮을 정도로 위세를 떨치고 있는 스트리밍 제품이기도 하다. 스트리밍 앰프라고 한다면 사실 본격 오디오 기기로 보기에는 은근히 좀 수준이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인상을 대다수 오디오 애호가들은 받고 있을 터이다. 함부로 말을 하지 않더라도 그런 속마음이 뉘라서 없을 것인가. 그래서 예상을 깨고 T+A가 네트워크 스트리밍 앰프 대열에 합류하고, 또 이번에 시청기가 등장했을 때에 그 세간의 평가 역시 굉장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을 것이다. 대체 고급 스트리밍 앰프의 수준이란 무엇인가. 본격 테스트가 여러 군데서 진행되고 있지만, 절묘한 수준의 고급 기종이 내는 제대로 된 소리라는 것이 현재 해외 반응의 대부분. 이것은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봐도 금방 알 수가 있는 수준이다.

이곳의 제품들은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도 HV, R 시리즈, 시리즈 200 등으로 소개되었고 고급 인티, 프리, 파워 앰프와 소스기기, 스피커들이 다양하게 제각각 독특한 자체 기술을 발표, 하이엔드 애호가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던 시점이다. 이런 곳의 스트리밍 앰프라면 드디어 이제 제대로 된 고급 기종이 나왔구나, 그런 생각을 하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 제작사는 이미 시리즈 200의 A200, M200 같은 파워 앰프에서 클래스D 증폭을 성공적으로 도입, 화제를 모은 바가 있다. 클래스D 앰프에 대한 의구심을 깨고 클래스D 앰프에 대한 신뢰도를 확실히 높인 공적이 바로 이 제작사의 실적이기도 하다. 웬만한 애호가라면 바로 현존 최고 스펙의 아이겐탁트 모듈의 이름은 들어 봤을 터, 이 모듈을 사용해 그 제품을 만들어 냈고 시청기도 이 모듈을 사용한다.

시청기는 이 제작사 제품답게 ‘레트로의 미래’라는 본질을 구현한다는 거창한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그만큼 자부심이 넘친다는 표현일 것이다. 하이엔드의 관점에서 스트리밍 인티앰프를 재정의하면, 스트리밍 인티앰프는 지금 오디오 시장에 지천으로 넘쳐난다. 그러나 사실 무엇보다도 편리함이 우선이고 음질보다는 단순함에 가까운 선택이 많았다. T+A는 스스로 그 흐름에 질문, 진짜 하이엔드 설계의 기능과 음악을 완성할 수 없을까? 그 응답의 결과가 시청기이다. 출시 직후부터 세계 도처의 전문지 등에서 공통적으로 최고 등급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제 복잡한 시스템 구성없이 고품질 음악 감상을 원하는 애호가들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등장했다는 공통적인 평가를 받았다.

심포니아는 당연히 퓨리파이의 아이겐탁트 클래스D 증폭 모듈을 사용, 8Ω 125W, 4Ω에선 정확히 두 배인 250W라는 막강한 출력을 보여 주고 있다. 이 깨끗한 파워 앰프의 힘이 뒷받침되어 있지 않은 보급형 클래스D 제품과는 이제 분명히 차별이 될 것이다. 그리고 전원부에 T+A의 독보적인 설계를 적용, 순수 사인파와 함께 전통적인 전원부 대비 두 배 이상 높은 주파수를 통해 간섭을 효과적으로 해결한다.

내장 DAC는 여타 T+A 디지털 기기처럼 PCM 신호와 DSD 신호 처리를 별도로 처리하도록 설계해 놨다. 특히 이 DAC는 트루 1비트 컨버터를 통해 네이티브로 처리하는 DSD 음원 재생이 특기다. 그리고 이더넷이나 와이파이 기반으로 작동하는 네트워크 스트리밍 부분은 동사 고유의 ASA(Audiophile Streaming Architecture) G3(3세대)가 담당, PCM 32비트/384kHz, 네이티브 DSD 256까지 재생할 수 있으며, 스포티파이 커넥트, 타이달 커넥트, 에어플레이, 룬을 지원한다. 디지털 입력으로 코액셜, 옵티컬, USB C 입력이 있는데, USB C 입력으로 PCM 768kSps, DSD 512까지 재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RCA, 포노, HDMI ARC 입력까지 갖춰 다양한 기기들과 연결할 수 있고, aptX HD 지원 블루투스에 튜너까지 갖추고 있다. 또한 프리 아웃, 두 조의 서브 아웃도 눈에 띈다. 헤드폰 출력도 있다. 여기에 T+A의 전매특허인 VU 미터가 설치되어 기기의 품격을 높여 주고 있다.

로저스의 LS3/5A SE와 연결해 T+A의 심포니아를 시청해 보니, 그간 들어 본 스트리밍 앰프와는 아예 다른 세계의 사운드를 들려준다. 클래스D를 불신하고 네트워크 구동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도 충분히 설득할 정도. 어떤 음악을 들어도 모든 것이 한 박스에 들어 있는 올인원 제품의 수준이 아닌 분리형 제품을 듣는 것 같은 품격을 느끼게 한다. 스트리밍 인티앰프의 왕좌가 마련된 것 같다.

가격 1,650만원
실효 출력 125W(8Ω), 250W(4Ω)
디지털 입력 Optical×1, Coaxial×1, USB C×3, LAN×1
USB 지원 PCM 768kHz, DSD 512
HDMI(ARC) 지원
아날로그 입력 RCA×1, Phono×1
프리 아웃 지원
서브 아웃 지원(2)
댐핑 팩터 800
네트워크 지원
전용 어플리케이션 지원
블루투스 지원
FM/DAB+ 지원
헤드폰 출력 지원(4.4mm 펜타콘)
크기(WHD) 38×10×34cm
무게 6.2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