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sscab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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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종학(Johnny Lee)
  • 승인 2018.03.01 00:00
  • 2018년 3월호 (548호)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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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의 원점에서 미래를 추구한다

 


요즘 케이블 업계의 현황을 보면, 점차 거대해지고, 무거워지는 것이 하나의 대세로 자리 잡은 듯하다. 거기에 중간에 굵직한 박스를 첨가하거나, 여러 기구를 붙이기도 한다. 따라서 가격표는 계속 올라간다. 그 성능에 대해선 토를 달 수 없지만, 좀 우려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반면 반대쪽 흐름도 만만치 않다. 이번에 만난 스위스케이블스(Swisscables)가 대표적이다. 일단 가볍고, 반응이 빠르며, 대역도 넓고, 가격도 착한 편에 속한다. 위의 흐름에 정면으로 거슬리지만, 그 뛰어난 퍼포먼스는 확실히 짚고 넘어갈 만하다. 그래서 이번에 간단하게 이 회사에 대해 알아보기로 했다.



브랜드 명에서 알 수 있듯, 이 회사는 스위스에 있다. 동사가 소재한 곳은, 엔틀레부크(Entlebuch)라는 작은 마을이다. 고작 인구가 3천 명이 조금 넘는 곳이다. 그러나 완만한 구릉을 따라 그림과 같이 펼쳐진 풍경을 보면,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생각이 나고, 삶의 만족도가 높은 나라다운 여유와 평온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 루체른이 있고, 좀더 나가면 취리히와 베른에 갈 수 있다.
동사는 100% 자사에서 수공업으로 만드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시계나 정밀 공업이 발달한 스위스의 전통이 충분히 여기서 발현되고 있는 것이다. 또 부품의 경우에도 최상급 소재만 쓰고 있다. 일체 타협이 없는 것이다.



동사의 제품 철학을 좇다 보면, 저 멀리 웨스턴 일렉트릭과 연결이 된다. 동사를 주재하는 안톤 수터(Anton Suter) 씨로 말하면, 케이블의 역사 전체를 훑고 있는 박사라 할 수 있으며, 그간 숱하게 나온 케이블 이론을 정리해서, 자신만의 철학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다.
그럼 대체 왜 웨스턴 일렉트릭이 나오는가?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나갈 것은, 이미 1970년대에 프랑스에서 피에르 조하네라는 학자가 지적한 대목이다. 그의 논문에 따르면, 선재와 1차 피복 사이에 다양한 왜곡 요인이 발생하는 바, 이를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한데 웨스턴 일렉트릭의 경우, 이런 이론도 모르면서, 1차 피복 시 자연 소재인 코튼을 사용하고 있다. 당시는 폴리머라는 소재가 개발되기 전이니, 이 부분이 참 놀랍기만 하다. 스위스케이블스는 이 장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즉, 1차 피복 시 자연 소재의 섬유를 동원하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2차 피복에 들어가면, 구부리기 쉽고, 가벼운 테플론 소재를 도입하고 있다. 단, 이 테플론은 음질상의 이유로 자사에서 직접 뽑고 있다고 한다. 또 중간에 공기를 넉넉하게 넣어서 일종의 절연체로 활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놀랍도록 가볍다는 것이다. 왕왕 앰프나 소스기를 뒤로 벌렁 나자빠지게 하는 무거운 케이블과는 전혀 다른 셈이다. 또한 이리저리 구부려도 음질상 아무런 해가 가해지지 않는다. 여러모로 흥미롭다.



선재의 경우, 단결정선을 채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또한 눈길을 끈다. 이들의 연구에 따르면, 다결정일 경우, 그 구조상의 결함으로 인해 음성 신호의 전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재의 결정 자체의 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당연히 특별한 코퍼 알로이 선을 쓰고 있는데, 동사는 ‘UP OCC Solid Core’라고 부른다. 이 부분에서 뭔가 특별한 트리트먼트가 가해졌다고 보면 좋다. 한편 메이커에선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적절한 극저온 처리도 이뤄지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 또 일종의 레조네이터로서, 커넥터 자체를 목재로 처리한 점이 돋보인다. 이 부분은 아마 친환경적이라는 자사만의 철학이 있는 데다가 여러 음질적인 메리트가 결합한 결과가 아닐까 싶다.



한편 동사는 세 개의 라인업을 발표하고 있다. 맨 밑에서부터 에볼루션, 레퍼런스, 그리고 레퍼런스 플러스 순으로 올라간다. 그중 레퍼런스 라인이 중심이라 해도 좋다. 여기서 RCA, XLR, 스피커 케이블, 파워 코드뿐 아니라 디지털 케이블도 생산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AES/EBU와 RCA 동축 두 종이 나오고 있다. 다른 라인업엔 디지털 케이블이 없다.



에볼루션의 경우, 자연적인 음을 추구하며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그에 반해 레퍼런스는 S/N비를 더 높였고, 음질상 방해가 되는 요소를 철저히 제거했으며, 넓고 깊은 사운드 스테이지를 자랑한다. 한편 레퍼런스 플러스는 더 파워풀하고, 저역 표현력이 좋으며, 중역대의 명료도도 뛰어나다. 뮤지션의 숨결과 감동을 생생히 느낄 수 있는 음을 목표로 하며, 또한 뛰어난 해상도를 자랑한다.



이제 막 런칭된 케이블인 만큼, 널리 알려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아무튼 이 회사의 가격대와 성능은 발군이다. 또 무겁고 거대한 케이블의 압박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우며, 케이블 자체의 존재가 뭔지를 다시 질문하게 만든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브랜드가 출현한 것이다.
수입원 : 조은전자 (02)704-7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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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오디오 (2018년 3월호 - 54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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